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의 방문객

한낮의 방문객

한낮의 방문객
마에카와 유타카 지음, 이선희 옮김 / 창해 / 2018년 2월

택배 문화가 발달해있는 우리나라의 경우엔 특히 아주 추운 계절이나 요즘처럼 푹푹 찌는 폭염이 있는 계절에 아주 유용하게 이용되는 것 중의 하나다.

 

옛날에는 이웃에 숟가락이 몇 개인지까지 알 정도로 서로가 터놓고 살았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생각조차 하지 못할,  서로 이웃 간의 서먹한 정도는 이제는 당연한 듯이 지내는 시대가 됐다.

 

이 작품은  2011년 <크리피>로 제15회 일본 미스터리 문학대상 신인상을 수상한 마에카와 유타카 교수의 화제작으로 현대인들의 삶을 관찰하고 그 허점을 파고든 스릴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어느 빌라에 28세 여성과 다섯 살짜리 딸이 시신을 발견이 된다.

 

요금 체납으로 인해 수도공급이 끊긴 상태에서 죽었다는 사실이 밝혀진 후 이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취재하기 위해 나선 56세의 저널리스트이자 대학 시간강사인 다지마는 공기관의 처사에 울분을 느낀다.

 

다행히 지식인을 위한 월간지 <시야>에 이 기사를 실릴 원고를 쓰게 되는데, 우연찮게 이웃에 살고 있는 두 자매에게 도움 요청을 받게 된다.

 

정수기 판매를 목적으로 들이닥친 두 사람의 강압적인 말과 행동에 두려움을 느낀 것인데 이 일은 먼 15년 전에 벌어진 살인사건과 연관이 되면서 두 모녀의 아사 사건은 급기야 정수기 판매 사건으로까지 번지게 된다.

 

자신의 문 앞에서 친절하고 정갈한 입성의 바른 자세의 남자들이 수질 검사를 무료로 한 번 해주겠다고 한다면, 그것도 사람의 왕래가 빈번한 출. 퇴근 시간이 아닌 한가한 시간대를 노린 범행이라면 누구라도 당황해하며 당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책의 내용은 끔찍한 살인 사건이 벌어지는 배경 속에 살인 현장의 정황 묘사가 무섭게 다가오고 이런 일들을 서슴지 않게 벌이고 내빼는 진짜 범인의 뻔뻔한 행동과 말들이 법의 체계와 그 안에서 법망을 피할 수 있게  법의 허점을 노린 장면들이 저자의 전공분야답게 잘 표현이 되어 있다.

 

끝을 향해 가고 있는 결말의 뜻하지 않는 또 다른 범인이 밝혀지는 순간은 통쾌하기보단 왠지 씁쓸하고 허망한 인생의 말로를 보는 것 같은 회한을 지니게도 한 작품이다.

 

어떤 사건의 발생 시점에서 나타난 시신의 형태를 통해 살인인지, 자연사인지를 판단하는 검시의 단계에도 여러 절차가 있고 이를 토대로  한 인간의 죽음을 두고 어떤 방향으로 결말을 나타내야 하는지에 대한 상황들이 들어 있어 기타 다른 스릴 장르에서 보인 것보다는 훨씬 체감 있게 다가오게 한다.

 

현대인들의 홀로 살아가는 삶, 그 안에서의 고독과 더불어 이웃과의 교류마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생활 패턴의 부정적인 면을 살인이란 사건을 통해 보인 책이라 인상이 깊게 남는다.

                                                                                                                                

녹색섬광

녹색섬광녹색섬광 – 김은주 미스터리 소설
김은주 지음 / artenoir(아르테누아르) / 2018년 7월

요즘 한국 드라마를 보면 소재의 유행이란 것이 있긴 있나 보다.

특히 지상파는 물론이고 케이블 방송에서도 단골처럼 등장하는 메디컬 소재 드라마는 때론 로맨스적인 면도 들어있지만 거대한 조직 앞에서 힘없는 인간의 진실이 어떻게 다루어지는지에 대한 다각도의 이야기들은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이작품은 한국콘텐츠진흥원 지원 사업 선정작으로 당선된 작품이다.

