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별 글 목록: 2019년 7월월

부의 지도를 바꾼 회계사 이야기

회겨ㅖ사

부의 지도를 바꾼 회계의 세계사
다나카 야스히로 지음, 황선종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6월

인간의 삶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경제학이라는 분야는 딱딱하고 왠지 전문가가 아닌 이상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특히 그중에서 회계라는 분야는 여러 방면에서 이뤄지는 수치와 통계를 통해 세밀하게 접근해야만 하는 분야로 알고 있었기에 이 책에서 다룬 인간들의 경제활동 생활과 삶, 역사 속에서 회계의 분야는 어떻게 다뤄지고 가깝게 다가설 수 있게 됐는지에 다룬 책이다.

 

이 책 속에서는 15세기부터 지금까지의 금융분야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금융이라고 해서 전문가가 아니기에 부담감이 없진 않았지만 막상 읽어나가는 동안에는 저자가 독자들로 하여금 쉽게 받아들이고 수긍할 수 있게 설명한 부분들이 많아 재미를 느끼면서 읽게 됐다.

 

알다시피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팔방미인이다.

 

아마도 그처럼 다양한 방면에 능력을 펼칠 인물이 다시 나올지는 모르겠으나 그가 하마터면 자신의 능력을 펼치지 못하고 공중인으로서의 삶을 살아갔다면 우리 인류사에 큰 손해가 아니었을까 하는 역사적인 이야기는  회계의 역사와 같이 등장한다.

 

부기의 탄생이 이탈리아에서 탄생했다는 것부터 시작해 오늘날의 은행 개념인 반코의 등장을 필두로 역사적인 흐름을 타면서 이어지는 무역활동과 19세기 산업혁명의 일환인 증기기관차의 발명, 철도의 등장까지….

 

 

회1

 

하나씩 발전해가면서 점차 회계의 필요성을 인지한 인간들의 노력과 경제법칙과의 만남은 이후 20세기 카네기·록펠러·골드만삭스까지 연결되면서 오늘날에는 회계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특히 가장 친근하게 느꼈던 비틀스의 멤버 폴 메카트니와 비틀스의 저작권에 대한 이야기는 마이클 잭슨까지 이어지면서 하나의 소설처럼 여겨지기도 하는데, 이처럼 본격적인 저작권과 회계, 경제에 관한 이야기를 역사를 통해 탄생하게 된 계기를 알려줌으로써 멀게만 느껴졌던 회계의 세계를 보다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게 한 책이기에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다.

 

어렵다고만 느껴진 회계분야, 특히 부기, 회계, 파이낸스 같은 용어로  머리가 찌근거렸다면 이 책을 읽게 되면 보다 가깝게 느낄 수가 있을 것 같다.

 

 

 

 

빨강머리 앤-기쁨의 하얀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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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머리 앤 : 기쁨의 하얀 길 편 빨강머리 앤
루시 모드 몽고메리 원작, 타카하타 이사오 감독 / 대원앤북 / 2019년 7월

어린이나 어른이나 할 것 없이 항상 지루함을 모르고 접하는 동화들이 있다.

 

그중에 하나인 ‘빨강머리 앤’은 이미 수많은 많은 이야기들을 담아내고 출간되고 있는 책중에 하나라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터, 이번에 접한 책을 통해 어린 유년의 시절로 돌아가 본다.

 

 

두 남매의 바람대로 사내아이가 아닌 여자아이로 나타난 앤-

그녀의 무한대의 상상력과 순수한 마음씨, 그리고 단짝 친구인 다이애나와의 우정은 아마도 한 번이라도 읽은 독자라면 쉽게 잊히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은 그중에서 앤의 상상력의 극대화라고 할 수 있는 여러 이름들을 붙인 길의 이름들, 풍경들,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나는 학창 시절의 이야기와 친구와의 우정, 시험에 합격해서 당당히 상을 받는 이야기까지 간략하면서도 그림까지 곁들여져 더욱 책의 진가를 발휘한다.

