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죄

우죄 (2)

우죄
야쿠마루 가쿠 지음, 김은모 옮김 / 달다 / 2019년 6월

사회파 추리 소설가로서 많은 생각을 던져주고 있는  야쿠마루 가쿠의 작품이다.

 

돌이킬 수 없는 약속이나 천사의 나이프, 바로 얼마 전에 읽은 신의 아이란 작품에서도 그렇지만 그가 지향하고 있는 문제들은 쉽게 결단을 내릴 수

없는 딜레마를 선사한다.

 

여기 등장하는 사람들 또한 독자들 나름대로 선택의 결정을 쉽게 하지 못하게 하는데, 역시 저자가 관심 있게 다루는 소년 범죄에 대한 사회성 짙은 이야기는 여전하다.

 

언론인을 꿈꾸지만 현실적인 생계 문제로 인해 좌절하고 스테인리스 가공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마스다는 같은 기숙사 옆방을 사용하고 있는 스즈키와 동료다.

 

자신에 관한 이야기를 꺼리는 묘한 분위기의 스즈키는 점차 마스다와 친하게 지내게 되고 어느 날 14년 전 벌어진 한 사건을 알게 된 계기로 인해  마스라로 하여금 스즈키를 의심하게 하는데…

 

여기엔 한때 나쁜 남자의 속임수에 걸려 AV배우로 일했던 과거를 숨기며 보통의 다른 사람들처럼 살아가려는 미요코, 교정국 직원이자 정신과 의사인 야요이의 관계는 등장인물들 간의 인연을 통해 죄를 저지른 사람, 피해자의 가족들의 아픔, 죗값을 치르고 사회에 나왔지만 과연 보통의 사람들은 그들을 온전한 시선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에 대한 사회의 차가운 시선들….

 

실제로 저자는 일본에서 발생한’ 여고생 콘크리트 사건’을 통해 소년법에 관심을 두게 되었고 그가 발표한 작품들마다 모두 이러한 요소들을 포함시키고 있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일본 또한 비숫한 양상을 지닌 것으로 느껴진다.

 

피해자의 고통보다 가해자의 고통을 많이 드러내고 법의 형량대로 선고가 내려질 때 피해자 가족들의 울분이 얼마큼 상쇄될지에 대한 생각들, 요즘 방송마다 끊이질 않고 나오는 살해범의 범행 수법이 연신 오르내리면서 남겨진 가족들의 처절함이 마음 아파오는 현실에선 이 책이 마냥 소설처럼 느껴지지만은 않는다.

 

채 제목이 일본어로 발음하면 ‘유우 자이(ゆうざい)’로 ‘유죄(有罪)’와 동음이의어로써 중의적인 의미로 쓰였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범행을 모르던 때와 알게 된 이후의 심정들, 그 안에서 우정이란 이름으로 과연 친구의 죄를 용서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책이다.

 

두꺼운 벽돌 두께임에도 쉽게 손을 놓지 못하게 하는 책, 저자의 탁월한 글의 내용이 여전히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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