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별 글 목록: 2020년 12월 25일

채털리 부인의 연인

채표지

털리 부인의 연인 1  펭귄클래식 에디션 레드
데이비드 허버트 로렌스 지음, 최희섭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20년 12월

창작에 대한 시대적인 흐름은 지금도 여전히 많은 의견들을 통해 다루어지곤 한다.

그 당시의 저자가 의도한 대로 대중들이 수긍하는 면이 있는가 하면 전혀 다른 상반된 의견과 비난들 때문에 오히려 작품들 중에서 실제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한 경우도 많다.

외설 작품이란 비난을 받았던 작품들 중에 당연히 떠올리게 되는 것이 바로 ‘채털리 부인의 연인’이란 작품이다.

외설이냐 순수한 창작의 작품으로 볼 것이냐에 대한 것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던 작품이기에 한 번쯤은 읽어봐야 할 작품, 이번에 출간된 펭귄클래식 에디션 레드 시리즈 속에 포함된 이 작품 외에도 사회적으로도 용인이 쉽지 않았던 당대 문학적인 내용들을 엄선해 출간된 시리즈인 만큼 모두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한 고전 작품들이 많이 포함됐다.

그중에서 가장 핫한 책이라고 생각했던 이 작품을 먼저 만나본다.

 

클리퍼드와 결혼한 코니는 조신한 여인 그 자체로 남편이 전쟁의 사고로 하반신 불구가 되어버린 불행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여인이다.

결혼에 대한 의미와 부인으로서 갖추어야 할 지성과 인내심을 갖고 있던 그녀의 생활은 무미건조, 남편으로서 성불구가 되어버린 클리퍼드와의 단조로운 생활은 숲에서 홀로 오두막을 짓고 살고 있는 멜러즈를 만나면서부터 걷잡을 수 없는 감정으로 휩싸인다.

세상의 모든 일에서 벗어나고팠던 남자 멜러즈, 아픈 상처를 지닌 그가 다시는 여인과의 관계를 생각해보고 싶지 않다는 그 결심을 무너뜨리게 한 것은 코니, 바로 자신이 모시고 있는 주인의 아내였다.

서로가 서로에게 끌리면서도 아무런 감정을 드러내 놓지 못했던 두 사람은 그 둘의 감정 확인을 한 순간 바로 격정의  육체를 허락하게 되는데, 이 부분에 대한 저자의 과감한 묘사가 당 시대에서는 보기 드문 표현 때문에 외설이란 지탄을 받게 되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전체적인 흐름에서 이 부분들이 바로 저자가 말하고 싶었던 부분을 대표하는 것이란  생각해본다.

 

채털리표지

 

기계화의 발달(광산에서 들려오는 소리)로 인한 인간들의 노동력의 노예화, 여기에 사회계급이란 신분에 의해 구분되는 제도들 사이에서 인간들만이 갖고 있는 순수한 욕망과 감정의 느낌을 대비시켜 당시 시대적인 모순을 지적해 보고자 했던 것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코니와 멜러즈의 관계는 고립된 오두막이란 곳(기계화로 대표되는 광산과 비교해 볼 때 자연의 장소)에서 결코 둘이 이루어질 수 없는 관계임을 알면서도 그렇기에 더욱 강하게 끌릴 수밖에  없었던 소통의 감정교환들을 보인 장소로 대표된다.

그것이  단지 인간 본성 안에 들어있는 욕망이란 이름으로 솔직하게 표현하는 곳일 뿐 아니라 이미 계급과 사회적인 이목을 모두 벗어버리고 오로지 두 남녀 간의 생생하게 살아있는 느낌을 공유할 수 있는 지상의 단 하나뿐임을 인식하게 한다.

더군다나 코니의 입장에서는 남편과 지내는 집(기계화를 대표)에서  오두막에 살고  있는 멜러즈를 만나러 가면서 점차 자연의 장소로 이동하는 듯한 느낌과 투박하지만 남성이 지닐 수 있는 모습을 지닌 멜러즈를 보면서 더욱 인간미를 알아가는 심리가 잘 드러난다.