 

연인들의 오솔길, 눈의 여왕, 기쁨의 하얀 길, 드라이어드의 샘 …이름까지 소박하면서도 정감이 묻어나고 사랑이 느껴지는 이름의 명칭들은 앤의 상상력 보물창고처럼 이름이 붙여지면 바로 그렇게 인식이 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앤합체

 

자신의 존재를 반가워하지 않았던 매튜 남매의 지원과 사랑 속에서 무럭무럭 자라난 앤의 성장기는 어린 앤의 성장일기를 보는 듯한 착각과 함께 여전히 뭇 독자들이 가슴속 감성을 이어주는 문학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만화로도 익숙한 빨강머리 앤의 이야기는 테마 여행이란 주제로 저자의 고향과 실제 앤이란 인물이 성장했다고도 믿어질 만큼 문학적 보존 가치를 이어가고 있는 캐나다의 문화 지원도 부럽다는 생각도 들게 했던 빨강머리 앤-

 

세대를 뛰어넘는 뭇사람들의 영원한 사랑을 받는 캐릭터란 점에서 이의를 달 사람은 없을  사랑스러운 이미지의 캐릭터가 여전히 가슴을 뛰게 한다.

 

 

7년의 기록, 남자 간호사 데이비드 이야기

간호사7년의 기록, 남자 간호사 데이비드 이야기 – Be a Warrior, not a Worrier
유현민(데이비드) 지음 / 인간사랑 / 2019년 7월

요즘은 직업에 대한 남녀 구별이 많이 없어졌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여성과 남성이 많이 활약하고 있는 직업군들은 존재한다.

 

흔히 말하는 백의의 천사. 나이팅게일이란 이미지 속에는 여자 간호사의 인식이 상당히 깊이 내재되어 있는 만큼 병원에서 마주치는 남자 간호사에 대한 인식은 처음에 신기하게 다가왔다.

 

이제는 어느 정도 간호사의 영역도 남자 간호사가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된 현재의 사회인식도 넓어졌지만 이 책을 쓴 저자가 근무할 당시만 해도 그렇게 많지만은 않았던 시대였다.

 

이 책은 한 인간이자 남성이면서 간호사란 직업을 택하고 그 길을 걸어오면서 자신이 스스로 무엇을 원하고 그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과정을 그린 책이다.

 

 

 

더불어서 현재 미국의 유명 병원의 간호사로 일하면서 한국의 간호 발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하는 열성 간호사로서의 본분을 다하는 솔직한 모습을 보인 책이다.

 

처음 주위의 인식을 의식하면서도 택한 간호사란 직업, 특히 중환자실 담당 간호를 담당하면서 자신 스스로에게 직업의식에 대한 자부심, 그런 차원에서 기회가 주어졌을 때 어떤 자세로 공부를 하면서 노력했는지에 대한 과정,  병원에서 보는 간호사들의 세계를 알 수 있는 재미를 같이 보인 책이다.

 

특히 긍정마인드는 본받을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소수자로서(남자 간호사가 적었기에 minority) 주위의 시선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달리 받아들이면서 긍정적인 생각인 스스로를 드물고 귀하단 인식인 Rarity’로서의 가지는 자세는 인상적이었다.

 

 

누구나 기회는 세 번 온다고 한다.

그렇지만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오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 준 책이었기에 이 책을 읽는 간호사를 지망하는 사람이나 이미 간호사란 직업을 가지고 있는 독자,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라도 저자의 노력하는 모습엔 찬사를 보낼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무엇보다 환자를 대하는 자세가 정말 좋게 느껴졌다.

한국 병원의 환자당  간호사가 담당해야 하는 과부하 걸린 현상들의 문제점, 간호사의 직업의 분류의 세계도 다양하단 사실, 스스로 환자가 되어보는 체험을 통해 공감을 느껴가는 행동들은 자신에게 맞는 직업을 택한 것도 있겠지만 정말 철저한 직업의식을 가지지 않고서는 이루기 힘든 과정들이 솔직하게 담겨 있는 책이다.

 

노력은 배신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인 책, 미국 연수를 통한 인연이 미국 유명 병원 간호사로 근무하기까지 뼈를 깎는 고통 속에 영어와 공부를 해야만 했던 끈기는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 준다.