한국적인 메디컬 스릴러는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까를 궁금하게 한 책, 그런 점에서 앞으로 이런 류의 작품성 소재는 더욱 활발하게 다루어졌음 하는 바람이 든다.

 

이야기는 15살 소녀 수인이 5년 만에 코마 상태에서 깨어나던 날, 같은 동갑내기 소년 고윤이 투신자살하면서 시작이 된다.

 

단순한 자살이라고 결정된 이 사건은 수인이 진실은 그것이 아님을 말함으로써 본격적인 진행으로 이어진다.

 

두 사람 모두 코마 상태에서 빠진 상태였다가 고윤이 먼저 1년 만에 깨어났고 고윤은 자신과 같은 처지로 누워있는 수인에게 자신이 알고 있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려준다.

 

언뜻 보면 코마 상태에서 타인이 하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의학이란 사람의 관점에서 확실히 보이는 면이 있는가 하면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는 부분도 발생하기에 이 부분은 확실히 모르는 나로선 패스~

 

한편 고윤의 죽음의 원인은 수인이 주장하는 것처럼 일반적인 자살이 아님을 짐작하고 있는 간호사 희정과 기타 경찰과는 다른  의문을 갖고 있는 형사 무원까지 합세하면서 이 사건 뒤에 감춰진 진실을 파헤치려고 노력을 한다.

 

하지만 책의 내용은 어떤 확실한 결정적인 쾌감을 선사하진 못했다는 아쉬움을 준다.

 

왜 증거가 있다는 확신이 있었음에도 간호사나 형사는 의지박약처럼 행동에 옮기지 못했을까?

백지장도 만들면 낫다는 속담처럼 이 세 사람이 의기투합하여 보다 적극적인 면모를 드러내는 장면이 과감하게 펼쳐졌다면 한국형 메디컬 스릴러의 새로운 장르를 보인 작품으로써  확실한 느낌이 들었을 텐데 하는 느낌을 갖게 했다.

 

 

흔한 거대한 대학병원의 감춰진 비밀과 거대 알력들의 보이지 않는 힘, 어디에도 하소연할 수 없이 그저 아픈 속만 끓여야만 하는 유족들의 심리들까지를 두루두루 선보인 작품답게 현실성 있는 고발을 드러낸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이 책을 통해 한국의 소설 장르에서도 점차 다양한 소재의 패턴들이 나올 것으로 기대가 된다는 점을 느끼게 했다는 점에서 만일 드라마로도 나오게 된다면 다를 차원의 메디컬 소재를 볼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갖게 한 작품이다.

                                                                                                                                

헬리콥터 하이스트

 

헬리콥터

헬리콥터 하이스트
요나스 본니에르 지음, 이지혜 옮김 / 생각의날개 / 2018년 7월

 

 

 

 

단순 강도가 아닌 확실하게 각인되는 강도사건을 심층 취재해서 소설화한 작품이다.

실제  2009년 9월 23일에 벌어진 강도사건의 실화를 다룬 이 책은 스톡홀름의 한 건물, 그것도 보안 업체이자 현금 수송업체를 겸하고 있는 G4S란 회사의 현금 보관소를 강탈한 사건을 재 구성한다.

 

전혀 다른 국적을 가진 강도들, 그들의 속사정을 알고 보면 평범한 가장도 있고, 뛰어난 전기 수리공도 있으며, 침착하고 철저한 계획을 세우는 인성을 지닌 사람, 이 모든 재정을 담당하는 사람, 결정적으로 헬리콥터를 이용해 조종사까지 구해 이 사건에 뛰어든 사람들이 이야기를 통해 어떻게 사건이 전개되었는지를  흥미진진하게 다뤘다.

 

 

철저한 보안을 자랑하는 회사, 그것도 헬리콥터를 이용해서 돈을 강탈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그들이 모의를 도모하고 설계도와 경찰들을 따돌리기 위해 펼친 행동들은 철저한 시간 계산 아래 이루어진 일사불란한 특공대를 연상시킨다.

 

차단 경보를 해제하는 방법이 아닌 지붕을 뚫고 현금이 보관된 6층까지 가기까지의 시간을 다투는 계산, 그 안에서 다뤄지는 심리적인 압박감들은 비록 나쁜 범인들의 행동이었지만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릴의 맛을 느끼게 한다.