그런 반면 자신의 불구가 되어버린 신체와 함께 더 이상 아내의 만족을 충족시킬 수없었던 남편 클리퍼드의 입장에서 보면 두 사람의 불륜에 반하여 점점 기계화로  대변되는 듯한 상반된 모습을 보이는 것과 동시에 자신도 아내에게 해줄 수 있었을 부분들이 무산되는 아픔을 홀로 삭이며 정신적인 삶으로 위안을 삼은 인물이란 생각이 들게 했다.

어떻게 보면  세 사람 중 가장 불행한 사람은 클리퍼드란 인물로 생각될 만큼 연민의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등장인물이다.

따라서 누가 나쁘고 착하다는 한쪽에만 치우진 선과 악을 구별하는 것이 아닌 물질문명과 사회계급의 모순에 반하여 인간 본연의 인간미를 되찾기 위한  장치로 섹스란 것을 통해 가장 본성에 가깝고 친밀한 교류란 점을 두각 시켜 당시대의 비판을 그린 작품이란 생각이 들었다.

시대가 흐르면서 재조명해 달리 바라보는 시각들이 존재하는바,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고 읽은 이 작품은 시대를 앞서갔던 저자의 창작물이란 생각이 들었다.

기계적으로  반복되는 지금의 빠른 시대에  난무하는 성문화와는 다른 차원의 이 작품을 통해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순수한 감정의 시간으로 빠져들어 읽은 책이다.

 

 

크리스마스 캐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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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본 크리스마스 캐럴 – 1843년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디자인  더스토리 초판본 시리즈
찰스 디킨스 지음, 황금진 옮김 / 더스토리 / 2020년 12월

크리스마스~

특정 종교를 믿거나 믿지 않거나 특별한 행사처럼 여겨지기도 하는 날 중에 한 부분이 바로 크리스마스가 아닌가 싶다.

매년 연례행사처럼 방송에서 보여주는 해당된 영화들의 홍수 속에 구두쇠, 서양의 수전노를 대표하는 주인공이라고 한다면 바로 스크루지 영감을 떠올리지 않을까?

바로 이런 점에서, 오늘은 특별한 날이니만큼 바로 받은 책을 그 자리에서 읽어버렸다.

어린 시절의 기억도 떠오르고 힘든 한 해의 마무리처럼 여겨지는 날들이 계속되는 가운데 스크루지 영감이 전해주는 따뜻한 이야기 속으로 풍덩~

1843년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 디자인을 표지로 내세운 빨간색의 컬러감이 눈에 띄게 들어온다.(당시의  엽서도 정말 예쁘다)

크루지표지1

 

셰익스피어와 함께 영국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사람인 찰스 디킨스가 쓴 이 책의 내용은 구두쇠 스크루지 영감이 자신의 친구이자 모든 것을 함께했던 친구 말리의 유령과 함께 하면서 자신의 과거, 현재, 미래를 보게 된다는, 정말 환상적인 이야기로 진행된다.

동양과 달리 서양에서 말하는 과거와 미래에 대한 근거를 주로 과학적인 면을 통해 많이 드러내고 있다는 점을 볼 때 이 책은 동화적인 냄새를 물씬 풍기면서 독자들에게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을 해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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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삶을 중시해도 너무 중시한 나머지 인색한 삶을 살고 있던 스크루지 영감이 변하는 과정은 삶에 있어서 어떤 것을 놓치고 살아왔는지를 깨닫게 되는 감동적인 여운을 남기는 것은 물론이고 지금의 시대에서는 전혀 이상하지 않은 나눔과 베풂의 이야기를 따뜻하게 그려냈다.

 

책 뒤편의 해설자 글을 통해 다른 작품들과는 다르게 이 작품이 서구인들의 인식 속에 크리스마스에 대한 생각 자체를 바꿨다는 사실,  찰스 디킨스가 염두에 두고 생각했던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이 작품을 통해 그려보고자 했다는 것이란 사실도 알게 됐다.

코로나로 인해서 올 한 해는 어렵고도 여전히 힘든 시기를 견뎌나가고 있다.

서로가 서로에게 조금이라도 관심을 기울이고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건네는 온정이 필요한 시기, 이 작품을 통해 다시 한번 크리스마스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