 

아픈 사람을 내 가족처럼 돌보는 일, 철저한 직업의식을 갖지 않고서는 하기 어려운 간호사란 직업의 세계를 사랑하는 사람, 한국 간호사 발전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그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아라비안 나이트

아라비안나이트 아라비안 나이트 – 천일야화 현대지성 클래식 8
작자 미상 지음, 르네 불 그림, 윤후남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7월

요즘 영화 ‘알라딘’이 인기다.

이미 본 사람들도 있겠지만 다시봐도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한 회상에 젖어 들게되는 이야기는 지루함을 모르게 한다.

 

어린 시절 전집형태로 들어간 책 중에서 반드시 있는 책중에 하나가 바로 아라비안 나이트,  다른 이름으로는 ‘천일야화’란 제목을 달고 출간되기도 한 책이다.

 

아내의 배신으로 인해 여자를 믿지 않는 왕이 새롭게 아내로 맞이한 여인을 하룻밤 자고 난뒤에 사형시켜버리는 내막을 시작으로 긴 장정의 이야기로 돌입하는 전래동화처럼 여겨지는 고전 중에 고전을 다시 읽어봤다.

 

피겨의 여왕으로 불리는 김연아 전 피겨스케이팅 선수가 춤추던 테마곡의 제목인 세헤라자드는 이런 왕의 행동을 자신만의 능력으로 사로잡고자 스스로 왕비가 되길 아버지인 재상에게 청하면서 재미난 이야기 세계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책의 구성은 많은 이야기 중에서 이미 알려진 이야기인 알라딘과 요술램프,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 신밧드의 모험이 주된 이야기로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선별해서 고른 총 26편의 이야기는 여전히 동심의 세계로 이끌면서 특히 우리가 알고 있던 알라딘의 모습과 국적이 다르다는 점이다.

처음에 읽을 때는 중국인이란 설정이 재미를 주기 위해 다른 모습으로 보인 것처럼 여겨졌으나 사실은 어릴 적 알고 있었던 알라딘의 모습은 잘못된 캐릭터란 사실을 알게해 준다.

 

여기엔 또 하나 지니 요정이 한 명이 아닌 여러 명이며 알라딘이 결혼하기 위한 과정 중에 엄마의 활약이 보인 점, 그렇다면 이미 우리가 익숙해있던 알라딘은 이미 그 알라딘이 아니기에 새로운 모습의 알라딘을 보는 것도 참신함을 느끼게 한다.

 

천일동안 이어진 이야기의 끝은 해피엔딩으로 끝나지만 이야기 곳곳에 숨어있는 교훈을 담은 이야기의 구성은 고금을 막론하고 여전히 그 진실성은 이어진다는 사실, 특히 이야기 곳곳에 담긴 삽화를 곁들인 구성은 읽는 재미를 주는 또하나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아라비안 나이트합체

 

어린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여전히 읽어도 읽어도 지루함을 모르는 천일야화의 세계, 바로 지금 그 세계속으로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붉은 손가락

불은손가락               붉은 손가락 현대문학 가가 형사 시리즈 개정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9년 7월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 중에서 주인공 시리즈로 널리 알려진 ‘가가 형사시리즈’가 전면 개정판으로 나왔다.

 

총 7권의 새롭게 단장한 작품은 기존의 작품에서 보완할 것은 보완하면서 트렌드에 맞는 책 표지의 깔끔한 구성과 함께 소장 가치도 한껏 높인 정성이 들어있는 시리즈다.

 

1권부터 시작되는 이야기는 각 개별로 이어진 활약상을 그리고 있어서 연결되어 있는 가가 형사의 이야기를 몰라도 읽어나가는 데는 부담을 주지 않는다.

 

이번에 접한 작품은 그중에서 7번째에 해당되는 ‘붉은 손가락’이다.

이미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앞선 고령화 시대에 접어든 지 오래됐고 그래서 그런지 이번 작품을 대하면서 전혀 타국의 일로만 여겨지지 않은 많은 생각을 던져준 책이다.