 

더군다나  경찰들의 심리를 이용한 압박작전, 이를 허용한 나머지  이들의 사전 강탈 계획을 알고 있었음에도 허탈하게 당하고 마는 경찰들의 판단력 저하는 오히려 이들의 강도 사건을 더욱 부각하는 도움을 주는 장면이 마치 진짜 영화처럼 느껴지게 만든다.

 

타임지 선정 세계 10대 강도 사건 중 탑으로 꼽히는 사건인 만큼 저자가 이 사건에 관계 된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설정한 작품 속의 장면 장면들은 영화도 이런 영화는 없을 것이란, 그렇지만 실제 이런 사건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서 벌어졌다는 사실이 더욱 믿을 수가 없게 만든다.

 

하지만 결정적인 것은 실제 사건이 정말 그렇다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사람이 갖는 식의 결말이 그들이 그렇게 애쓴 노력(?)을 이렇게 허무하게 끝나버렸나 하는 반전의 맛이 기막히게 다루어 그려졌다는 점이다.

 

 

서스펜스와 재미를 모두 갖춘 실제 이야기의 구성은 제이크 질렌할 주연으로 영화화 제작 확정이라고 한다.

어떤 인물을 맡을지도 궁금해지는 만큼 책 표지에서 진정한 승자가 누구인지 맞춰보는 것도 재밌을 듯 하다.

 

테미스의 검

테미스 검

테미스의 검 와타세 경부 시리즈 1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18년 6월

일본의 추리 소설 중에서 사회파 미스터리 장르는 많은 시사성을 드러낸다.

그중에서 이 저자의 작품은 읽으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저력이 있음을 느낀다.

 

2009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대상 수상 작가, ‘와타세 경부 시리즈’ 1편에 속하는 이 작품은 주인공인 와타세란 인물을  중심으로 사건의 해결을 풀어나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우리는 잘 사용하지 않는 말이지만 일본에서는 사용되고 있는 말이라고 하는 원죄(寃罪:억울하게 뒤집어쓴 죄)에 얽힌 이야기를 다룬 이 책은 법과 그 법에 관련된 모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넓은 저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쇼와 59년(1984년) , 폭우가 내리던 밤, 러브호텔 사이에 낀 부동산 주인인  업체 사장과 그 부인이 살해당한 사건이 발생한다.

 

경찰에서 형사 신분으로 상승한 새내기 와타세는 선임 선배와 함께 사건의 현장을 둘러보고 죽은 사람을 둘러싼 주변인들을 조사, 그 가운데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구스노키를 심문하게 된다.

 

강압적이고도 고압적인 수사 방식과 회유를 거쳐 거짓 자백에 이르게 한 경찰, 그 이후 판사 앞에서 자신의 부당한 대우와 거짓 자백임을 항변하는 구스노키의 항소심은 들어주지 않은 채 법원은 사형 판결을 내린다.

 

그 이후 구치소에서 자살로 마감한 구스노키-

시간이 흘러 5년이 지난 후 우연히 발생한 사건의 현장을 조사하던 와타세는 지난 사건의 패턴과 유사한 점을 발견하고 용의자로부터 5년 전의 사건 또한 자신이 했음을 자백받게 되는데….

 

 

방송이나 영화에서 보이는 여신, 법하면 떠오르게 되는 테미스 여신상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신이다.

한 손에는 검을, 한 손에는 천칭을 들고 있는 모습은 흔히 정의의 여신을 알고 있지만 그 동상이 의미하는 두 개의 상징은 엄격하기만 하다.

 

5년 전 범인이라고 확신을 갖고 있던 사람이 진범이 아닌, 정말 억울한 누명을 쓰고 자살로 몰고 가게 한 그 사건은 와타세에게 자신이 현 위치에서 감당하고 있던 양심의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고 괴로워한다.

 

책은 어떤 사건이 발생했을 때 사건 해결을 빨리 결정지으려는 윗 선의 고압적인 질책과 서로 다른 현경과 경찰 간의 사건 인수의 경쟁심과 우위권 확보, 거기에 더해 범인의 증거조작까지 서슴지 않고 행하는 법의 조직 형태, 그 윗선들의 몇 명의 해고조치를 통한 얼버무리기를 보임으로써 법 체계의 허점을 드러낸다.

