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피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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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레네 플루드 지음, 강선재 옮김 / 푸른숲 / 2020년 7월

북유럽의 문학이 선사하는 또 하나의 심리 스릴러물을 만났다.

 

오슬로에서 건축가인 남편 시구르와 살고 있는 30대 여성 사라는 심리치료사다.

남편의 할아버지가 살던 집을 물려받아 살고 있고 그녀의 직업 상담을 위해 마련한 장소는 그들이 살고 있는 집에서 하고 있다.

 

어느 날 남편 시구르는 친구들과 산장에 간다면 집을 나서게 되고 남편은 그녀의 휴대폰에 ‘헤이, 러브’ 하는 달콤한 메시지와 무사히 도착했다는 말을 남긴다.

 

그런데 얼마 후  남편의 친구로부터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는 전화를 받게 된다.

 

실종인가, 아니면 나만 모르는 제2의 장소로 간 것일까?, 점점 불안에 쌓인 사라 앞에 남편이 총에 맞고 죽은 채 발견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왜 그는 죽은 채, 자신 앞에 나타난 것일까?

그 이후 그녀만 홀로 남겨진 집에 이상한 분위기와 기운을 느끼게 되는데 그 기운이 자신만이  느끼는 착각에 의해 그런  것인지, 실제로 그런 일들이 벌어진 것인지조차 모호한 상황으로 치닫게 된다.

 

심리 스릴러의 특성상 내면의 변화에 중점을 두는 부분들이 많아서일까?

이 소설 또한 평범한 일상의 자질구레한 부분들을 조금씩 깨뜨리고 불안을 조성하고 변화된 모습을 자신의 자각 안에서 이루어진 것은 아닐까에 대한 회의마저 들게 하는  장치를 보인다.

 

밑밥을 여기저기 뿌려놓는 저자의 이런 패턴들은 어떤 큰 일을 통한 변화가 아닌 일상생활에서 무심코 독자들이 넘어가게 만드는 약간의 지루함을 느낄 만큼 큰 변화가 없다.

 

침실 위층 다락방에서 발소리가 들려오고, 남편이 분명 가지고 나갔던 도면 통이 다시 제자리에  걸려 있다거나 열쇠가 없어졌다 다시 나타난 것들까지…

 

저자는 사라가 겪는 심적 고통과 남편이 불륜을 저질렀다는 사실 앞에 배신감과 자신이 마주한 뜻밖의 불륜녀의 만남까지를 롱테이크 연출법을 연상시키듯 천천히 전개한다.

 

부부가 살아가면서 신뢰를 바탕으로 함께 여생을 약속하지만 각자 외도를 통한 두 사람의 관계와 그 이후의 부부관계, 경제적인 생활의 어려움까지 겹치면서 벌어지는 사건은 모든 것이 연결되어 하나의 결정적인 서스펜스 대미의 장식을 마무리한다.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결말의 부분들, 어쩌면 주인공 사라의 심정을 대변해주듯 범인 또한 그러한 결정적인 실행을 옮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되는 책이다.

 

환자의 내면을 끌어내어 치료하는 심리치료사로서 자신이 겪게 되는 혼돈의 몰아침, 신뢰가 깨지면서 무너지는 가정의 몰락과 그런 모습을 지켜본 범인의 행동들이 끈끈한 심리 스릴러의 전형으로 탄생한 작품이다.

 

심리 스릴러 특성상 화끈한 액션은 없지만 한방에 커다란 후련함을 날리는 서스펜스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한여름 소설로써 만족할 만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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