 

흔히 볼 수 있는 우리들 아버지의 모습을 하고 있는 40대 후반의 가장 아키오는 아내 야에코와 중학생인 아들 나오미, 그리고 인지 장애를 겪고 있는 치매에 걸린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철저히 개인적인 생각이 강한 아내의 행동과 말 때문에 시어머니와 사이는 그다지 좋지 못하고 시아버지가 돌아가시는 바람에 집을 물려받은 생각이 합쳐지면서 합가를 한 상태-

그런 그에게 어느 날 아내로부터 걸려온 한통의 전화는 그의 가족 모두의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는다.

 

즉 아들이 어린 소녀를 살해한 사건은 걷잡을 수없는 딜레마를 일으킨다.

어린 자식의 죄를 생각하면 자수를 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아내의 결사반대인 뜻과 자신조차도 아들의 장래를 위해서는 어떤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갈림길에 서는데….

 

잔잔하고 평범한 보통의 가정에서 일어나서는 안될 일들이 발생했을 때의 고민과 갈림길, 어머니의 자식이면서 그 또한 한 아들의 부모이기에 결코 해서는 안될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아키오란 인물에 대해 안타까움마저 들게 한다.

 

책을 읽는 독자들은 이미 아들 나오미의 잘못된 행동과 말투, 그렇게 되기까지 부모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은 담아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치매인 엄마를 바라보는 아키오의 말과 행동은 부모와 자식 간의 이해와 도리, 결국 자식이란 존재는 부모에게조차도 이기적인 마음을 갖게되는 것인가?에 대한 씁쓸함마저 들게 한다.

 

특히 제목이 주는 붉은 손가락에 담긴 사연은 그래서 더욱 연민을 불러일으키면서 다시 한 번 표지를 들여다보게 한다.

 

이번  가가 형사 시리는 기존의 다른 추리 미스터리와는 달리 인간미가 넘친다.

스스로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뉘우치게 하는 과정들을 통해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을  보는 듯하고 그런 그조차도 타인에게 비친 이기적인 모습의 아들처럼 보인 행동의 뜻은 또 다른 의미의 아버지를 생각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아들의 죄를 감추려 자신들의 모든 것을 걸은 부모, 그런 자식을 바라보는 치매 걸린 엄마의 결단력, 자신의 죄를 알면서도 해결해주길 바라는 아들의 그릇된 행동들을 통해 가가 형사가 보인 행동은 형사라는 이미지보다는 그들의 주변과 말, 행동을 통해 죄를 인정하게 하는 모습들이 더 인상적으로 다가오게 한다.

 

다양한 이야기의 설정을 통해 기존의 작품과는 또 다른 새로운 면을 들여다볼 수 있었던 책, 이번 기회에 시리즈를 일독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모르타라 납치사건

모르타라모르타라 납치사건
데이비드 I. 커처 지음, 허형은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6월

나비효과란 말이 있다.

시작은 작은 것에 불과했지만 결과적으로는 큰 결과를 발휘한다는 의미로 많이 등장하는 말인데, 이 책을 읽으면서 바로 이 말이 연상 떠올랐다.

 

개인이 가지는 신앙은 자유다.

그 자유란 말에는 개인적인 신앙심을 중심으로 보통의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범주의 의미를 포함한다.

 

하지만 어떤 거대한 권력에 의해 자신의 종교 생활에 영향을 받는다면?

더군다나 자의가 아닌 그저 자연스러운 현상에 의해 취했던 어떤 행동 하나로 인해 그것이 빌미가 되어 한 나라의 역사를 바꿨다면?

 

처음 이 책을 대했을 때의 논픽션이란 말, 유명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영화화 확정했다는 말에 궁금했었다.

 

도대체 어떤 사연이 깃든 논픽션이길래 스티븐 감독이 그런 결정을 내렸을까? 하는, 더군다나 유대인인 스티븐 감독에 의해 그려지는 이 이야기 속의 등장인물 또한 유대인이기에 같은 유대인이 그리는 영화는 차지하고라도 전통적인 서유럽의 역사에 대한 획을  그었다는 사건을 제대로 알고 싶었다.

