날짜별 글 목록: 2018년 6월 25일

2018년도 서울 국제 도서전을 다녀와서…

도서전 입구1             도서전 입구

 

주말에 가서 그런지 인산인해를 이루던 도서전이었다.

일찍 출발해서 그리 늦지는 않았을거란 생각은 역시 주말답게 가족단위, 친구나 연인사이, 그리고단체들로 북적이기 시작한지는 이미 오래된 듯~~

올해는 사전 예약뿐만이 아니라 각 사이트에서 모바일 티켓을 주는 곳이 많아 아는 지인들에게도 주고, 나름대로 구경하기 시작했다.

 

대형서점들은 입점 위치도 좋을 뿐만이 아니라 책 선택에 있어서도 다양한 부분들이 많아 눈으로 즐기기에 충분했고, 일인 출판사들도 나름대로 자신만의 색깔을 나타내며 연일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들이 보기 좋은 광경이었다.

 

 

김영사  문동입구3 민음사

 

특히 올해에는 각 출판사마다 인증샷을 SNS에 올리고 보여주면 선물을 주는 이벤트가 열려서 좋은 행사란 생각이 들었다.

SNS의 대세를 의식한 출판사 나름대로의 고심이 엿보인 이벤트란 생각이 든다.

오디클립

오디오 클립 앱을 다운 받고 감상평을 올린 SNS 보여주면 에코백과 클립을 주는 행사가  있었다.

짧은 시간에 에코백이 소진되어 다른 사람들은 발길을 돌리기도….

 

민음사선물

 

민음사에서는 민음 북클럽 회원에 한해 방문 인증샷과 민음사에서 준 에코백을 올린 인증샷을 SNS에 올리고 보여주면 뱃지 선물을 주는 행사를 진행했다.

역시 발빠르게 사진찍고 올리고 보여주고 선물받기 완료!

 

북클럽선물

 

문학동네에선 문학북클럽 회원에 한해 방문 인증샷과 자신이 선택한 분야에 맞는 컬러 코스프레를 하고 오면 분야에 맞는 티퍼퓸 선물 증정!

차로 만든 향수라서 향기가 장난아니게 정말 순하고 좋다, 아까워서 사용할까, 소장할까 생각 중이다.

 

여기에 주말의 특수라고 해야할 지, 각 시간대 별로 출판사마다 저자의 신간에 맞춰 사인회가 연이어 시작되고 있었다.

북스피어에서는 김탁환 작가가 이런 산골 소년의 표정으로 예쁜 화환을 머리에 쓰고 사인까지 해주시는 정성을~

 

김탁환

 

휴머니스트 출판사에서는 조선왕조 오백년으로 알려진 박시백 작가와의 인터뷰가 많은 독자들의 자리 다툼으로 발 디딜틈이 없이 경청 중이었다.

 

박시백작가

 

김영사에서는 개그맨 유세윤 씨의 출판 사인회가 있었고, 개그맨답게 여러 포즈로 독자들과의 즐거운 사진찍는 시간을 가졌다.

 

유세윤

 

은행나무 출판사에서는 정유정 작가 사인회가 있어서 3시부터 시작인 행사가  2시 이전부터 책 들고 줄서는 독자들로 인해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정유정작가사인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역시 압권은 유시민 작가의 친필 사인회!

정말 쌍코피 터지는 줄 알았다는 느낌이 이런 것일수도 있겠다 싶은 것이 너무나 많은 독자들의 사인회로 인해 시간을 정해서 언제까지 한다 라고 이미 공지를 해야만 했다는 사실, 그럼에도 조금 더 시간을 늘여서 사인을 해주신 배려가 인상적이었다.

어제 페북을 보니 이날 1000부가 현장에서 판매되었다고 하니 역시 유 작가님의 인기는 고공행진이다.

유시민

이번 도서전에서 인상깊었던 것 중에 하나, 사람 온도 감지를 통해 문서출력이 이루어지는 시스템이다.

손을 대고 있다가 자신이 원하는 짧은 글이나 긴 글의 버튼을 누르면 아래와 같이 문서 출력이 된다.

