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별 글 목록: 2019년 10월 7일

내가 제일 사랑하는 우리

내가제일사랑하는

내가 제일 사랑하는 우리
미사 지음, 최정숙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9년 9월

대만의 작품들을 접하는 기회가 있었던 부분들이 다양한 분야에 있었지만 청춘 로맨스를  읽게 된 기회는 남다르게 다가온다.

 

지금도 꾸준히 인기가 있는 청춘물을 다룬 이야기들, 특히 한창 감수성이 예민하고 행동 하나하나에 모든 것에 뜻을 내포하고 살아가는 학생들의 마음을 표현한다는 것은 다른 작품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전해준다.

 

이미 대만에서 인기를 훌쩍 넘어버린 것을 증명했다는 것을 실감이 났던 만큼  그동안 읽었던 이런 류의 문학을 다른 감동으로 받아들여지게 했다.

 

어릴 적 동화책 중에 제목은 기억이 안 나지만  무척 재밌게 읽었던 책이 생각난다.

초등학교 남자 쌍둥이 일들을 그린 이야기로 부모조차도 때론 혼동이 올 정도의 판박이 쌍둥이들의 좌충우돌을 그린 내용들인데 특히  학교 내에서 벌어진 서로 반을 바꿔가며 등교해 벌어진 일들이 무척 인상 깊게 다가왔었다.

 

이 책의 등장인물도 쌍둥이가 등장한다.

 

주인공 쌍둥이 자매 모나와 모디는 진학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배탈 사건으로 인해 모디 혼자만 사립교 뤼인 학교에 진학하게 된다.

일명 귀족학교라 불리는 학교, 전혀 다른 성격을 가진 쌍둥이들은 자신의 학교 생활에 적응해 가던 중 서로가 자신이 다니던 학교를 바꿔서 등교하게 된다.

 

소심하면서 조용한 성격을 가진 모디를 대신해 활발한 성격을 지닌 모나, 모나의 행동과 말은  한순간에 모디의 학교 생활을  전혀  예상 밖의 일들로 진행하게 만드는데….

 

문득 드라마 상속자들이  생각나기도 한 작품이다.

조폭의 아들이란 소문을 지닌 모디의 옆자리에 앉은 남학생 지웨이칭의 관계와 자신의 속을 터놓고 지내는 온라인 상의 친구의 존재도 놀랐지만 이 둘을 중심으로 엮인 다양한 인물들의 조화와 심쿵한 감정을 느끼는 감정선들을 잘 표현해 놓고 있다.

 

모디와 모나의 시점으로 번갈아가며 나오는 내용은 후반부에 갈수록 전혀 예기치 못한 3년 전의 사건으로 인한 아픔들, 그리고 반전의 이야기들이 가슴 아프고 안타깝게 다가오게 만든다.

 

처음엔 청소년들의 상큼한 로맨스를 느껴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던 부분들이 전체적으로 그 모든 이야기들이 모아지면서 독자들로 하여금 강한 인상을 남기는 후반부는 성장소설이자 행복, 사랑, 가족애를 모두 생각해보게 한 작품이었다.

 

 

특정 나라를 구분 지을 수없는 모든 인간들의 공통적인 성장의 기로에 선 그 때를 회상하며 읽어볼 수 있는 책, 작가의 다음 작품을 기대해 본다.

 

 

줄리언 반스의 사적인 미술 산책

아주사적인미술산책  줄리언 반스의 아주 사적인 미술 산책
줄리언 반스 지음, 공진호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9월

 

 

 

이쯤 되면 전방위 작가라고, 만능 탤런트란 명칭이 어울리지 싶다.

 

 

결코 쉽게 읽히지는 않지만, 그러면서도 책이 출간되면 놓치고 싶지 않은 작가 중의 한 사람, 그의 전매특허라고 할 수 있는 어렵게 느껴지는 문장들의 문맥 속에 숨어있는 글의 힘과 다양한 분야에 걸쳐 한 장르에 속해 있지 않는 다재다능한 그의 필력 앞에선 어쩔 수없이 읽어보고 싶게 만든다.

 

전 출간 작은 요리에 대한 나름대로의 에세이였다면 이번엔 미술분야다.

흔히 미술관 관람을 어렵다고, 예술을 사랑하고 어느 한 분야에 속해 있는 예술인을 사랑해 그 사람의 예술작품을 통해 그가 드러내 놓고자 하는 마음을 느껴보는 시간은 사실 어렵게 느껴진다.

 

단 시간에 알아가는 것도 아니고 꾸준한 자신의 예술에 대한 열정과 집요한 공부와 노력이 있어야 작품을 대할 때 어느 정도 기본기는 갖추었다고 생각하게 되는데,  저자의 이번 작품을 대할 때가 그랬다.

 

이 책은  1989년부터 2013년에 걸쳐 영국의 미술 전문잡지 <현대 화가>를 비롯한 유명 잡지에 실린 에세이를 추려서 출간한 책이라고 한다.

 

특히 이 책에서 가장 두드러진 부분은 저자의 직업의식을 투영하듯 그림을 보고 그 그림이 탄생하기까지 화가는 어떤 배경과 사연을 담았는지 저자의 독특한 시선과 자료 수집에 힘입은 글로 인해  힘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가 아니고 그저 그림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그동안 이런 분야의 책 출간이 되면 그림 속에 담긴 화가의 일생과 당시의 화가들의 색채 유행 흐름이나 지금의 예술의 한 명칭을 상징하는 이름을 얻었던 주류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읽었다면 이 책은  유명인도 나오지만 익히 익숙하지 않은 예술가들의 작품을 저자만의 감성으로 글을 구성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사적인미술1

 

*****

플로베르는 한 예술 형식을 다른 예술 형식으로 설명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며, 명화는 말로 설명할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믿었다. 브라크는 우리가 그림 앞에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아야 이상적인 경지에 도달하리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런 경지에 이르기란 요원한 노릇이다. 우리는 뭐든 설명하고, 의견을 내고, 논쟁하기 좋아하는 구제 불능 언어의 동물이기 때문이다. 그림 앞에 서면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재잘거린다. -P. 16

 

 

 

 

 

훌륭한 예술품들은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그 빛을 발한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당시 유행했던 흐름들을 다른 시대에 비쳐 견준다는 것은 어쩌면 플로베르가 말한 대목처럼 설명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맞는 말인지도 모른다.

그만큼 예술을 다루는 사람들의 감정과 당시의 컨디션, 색채의 선택과 함께 우리가 지금까지 영원한 불멸의 작품이라고 말하는 것들,  모든  예술들이 저자만의 글로 인해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했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사적인미술2

 

 

알수록 더욱 알 수 없다는 한계를 만드는 분야들, 특히 이런 예술 감각의 색채 향연이라고 할 수 있는 미술에 대한 전반적인 해박한 지식을 토대로 나름대로 소설처럼 여겨지며 읽을 수 있는 책, 미술을 다룬 느낌으로 접해보고 싶다면 이 책의 읽어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