 

저자는 미국인이지만 이탈리아 역사, 정치, 문화에 관한 한 권위자라고 한다.

 

그가 이 실제 벌어진 사건에 자료조사를 바탕으로 당시의 흐름을 역추적해 그린 논픽션은 종교와 한 개인의 삶이 어떻게 뿔뿔이 흩어져 있던 공국을 하나의 나라로 통일을 시켰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1858년 6월 볼로냐. 유대인 상인 모몰로 모르타라의 집에 교황청 헌병대가 들이닥쳐 그 집안의 6살 아들인 에드가르도를 연행하는 것으로 서막을 알린다.

 

아무것도 모른 채 교황청의 명에 의해 끌려간 자신의 아들을 되찾기 위해 발 벗고 나서는 부모들, 알고 보니 부모들조차 모른 채 아이가 아픈 것을 본 하녀가 자신이 믿는 가톨릭으로 세례를 주었던 것인데 교회법에 근거해  기독교인은 유대인 가정에서 자랄 수 없으므로 데려간다는 취지였다.

 

이 일은 한 가정의 부모가 자신의 아들을 되찾는 이야기로 비칠 수 있었으나 당시의 정세는 그렇게 호락하지 않았다.

 

위정자들이 누군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작은 것 하나 지나치지 않는 사람들이 아닌가?

그 시대의 분위기는 이른바 자유주의와 계몽주의를 내세운 혁명가들이 입헌 통치에 기반을 둔 새로운 정치 질서를 추구하던 19세기 중반이었다.

 

과거 중세시대처럼 막강한 권력을 지닌 교황을 대표로 하는 구세계에 대한 반발, 특히 볼로냐가 강했던 지역이었기에 이 사건을 가만두고 보지 않았다.

 

교황의 정치 권위 세력의 저지, 근대 국가로의 발걸음을 내딛기 위해 발 벗고 나선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와 피에몬테에 있는 그의 수상 카보우르 백작부터 런던에 망명 중인 혁명적 민족주의자 주세페 마치니까지 오늘날의 이탈리아란 국가 태동의 시발점을 드러낸 사건이었다.

 

읽으면서 그저 순수한 뜻으로 행했던 행동이 이렇듯 종교란 이름 아래 개인의 생활조차도 허용하지 않았던 사건,  진정한 종교와 권력의 관계는 무엇인가? 개인의 삶조차 이렇듯 감시와 허용과 불허용의 사이를 긴박하게 넘나들듯 해야만 했던 당시의 흐름들에 대해 생각을 해 보게 한다.

 

 

부모의 간절한 호소와 바람이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으면서 이 기회를 이용해 통일 이탈리아로 가기 위해 나섰던 방향들은 논픽션이라고는 하지만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저자의 세세한 당시 기록 자료조사와 함께 전공한 학문을 십분 발휘한 덕에 푹 빠져 역사와 종교, 개인의 인생과 통일 국가에 대한 여러 이야기들을 모두 알 수 있었던 책, 영화로 만난다면 원작에서 그려진 긴박함의 극치를 어떻게 표현해낼지 궁금해진다.

 

                                                                                                                                

무엇이든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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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가능하다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7월

평범한 삶 속에서 살아가는 이웃들의 친근한 보통의 이야기를 공감과 위로를  통해 전해주는 작가의 신작이다.

 

전 작품이었던 루시 바턴에 이은  이야기라고도 할 수 있는데, 총 9편의 단편을 통해 서로 유기적인 연관성을 드러내는 작품이라 그녀의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번 작품에서도 그 느낌을 받으며 읽을 수가 있을 것 같다.

 

미국의 시카고가 있는 일리노이주의 엠개시 타운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들은 그녀의 탁월한 인물 심리 묘사와 대화를 통해 그 진가를 더욱 발휘한다.

 

모든 에피소드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이 조연이었다가 주연으로 바뀌면서  상처와 수치심의 관계, 더군다나 전 작품인 루시 바턴이란 이름이 슬쩍 등장했다가 사라지면서 본격적인 그녀의 등장이 나오는 6번째 에피소드는 반가울 수밖에 없다.