 

초반부가 이러한 패턴의 양상을 지닌 사건의 발생을 다루는 가운데 와타세 형사의 양심적인 폭로를 다뤘다면 후반부는 진짜 범인이 누구인지를 밝혀내는 과정을 그린다.

 

생각할 수도 없었던 범인의 정체가 드러나는 일말의 과정 속에는 어느 정도 짐작이 가는 부분들이 있으나 작가의 글을 읽다 보면 권력을 쥐고 있는 자와 그 권력 앞에서 진정한 형량을 바라는 피해자 가족들의 심정, 끝내는 항변의 한마디 말조차도 듣지 않았던 판결을 내리는 과정 속의 각 위치에 속한 인물들의 고뇌가 절절하게 다가온다.

 

–  오른손에는 검을, 왼손에는 천칭을 든 법의 여신 테미스. 검은 힘을 뜻하고 천칭은 선악을 판단하는 정의를 뜻한다. 힘없는 정의는 무력하고, 정의 없는 힘은 폭력이라는 뜻일까-p 107

 

판사의 입장에서 판결을 내리기 전에 다시 한번 고민에 고민을, 인간이 죄를 저지른 인간에게 판단을 한다는 것 자체에 대한 경각심을, 피해자 가족들의 울분은 어디서 보상을 받아야만 하는지에 대한 사회 전반적인 인식을, 그리고 뭣보다 지금 이 순간 판결 한마디로 한 사람의 인생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그 사실 자체 앞에서 던지는 이러한 테미스 검은 모든 사람들에게 일말의 겸손함을 지니게 한다.

 

한 사건을 통해 법 안에서 이루어지는 절차들을 보인 이 작품은 법이 없는 것보다는 그래도  있음으로 인해 보다 나은 사회, 형평성이 고루 배분된 판결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책이란 생각을 하게 한다.

 

와타세 경부 시리즈인 만큼 이번 작품에서는 와타세의 형사가 사건 해결을 통해 자신의 성장 발판을 이루어나가는 이야기도 포함이 된 만큼 다음 시리즈에선 어떤 활약을 보일지 자못 기대되는 작품이다.

 

 

                                                                                                                                

 

거룩한 게으름뱅이의 모험

거룩한게으름배이거룩한 게으름뱅이의 모험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추지나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6월

표지 그 자체로 내용을 확연히 와 닿게 하는 책,

저자의 독특한 책을 통해 또 한 번 재밌는 이야기 속으로 빠져든다.

 

여기 천하에 게으름뱅이가 있으니  교토의 회사원 고와다 라는 사람이다.

평소엔 자신의 회사에 충실한 회사원이지만 주말엔 이끼가 낀 지장보살을 자처하며 칩거에 가까운 생활을 하며 사는 사람이다.

그가 꿈꾸는 삶, 또한 그런 연장선에 있으니 남쪽 섬에서 망고 프라푸치노를 마시며 ‘의미 있는 일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바로 이상향처럼 느껴지는 게으름뱅이의 전형적인 모습을 그리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저런 사람도 있기 마련, 즉 교토의 명물 혹은 괴인 ‘폼포코(너구리) 가면을 쓴 인물이다.

그가 행하는 행동들은 타인들에게 칭찬을 받는다.

그의 정확한 생업은 정해져 있는 듯 하지만 확실히 알려진 것은 없고, 그저 거리를 누비며 미아 구해주기, 행패를 부리는 취객들 제압하기 등을 통해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그런 그가 고와다에게 자신의 뒤를 이어 줄 것을 제안하는데,,

 

등장하는 인물들 하나하나가 똑 부러지는 성격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없는 듯, 하지만 이런 조합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진행하는 구성은 저자만의 색깔을 드러내기에 부담 없 이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게으름뱅이라면 고와다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탐정 우라모토, 그를 보좌하는 주말 아르바이트생 다마가와의 행동은 탐정이라고 하기에는 왠지 약간 부족한 어설픈 모습의 인물들이다.