문자 기계

 

문자설치기

 

올해 도서전 모델로 나선 장동건 씨가 추천한 글이 걸려있는 문장의 현수막!

언젠가 방송에서 가장 인상깊게 읽은 책이 알랭드 보통의 ‘불안’ 이라고 했던 인터뷰를 봤던 기억이 있는데, 여기서 보니 더욱 실감이 났다.

 

장동건장동건1

 

지역서점의 활발한 독자와의 소통방안도 돋보였고,

 

지역서점

올해의 도서  주빈국은 체코-

유명 작가들로 엄선된 작품을 기대했으나, 의외로 만화로 보는 작품의 세계를 보여줬다.

 

체5

 

체1

 

체4

체3

체코ㅂ작가

체코에서 인기있는 작가분이란다.

체코작가

종이 왕관에다 알록달록 만든 꽃 종이를 붙여가면서 완성할 수 있는 공작시간, 아이들과 부모들, 그리고 다정한 할머니 같은 인상의 작가분이 같이 모여서 나눈 시간이 정겨워 보였다.

A홀이 도서전에 관련된 부스라면 B홀은 잡지의 세계와 오디로를 통해 만나 볼 수 있는 작가와의 실제 목소리를 현장에서 듣는 시간, 그리고 아트숍이 있어 일정 금액에 해당되는 도서를 구매한 사람들이 영수증을 제시하면 또 다른 한정판 선물을 받을 수 있는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 옆에는 작은 출판사와 다른 나라 사람들이 운영하는 아트샵 개념의 판매대가 있고, 둘러보다가 마음에 드는 책갈피가 있어서 네 개를 구매했다.

두 개는 조카에게, 한 개는 동생에게, 나머지 한 개는 DIY제품으로 만들 수 있는 책갈피라서 내가 사용하기로 했다.

만들어보는 재미도 있고 작고 앙증맞은 것이 책 읽다가 이용하기에 딱이다.

책갈피

왼쪽부터 완성품인 세 개와 맨 오른쪽이 만드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DIY제품이다.

책갈피완성

DIY 완성작품인 책갈피

 

작년과 다르게 올 해는 오디오 관련 책 홍보가 많았다.

아마도 전자책 판매 부수가 늘어나면서 기존의 종이 책 대비 판매 현상이 역전 될 수도 있다는 기사가 나온 것을 보면 독서 인구의 저변 확대를 위해서나, 책을 좋아하는 독자들이나, 모두가 자신이 좋아한는 취향의 선택 폭이 넓어진다는 것은 반가운 사실인 것 같다.

 

내년에는 어떤 재밌는 전시회가 될지, 기다려지는 하루였다.

다만 주말이라서 월드컵 응원전이 열린다고 길을 막는 바람에 통행의 불편함이 있었지만 그마저도 이를 감수하고서라도 잘 다녀왔다는 생각 든 날이다.

 

 

 

용을 죽인 형사

용을 죽인 형사

용을 죽인 형사 형사 벡스트룀 시리즈
레이프 페르손 지음, 홍지로 옮김 / 엘릭시르 / 2018년 6월

전작인 ‘린다 살인 사건의 린다’를 통해 자신의 나라인 스웨덴의 법 구조와 경찰들의 이야기를 그린 저자답게 이번에도 역시 일말의 촌철살인급 블랙유머가 연일 등장하는 소설이다.

 

전작에서 자신의 옳지 못한 행동으로 인해 좌천되어  스톡홀름 경찰청 재산 추적 과로 이동되면서 생활하던 벡스트룀이 드디어 다시 재등장한다.

 

솔나 경찰서로 부임하게 되면서 곧이어 연쇄살인 사건을 맡게 된다.

 

은퇴한 사람들이 대부분 모여 살고 있는 지역에 은퇴한  회계사 출신인  칼 다니엘손이 냄비 뚜껑에 머리를 맞아 살해당한다.

마침 신문 배달을 하던 소말리아 출신 셉티무스란 청년에 의해 발견이 되지만 배달원마저 죽은 시체로 발견이 되면서 사건은 점차 오리무중으로 빠져들게 된다.