 

서로 다른 성향의 성격을 지닌 오빠와 언니와의 관계, 가족이기에 더욱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고 무엇이 약점이고 장점인지를 알기에 신랄한 비난과 상처되는 말들을 주고받는 것들을 통해 ‘이해’라는 것에 대해 생각을 해보는 시간을 준다.

 

과거와의 화해, 바로 지금 오늘을 살아가는 시점과 내일에 대한 희망을 표현해내는 저자의 글들은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다.

 

읽으면서 맞다!라는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문장과 대사들, 무심코 던진 상처가 된 말들을 내뱉은 사람은 그 말을 들은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먼 훗날 자신의 무심함을 깨닫게 되는  과정이 평범함 속에 빛을 발하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

 

가족이기 전에 타인에 대해 이해하는 입장으로 봤더라면 좀 더 덜 상처 받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되는 이야기였기에 인상적으로 남는다.

 

모든 것이 가능하다란 제목은 결국 삶, 인생이란 주어 앞에 부서지고 깨지고 상처와 수치를 받는 삶이라도 그 모든 것조차도 껴안고 살아가는 것이 인생임을, 그렇기에 이 모든 것들이  언젠가 썰물이 되어 하얀 모래사장에 다시 새롭게 쓰여갈 수 있는 도화지로 시작될 수 있음을 알게 해 주는 희망을 던져주는 책이었다.

 

그녀의 책을 통해 다시 한번 사람들과의 관계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책, 정말 좋다.~

 

제1구역

제1그역

제1구역
콜슨 화이트헤드 지음, 김승욱 옮김 / 은행나무 / 2019년 6월

전 작품인 [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를 인상 깊게 읽은 터라 이번 신작에 대한 내용이 궁금했던 책이다.

 

전 작품이 노예들의 자유를 찾아 나서는 길인 내용을 담았다면 이번 작품은 전혀 다른 내용인 미래를 그린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좀비에 관한 내용들을 좋아하지 않지만 이 책을 통해 보인 미래의 암울한 가상의 현실을 그려놓은 내용들은 [더 로드]란 책을 함께 연상시킨다.

 

금, 토, 일 단 3일 동안 주인공인 마크 스피츠가 겪게 되는 일들을 그린 내용은 어느 날 원인모를 역병이 번지고 사람들이 좀비로 변하면서 이를 물리치고 생존해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린다.

 

단 3일 동안 그린 내용이라고는 하지만 주인공이 과거에 그저 당연히 여겼던 일들이 지금에 와서야 달리 느껴지는 이야기들이 빈틈없이 연결되면서 ‘제1구역’이라는 이름의 피난처인 맨해튼 섬을 중심으로 지키려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읽으면서 저자가 그린 이처럼 암울한 세계가 그저 허상이 아닌 현재의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비유적으로 명시한 것처럼 보이는 내용들이 들어있고, 이야기 전체를 흐르는 진행방식이 시간상의 순서가 아닌 현재로 갔다가 과거로 이어지고 다시 상상이나 망상이 곁들인 이야기들이 막막한 상태를 드러내는 듯한 생각처럼 들게 한다.

 

도시 수비대로서 좀비를 제거하는 일을 담당하는 마그 스피츠란 인물을 통해 현대의 일상들이 어떻게 극단적으로 변해가고 여기에 생존했다 하더라도 결국엔 다른 먹잇감으로 전락해버릴지도 모른다는 생존 서바이벌 게임처럼 느껴지는 설정들은 오싹함마저 전해준다.

 

전혀 다른 분위기의 작품을 선보인 이번 저자의 글은 자칫 좀비라는 가상의 설정에 지루함을 줄 수도 있겠으나 불안한 미래의 현실적인 모습들을 어느 정도는 그려냈다는 점에서 [더 로드]와 비교해 읽어도 좋겠단 생각이 들게 한 작품이다.