 

여기에 고와다의 직장 선배인 온다와 그의 애인 모모키, 상사인 고토 소장, 알파카와 판박이 모습을 한 거대 조직의 수령까지, 저자가 그리는 인물들의 활동들은 고와다와 폼포코의 우연한 만남으로 인해 한여름밤의 대모험을 펼치는 과정까지 이어진다.

 

전작도 그렇지만 교토를 중심으로 그려나간 이야기는 일본답다는 느낌을 받게 한다.

 

책을 읽다 보면 교토의 곳곳을 탐방하고도 싶게 만드는, 게으름뱅이의 대표자 격인 주인공의 활약을 통해 익살스럽고 재치 있는 한편의 만화를 보는 듯한 기분도 들게 한 책이다.

 

세게여행 플랜북

세계여행플랜표지

세계여행 플랜북 – 한 권으로 완성하는 나만의 세계여행
김동국 외 지음 / 미호 / 2018년 6월

해외여행 자유화가 시작됐을 즈음엔 패키지가 대세였다.

지금도 나 같은 사람들을 위해 패키지는 아주 유용한 여행 프로지만(^^) , 패키지란 것이 나의 마음대로 어느 장소가 마음에 들어 한없이 머무르며 바라보기엔 시간 상의 제약이 정말 많다는 점이 단점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제는 서양 사람들처럼 자신만의 계획으로 알찬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특정 테마를 정해 그곳만 보러 다닌다는 여행, 가족들만을 위한 여행, 동호회 모임들이 만나서 가는 여행,,,,

 

이 책은 이 모든 것을 행하기 위한 첫걸음의 책이라고 할 수 있다.

5인방의 다양한 경험을 통해 전수받을 수 있는 여행 정보가 정말 쏠쏠하다.

 

책을 펼치자마자 어쩔 수없이 패키지만을 통해 다녀본 여행지를 우선 둘러보게 됐는데, 아~ 역시나 미처 보지 못한 장소가 어찌나 많은지, 다시금 달려가 보고 싶게 한다.

 

자신들만의 독자적인 여행 방식으로 세계여행을 다녀온 고수들답게 그들이 전해주는 여행의 첫걸음부터 해외에 나가서 겪게 되는 돌발상황에 대한 대처들이 잘 적혀있다.

 

첫 1장에서는 발걸음을 떼기 위한 전반적인 그림들이다.

특히 대륙간 이동시 중요한 루트 부분은 알게 모르게 동선에 대한 생각과 이를 실천하기 위한 개념이 들어 있어 어떤 목적지를 생각하고 여행할 때 아주 중요한 부분이란 생각이 들게 한다.

 

 

여행 카페를 보더라도 이런 문의사항이 많은 것을 보면 나에게 맞는 대륙 이동에 대한 견적은 필수란 생각이다.

 

 

또한 장소 선정, 특히 볼거리 많은 도시 선정의 경우 어떻게 하면 효율적이고도 다양한 볼거리를 볼 수 있는지에 대한 소개는 스쳐 지나갈 수 있는 부분을 잘 잡아주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2장에는 5인의 여행 마스터가 직접 경험하고 다녀온 곳을 통해 여행 지역의 기본 정보와 추천 관광포인트, 실전 팁까지 계획의 1단계로써 알찬 정보로 가득하다.

 

여행예시

 

 

3장에서는 숙소 예약이나 환전, 카드사고에 대한 대비나 대처 요령, 짐 꾸리기에 대한 노하우, 갖고 가야 할 필수품 정보, 해외송금까지….

 

여행팁

 

정말 꼭 필요한 정보의 집약체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이 책은 여행을 계획하는  독자, 특히 초보 개별 여행자라면 아주 유용할 책이란 생각이 든다.

 

모 CF에서 한때 열심히 일한 자 , 떠나라~라고 하는 문구가 유행했던 것처럼, 철저한 준비를 하고 여행을 시작한다면 여행의 시작은 벌써 반이나 준비된 것, 자, 이제 정말 떠나볼까? 하는 유혹을 뿌리칠 수 없는 책이다.

