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쌍둥이쌍둥이
후지사키 사오리 지음, 이소담 옮김 / 현대문학 / 2019년 11월

한날한시에 같은 엄마 뱃속에서 태어난 아이들을 부르는 말, 쌍둥이-

 

세상에는 실제로 쌍둥이는 아니지만 생각과 행동의 공유를 통해 쌍둥이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

 

 

– 누군가에게 내가 특별한 존재가 되고 싶어 안달이 난 마음을 나는 슬픔이라고 불렀다. 누군가의 특별한 존재가 되고 싶지만 그 누구에게도 특별한 존재가 되지 못하는 비참함을 슬픔이라고 표현했다.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고 싶어서, 누군가에게 소중하게 여겨지고 싶어서 나는 울었다. 그래서 그때, 눈물을 흘릴 만큼 간절하게 바라던 말을 해준 쓰키시마를 나는 똑똑히 기억한다. “네가 있을 곳은 내가 만들 테니까, 울지 마.” (p22-23)

 

어린 시절부터 친구가 없던 나쓰코에겐 한 학년 위 선배인 쓰키시마와 친하다.

친하다고 하는 감정에는 나쓰코가 쓰키시마에 대한 감정이 이성에 대한 좋은 감정으로 느끼지만 쓰키시마는 나쓰코를 자신과 같은 쌍둥이처럼 생각하길 원한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시작한 피아노 외에 유일한 친구인 쓰키시마와의 교류는  자신과 같은 생각을 지녔음을, 같이 서점이나 영화를 보면서 속을 터놓는 친구로 지낸다.

 

나쓰코가 보통의 평범하면서도 성실한 학생이었다면 쓰키시마는 정 반대의 아웃사이더다.

공부는 왜 하는지, 학교는 왜 다녀야 하는지, 중학생 신분으로 머리엔 노랑물들이고 앞날을 걱정하는 부모님의 권유로 인해 학교마저도 그만두고 미국 유학길에 오른 학생이다.

 

미국에서의 적응조차도 원만하지 못해 한 달도 못돼 공황장애와 ADHD의 증세로 인해 다시 일본으로 오게 된 남자 주인공의 행동은 질풍노도의 시기를 잘 드러내는 인물이다.

 

이런 두 주인공들의 밴드 결성을 통해 차츰 스스로의 생각과 행동을 되새겨보면서 이루어지는 이야기 흐름은 읽는 내내 조마조마하면서도 쓰키시마를 대하는 나쓰코의 모습이 안쓰럽기도 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만약 내 주위에 쓰키시마 같은 인물이 있다면 쉽게 사귀지는 못했을 것 같은 인물이라 읽으면서 나쓰코의 행동이 연민의 감정을 느끼게 했다.

 

 

이 책은 일본 음악 뮤지션으로 밴드에서 피아노와 라이브 연출을 담당하면서 곡을 만드는 4인조 밴드 SEKAI NO OWARI의 멤버 Saori의 데뷔 소설이다.

 

첫 데뷔작이 제158회 나오키상 후보에 오른 만큼 화제를 모은 책이라서 그런지 저자의 실제 성장 경험담과 음악에 대한 이야기들이 이 책의 두 주인공들을 통해 잘 드러난다.

 

 

누구나 청소년기를 거치면서 성장하지만 이 둘의 묘한 조합의 이야기는 음악과 밴드 결성, 그 안에서 서로 다른 생각과 감정을 지닌 주인공들의 성장을 통해 잘 그려졌다.

 

밴드 결성의 결과가 어떤 행보를 보였는지는 드러나진 않았지만 읽으면서 두 사람의 미래에 응원을 보내게 되는 책, 저자의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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