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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화불기 1~2

20200925_173406  [세트] 소녀 화불기 1~2 – 전2권
좡좡 지음, 문현선 옮김 / 북로드 / 2020년 10월

 

 

눈을  떠보니 약령진이란 곳에 구대째 거지노릇을 하고 있던 화구의 손에 떨어져 안긴 소녀, 화구가 지어준 이름은 화불기다.

 

‘불기(不奇)’, 즉 ‘세상 모두가 널 버린다 해도 나는 널 버리지 않는다’는 의미의 이름을 가진 13세 고아 소녀는 화구 아저씨를 따라 거지 노릇을 하며 구걸 인생을 하며 살아가지만 그녀의 정신은 현대의 꽃 파는 소녀다.

 

자신도 모르게 타입 슬림을 통해 과거의 대위국으로 떨어진 그녀, 현재면 어떻고 과거면 어떠랴~ 그저 남에게 이용당하지 않고 나가 원하는 삶을 살면 그만 아닌가? 했던 그녀…

 

그러나 어느 겨울 화구 아저씨는 얼어 죽게 되고 그가 남긴 밥그릇을 가지고 배고픔을 이기지 못한 채 누렁이 아황이 있는 개집으로 들어가 함께 생활한다.

 

어느 날 약령장 임 씨 가문의 노마님이 불기를 받아들이면서 채 밭에서 일하는 종으로 일하게 되는데, 비운보의 소보주 후계자인 운랑이 상처를 입고 임 씨 집에 숨어들다 아황을 죽이게 된다.

 

자신의 가족이라 여긴 아황을 죽인 운랑에 대한 분노는 개구멍을 통해 달아나는 운랑의 복수하겠단 말에 도망치게 되고 불기는 망경 성 막씨 가문의 신동이자 실제 주인인 막 백행 아들 막 약비와 함께 하게 된다.

 

너무도 잘생긴 미남, 한눈에 반할 정도의 그를 본 불기지만 막 약비는 그 나름대로 계획이 있었으니 바로 불기를 데려와 칠 왕야 앞에 놓는 것이다.

 

황제의 친형제인 칠 왕야는 소싯적에 사랑을 나누던 설비를 잊지 못하고 그와 비슷한 여인들만 취해 살아가고 있는 사람, 그러나 마음 한구석엔 여전히 설비가 남긴 아이가 있단 소식을 알게 되면서 불기를 찾기 위해 사방에 그림을 돌린 상태였다.

 

자신의 가문의 위기를 모면할 좋은 기회인 것을 이용하는 막 약비, 그러나 그 또한 현재의 불기와 함께했던 타임슬립을 이용해 부유한 자제로 태어난 사람이었으니 불기를 보면서 알듯모를 듯한 느낌을 받는다.

 

한편 칠 왕야의 적자인 진욱은 자신의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안타까움과 칠 왕야의 사랑의 결실인 불기에 대한 적의의 감정을 품게 되는데, 불기가 막 약비의 집에 머무르는 동안 여러 가지 일들이 벌어진다.

 

중국 최대 서점에서도 베스트셀러로 중국 드라마로도 볼 수 있는 ‘소녀 화불기’가 책으로 출간이 됐다.

 

타임슬립을 이용한 현대에서 고대로 떨어진 소녀와 한 남자, 불기란 이름을 가지면서 대위국의 칠 왕야의 자식으로 인정받게 되는 과정 속에 그녀를 도와주고 그녀가 흠모하는 연의객의 정체, 막씨집안에 대한 복수를 꿈꾸는 명월 산장 류 씨 가문의 류 명월이란 사람의 실체는 무엇인지, 넓고 넓은 중국의 한마당을 보는 듯한 책이었다.

 

음모와 권력의 술수가 난무하고 이를 이용하면서도 역 이용하는 술수들, 서로 흠모하지만 가까이 할 수 없었던 두 남녀의 애타는 마음들은 1.2부를 거쳐 장대하게 펼쳐진다.

 

 

냉혹하고 진중한 진욱의 모습과 자신의 위기 때마다 구해주면서도 몸에 상처를 입은 연의객을 가까이서 볼 수 있었던 화불기의 연민과 애정들은 그녀의 비밀스러운 신분의 과정이 밝혀지면서 더욱 독자들의 가슴을 애타게 만든다.

 

 

“그는 죽음을  눈앞에 둔 나를 구했고, 나를 대신해서 화살까지 맞았죠.

내 심장은 정말 빨리 뛰었어요. 그리고 깨달았죠. 그를 정말로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모른 척할 수밖에 없었던 남자의 마음, 그녀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밝히는 장면은 인상적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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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생각하는 여주인공의 이미지는 로맨스 소설의 전형처럼 여겨지는 여리고 예쁜 미모, 모든 것을 참아내는 순정적인 여인상을 떠올리고 강인한 남자와 사랑을 이뤄내는 패턴을 생각하게 하지만 이 책의 불기는 그렇지 않다.

 

 

작가가 길거리에서 꽃을 팔면서 삶을 연명하는 소녀와 인터뷰하다 떠올린 영감을 화불기란 주인공에게 투영한 듯한 이 캐릭터는 현대에서의 고달팠던 그 생활의 비참함에서 생성된 끈질긴 삶에 대한 애착, 신분을 막론하고 자신의 주장을 밝히는, 어떤 장면에선 어이가 없을 정도의 행동 양식을 보인 인물로 그려진다.

 

 

 

 

 

자신의 신분과 사랑하는 사람과의 인연, 그녀를 사랑하는 다른 남성들의 시선들은 로맨스 장르와 무협이 함께 섞여 읽는 또 다른 즐거움을 준다.

 

 

 

때로는 고대의 실제 생활에 적응한 면을 보이는가 하면 현대에서의 남에게 당하지 않겠다는 정신으로 살아간 모습을 동시에 보인 화불기란 주인공의 성장은 진정한 나의 삶을 이뤄나가는 과정이 즐겁기도 하고 유쾌하기도 하며 달달한 로맨스의 완성을 보인 작품이라 이 계절에 읽기에 좋은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