마에스트라

마에스트리ㅏ마에스트라
L.S. 힐턴 지음, 이경아 옮김 / 열린책들 / 2019년 6월

첫 표지의 강렬한 색채 때문일까? 아니면 19금 소설이라고 표방해서일까?

 

롤러코스터를 타듯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는 한 여성의 스릴 넘치는 이야기, 더군다나 미술품을 배경으로 다룬 이야기라 흥미롭게 다가온 책이다.

 

미술품 경매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주디스는 상사의 실수로 가품을 진품으로 착각한 일로 인해 일처리를 바로 잡으려다 오히려 해고를 당한다.

석연치 않은 해고 때문에 상사의 비리를 파헤치려는 그녀, 어느 날 친구 린과 함께 슈가 대디인 제임스와 같이 남프랑스로 떠나게 되는데, 아뿔싸!  사건이 터지고 만다.

 

제임스에게 안정제를 먹이고 둘이 즐겁게 따로 놀다 온 계획이 그가 죽음으로써 원치 않는 살인을 하게 된 것이다.

 

그의 죽음을 감추고 그의 돈을 가지고 도망을 친 주디는 이후 그녀의 또 다른 제2의 삶이라고 해야 할지, 아슬아슬한 줄타기처럼 섹시한 스릴의 인생을 건 모험을 하게 된다.

 

첫 번째가 어렵지, 두 번째부터는 살인이라도 어렵지가 않는 법인지 그녀의 대담성은 타고난 것인지를 궁금하게 하는 살인의 행동들,,,

 

읽다 보면 문화적인 차이란 생각이 들 정도로 이해가 가지 않는 장면도 들어있지만 인생이 나의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 주는 책이라고 해야 할까?

 

아슬아슬 그녀가 가진 자신의 신체를 이용한 뭇 남성들을 유혹하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는 방법의 진행은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마저 일으킨다.

 

그렇다면 과연 그녀는 자신이 원한대로 자신의 인생이 행복한 길로 들어섰다고 생각할까?

 

미술품 경매라는 소재와 함께 점점 자신도 모르게 자신이 원하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악녀로 변신하는 주디스란 여인의 이야기-

 

에로틱한 설정과 함께 미스터리의 적절한 조화가 곁들인 책, 그녀의 질주는 어디까지 이어질 것인지 읽고 나서도 그 후가 궁금해진다.

 

 

                                                                                                                                

폴리스…경찰의, 경찰에 의한, 경찰을 위한 오마주

폴리스폴리스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10
요 네스뵈 지음, 문희경 옮김 / 비채 / 2019년 7월

시리즈물을 대할 때면 작가들을 존경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된다.

 

한 권의 이야기 속에 담긴 캐릭터를 오랜 시간 동안 공들이고 길들여서 창조해낸 주인공이 계속 지치지도 않는 무한대의 끊임없는 자신과의 싸움을 이어나가는 과정, 그 안에서 새롭거나 그렇지 않거나에 상관없이 독자들에게 열렬한 성원을 받는 까닭은 아마도 소설만이 가진 장점이 아닐까 싶다.

 

해리 홀레 시리즈를 만난 지도 세어보니 첫 출간부터 그 인연은 오래되었지만 여전히 출간작에 대한 궁금증은 지칠 줄 모르게 한다.

아마도 해리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번 10번째에 해당되는 이 작품을 통해 또 한 번 열렬한 환호를 하지 않을까 싶다.

 

사실 해리란 인물에 대한 생각은 때론 연민, 아픔, 상실, 오기, 끈기, 그밖에 모든 단어를 나열해도 모자랄 듯한 형사다.

형사라고 하지만 짐빔을 달고 사는 남자, 그런 그가 이번엔 새로운 모습과 역할에 치중한다.

 

오슬로 국립병원에 누워있는 누군가는 경찰들의 밤샘 경호를 받는다.

그가 누구인지는 극소수만 아는 상태, 도대체 그를 경찰은 왜 보호하는 것일까?

그렇다고 깨어나길 원하지는 않는 경찰의 심리는 무엇인지…

 

한편 오슬로 외곽의 숲에서 전직 퇴직한 경찰이 살해당한 채 발견된다.

