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깊은 바다

물이깊은바다

물이 깊은 바다
파비오 제노베시 지음, 최정윤 옮김 / 현대문학 / 2020년 1월

어린 파비오에겐 남들과 다른 가족들이 있다.

할아버지만 열 명, 그것도 모두 결혼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이런 집안에서의 저주가 있으니 바로 마흔 살이 될 때까지 결혼을 하지 못하면 할아버지들처럼 이상한 사람들로 변해버린다는 것이다.

 

하지만 파비오에겐 이런 점들이 아직까지는 불편하지 않다.

열 명의 할아버지들이 하루씩 번갈아가며 자신과 함께 낚시나 다른 기타 놀이를 함께 해주고 살아가는 분위기는 어린 소년의 눈에 비친 점으로는 이상하지 않은 것도 당연할 것일 것이다.

 

그런 파비오가  자신들의 가족 형성이 다른 가족들과 좀 유별나다는 것을 느끼게 된 계기가 학교 입학을 하게 되면서부터다.

 

할아버지 한 명 중 한 사람이 교실에 들어와 닭장에 대한 교육을 가르치지 않는다는 점을 내세워 교실 분위기를 이상하게 만들고, 이를 필두로 파비오가 느끼게 되는 감정은 점차 어린 소년의 앞 날에 어떤 일들이 펼쳐질까 궁금하게 만든다.

 

결정적인 사건은 아버지의 사고가 일어나고부터 가정의 형편이 어렵다는 사실, 할머니와 엄마가 생계를 위해 일을 하는 모습을 보고 그렇게 느낀 파비오가 자신도 돈을 벌기 위해 행동에 나서면서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 나쁜 행동인 줄 알면서도 실행한 안타까운 성장기도 담겨 있다.

 

책은 파비오란 소년의 성장기 소설로써 저자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데, 타인들이 볼 때는 이상하지만 결코 그들의 가정이 타 가정과는 다를 뿐 이상하지 않다는 점을 유쾌하면서도 사랑스러운 감정으로  일으키게 한다.

 

요즘 아이들 같지 않게 10살 넘도록 산타할아버지가 있다는 것을 믿는 아이, 그런 순수함을 바라보고 지켜보는 엄마의 따뜻함, 수영을 할 수 있도록 아들을  바다에 빠뜨리는 아버지의 모습을 통해 인생의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는 시작을 알리는 장면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누구나 처음은 두려움이 있기 마련, 파비오 또한 바다에 뛰어든 순간은 두려움이란 감정이 있었지만 이를 극복하고 둥둥 바다에 자신의 몸을 내맡긴 채 앞으로 더 나아가는 용기에 박수를 보내게 되는 책이다.

 

이탈리아 특유의 가족적인 분위기, 삶에 대한 여유와  가족 간의 소중함을 느끼며 읽어 볼 수 있는 책, 훈훈한 감동을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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