 

죽은 칼이란 사람이 그다지 사회 구성원으로서 많은 사람들과 교류를 한 것도 아니고 친한 동료들마저 요주의 인물로 올려놓지만 이마저도 어떤 확실한 결정적인 증거조차도 확보하지 못한 상태를 이어나간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이 책에서도 독자들이 그동안 알고 있던 정형화된 형사의 이미지를 던져버리게 한다.

알코올을 즐기고 겉으로는 자신의 위치에 맞는 대화를 구사하지만 그의 속마음은 이민자에 대한 자별적인 시선과 레즈비언, 여성에 대한 혐오로 가득 찬 인물이다.

 

생각하는 대로 내뱉는다면 그는 경찰로서만이 아닌 한 인간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인 인간에 대한 예의조차도 없는 인물로 등장하는 모습들이 전작에 이어 계속된다.

 

스칸디나비아 3국에 대한 역사적인 이해도가 없더라도 핀란드 튀기란 말을 서슴지 않고 속말로 내뱉는 사내, 러시아나 입양아 출신들을 대하는 태도, 좌천의 아픔을 당했으면서 여전히 어둠의 사람들과 거래를 통해 자신의 삶을 보충하는 사람, 그렇다고 이 사건을 통해 발로 뛰고 두뇌회전을 통해 사건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진행조차도 없이 그저 독자들은 그가 하는 말의 한마디로 그가 사건의 어떤 심증을 잡고는 있으나 확실히 어떻다는 것을 알지 못한 채 진행되는 시간을 견뎌야만 한다.

 

전작도 그렇고 이 책에서도 사건을 다룬 면과 그 안에서 경찰 내부의 상사 관계와 직장 부하 동료들을 대하는 태도들, 그 안에서 책임자로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는 어떤 화끈한 행동조차도 보이지 않는 주인공의 캐릭터에 대해 답답함을 느낄 수도 있겠다.

 

보통의 형사 시리즈라 하면 주인공인 형사의 주된 활동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명석한 두뇌활동과 행동을 기대하는데 이 책의 벡스트룀 시리즈는 그런 전통을 무시한다.

 

부패한 경찰, 경찰 내부 안에서 벌어지는 인종 간의 차별 시선과 이민자들에 대한 그들의 실 생활상, 여기에 살인사건이 겹치면서 벌어지는 또 다른 이민자들의 후손들이 벌이는 금고 탈취사건과 보안요원 살인까지를 두루 보이는 내용들은 스웨덴이란 복지국가가 겪고 있는 여러 다양성의 존재들을 사건을 통해 재연함으로써 독자들에게 사건에만 치중하는 것만이 아닌 전체적인 사회상을 엿보게 하는 책이기도 하다.

 

물론 기존의 형사 시리즈들 중에서도 알코올 중독에다 자신의 서투른 행동들 때문에 벡스트룀처럼 좌천당하거나  정직당하는 형사 시리즈는 많다.

 

하지만 벡스트룀처럼 대놓고 인종차별을 하며 상사와의 불화나 자신의 행동을 미화로 승격시켜 용감한 형사로 거듭나는 일말의 행동 처신들은 확실히 다른 형사 시리즈와는 차별화되는 인물이다.

 

용을 죽인 형사, 결국 법을 무너뜨리는 악의 근원을 차단시킨 벡스트룀의 역량이 마지막에 범인과의 대결을 통해 한방으로 책 전체적인 내용을 마감할 수 있었지만 이 모든 한 장면을 위해 너무 느리게 진행된 감이 없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것이 빨리빨리에 익숙한 우리나라 정서라고 한다면 할 말은 없지만…..

 

다음 시리즈에서도 여전히 그의 이러한 고정화된 형사의 이미지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아니 적어도 복지국가라고 불리는 스웨덴이란 나라가 겪고 있는 이민자, 혼혈인에 대한 인종 차별적인 문제점들을 조금이라도 알고 싶은 독자라면 이 책은 만족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