그 모습은 차마 표현하기도 벅찬 참혹한 모습인데 조사 결과 살해 현장은 죽은 그가 십 년 전 같은 날짜에 해당되고 장소도 수사하던 곳이었다.

 

차례대로 이어지는 경찰 킬러 연쇄살인 사건은 시작에 불과했고 기존에 해리 홀레 시리즈에 등장했던 동료들인 군나르 하겐과 베아테, 카트리네 브라트, 비에른 홀름은 이 사건의 해결사는 해리만이 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그렇다면 해리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이미 전작인 팬텀을 통해 형사를 그만둔 그는 옛 동료들과의 만남을 통해 이 사건에 뛰어들게 된다.

 

하지만 전작처럼 무작적 뛰어드는 것이 아닌 조심스러운 행동의 반경과 그가 여전히 사랑하는 여인과 그녀의 아들과의 관계를 생각하게 되는 좀 더 이성적인 모습으로 변한 해리라고 해야 할까?

그렇지만 여전히 해리는 뼛속까지 경찰임을 잊지 않는 근성을 보인다.

 

폴리스2

 

 

 

마약거래에 관한 모종의 범인들 차출부터 연결고리를 꼬리에 꼬리를 무는 방식의 수사 연결선, 같은 경찰이라 하더라도 청렴한 경찰이 있는가 하면 자신의 출세와 안위를 위해 동료를 이용하고 버리는 비열한 경찰의 모습까지, 책의 제목이 시사하는 바와 같이 이 책은 어떤 동기, 즉 경찰을 죽인 범인을 찾아내서 밝혀내기까지의 과정 속에 가족 같았던 동료의 죽음까지 목격할 수밖에 없는 비극을 보인다.

독자의 입장에서 첫 시리즈부터 지금까지 수사의 방식이나 과정들, 범인의 범행 동기들을 무수히 읽어왔지만 이번 책만큼 큰 고통 속에 읽은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경찰이란 직업에 대한 희망, 때론 실수로 인해 좌천당한 채 한직에 머물러야만 했던 동료의 도움, 더러운 뒤치닥꺼리를 자처하며 해결사 노릇을 해온 버너 트룰스란 인물의 등장까지 이 책 속에 담긴 경찰들의 모습은 헤쳐 모여! 그 자체를 의미하며 그들이 가진 세계의 면면들을 제대로 들여다보는 계기를 보인다.

 

물론 이 사건에 해리는 선택의 기로에 선다.

이미 경찰 신분이 아닌 교수로서 그에게 그 누구도 사건 해결을 수사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지만 그가 과거에 함께 했던 동료들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그였기에 이 책 속에 담긴 해리의 행동은 전작과는 많이 다른 행보를 보인다.

 

특히 깨지고 부수고 다치는 해리가 아닌 철저히 수사의 윤곽선을 제대로 잡아주고 직접 나설 때는 나서지만 그 외에는 두뇌의 활용을 보다 많이 이용하는 모습들, 자신만이 다가 아닌 그의 곁에는 이제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보다 신중함을 기할 수밖에 없는 다른 면모를 보는 기분이 새롭게 다가오게 만든다.

 

결국 해리가 있어야만 제대로 된 사건의 전모를 알 수 있게 되는 진행과정이 그가 있을 때와 없을 때의 차이를 알게 하는 상황 자체의 흥미진진함이 벽돌 두께임에도 흡입력에선 과연! 이란 탄성을 지르게 한다.

 

그렇기에  여전히 독자들은 목마르다.

죽은 동료에 대한 수사사건, 보다 크게는 경찰 내부의 세계에서 다뤄지는 비열함의 극치들, 결국 이 책은 오로지 경찰의, 경찰에 의한, 경찰을 위한 오마주를 그렸단 생각이 들게 한 책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미지의 다른 연속성을 기대하게 하는 것은 해리만이 가진 독특하고도 정열적이며 저돌적 불도저 같은 활동을 보길 원한 때문이 아닐까?

 

벌써 다음 편을 기대하게 만드는 해리의 모습을 빨리 만나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