                                                                                                                                

 

 

다라야의 지하 비밀 도서관

다라야다라야의 지하 비밀 도서관 – 시리아 내전에서 총 대신 책을 들었던 젊은 저항자들의 감동 실화
델핀 미누이 지음, 임영신 옮김 / 더숲 / 2018년 6월

전쟁, 혹은 내전을 통해서 일반인들이 겪는 고통은 상상을 초월한다.

특히 권력자에 의해 무소불위식의 온갖 만행으로 일상에서 누릴 수 있는 평범한 모든 것을 빼앗긴 사람들의 삶이란 상상의 범위를 넘어서기 마련-

 

이 책은 시리아의 내전 속에서 자신들만의 고유한 정신과 이를 지탱하기 위해 저항해온 실화를 다룬 책이다.

 

아랍권의 여러 나라들의 다양성, 복합적이고도 전통적인 가치 위에서 그들 나름대로의 나라를 지탱하기 위해 애를 쓰는 과정에서 발생한 내전은 비단 방송에서 이웃의 이야기처럼 접하고는 있었지만 실재 이들이 겪었던 이야기를 다룬 책은 처음이라 많은 아픔을 느끼게 한다.

 

저자인 저자 델핀 미누이는 20여 년간 이슬람 지역에서 발생한 사회적 이슈를 취해한 프랑스 출신의 저널리스트이자 분쟁 지역 전문가다.

 

2015년 10월 15일 이스탄불에서 페북으로 접한 한 편의 사진을 통해 시리아 내에서도 정부에 강경한 대응으로 유명한 다라야 지역의 젊은이를 알게 된다.

 

특히 세 젊은이들의 모습은 원활하지 못한 인터넷의 연결로 인해 책 속의 내용은 이어지는 형상이 아닌 툭툭 끊기는 모습 속에 초조와 염려, 그들이 역경 속에서 가지는 낙관적인 농담들을 모두 듣는다.

 

정부의 무차별 폭격 속에서 발견한 책들, 그 책들을 하나씩 모으고 정리하면서 다라야의 주민들은 독재의 포탄에도 불구하고 그들만의 도서관을 만든다.

 

도서관의 모습들, 뿌연 영상 속에 책을 빌리고 같이 토론하고 읽는 모습, 언뜻 보면 이런 불안한 정세에 어떻게 저런 행동들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지만 정작 그들에게 책이 주는 위안은 실로 대단한 긍정과 힘을 합하는 구심력이 된다.

 

흔하게 널려져 있는 책들, 누구는 책을 좋아해서 책만 읽고 살고 싶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전혀 책과 무관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세 젊은이들은 내전이 없었다면 무사히 자신의 전공을 찾아 적성에 맞는 직업을 갖고 평범한 가장의 무게를 짊어졌을 시간이 정부의 잘못된 행동과 정책에 반하는 반기를 들게 되고 이는 곧 책을 통해서 그들이  이 모든 것을 견뎌 내어야만 한다는 결심을 굳히게 만든다.

 

– 이 젊은이들은 밤낮으로 죽음을 마주했다. 이들 중 대부분은 모든 것을 잃었다. 거처를 잃었고 친구, 부모님까지. 이 같은 대혼란 속에서 이들은, 마치 사람들이 목숨에 매달리듯, 책에 매달렸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한 희망으로, 문화에 갈증을 느끼는 그들은 민주주적 이상을 실현하도록 하는 숨은 장본인이었다.-p 27

 

책을 통한 구원, 안정, 연대감, 그 숱한 독가스를 살포하며 기근을 조장한 정부의 몰이식 접근방식은 서방 세계에 자신들의 처지를 호소하는 과정에서 자국의 이익에 따른 결단에 따라 외면을 당한다.

 

그들에게 남은 마지막 희망, 그것은 책을 통해 알아가는 일말의 긍정이었고 책은 그런 점에서 이들에게 그 어떤 것보다도 더한 강한 힘을 부여한다.

 

 

-책은 지배하지 않습니다. 책은 무언가를 선사해주죠. 책은 거세하지 않습니다. 책은 성숙하게 합니다. -p 37

 

책을 읽다 보면 책을 읽을 수 있다는 환경에 무한한 감사를 느끼게 된다.

그들은 그런 책들 가운데서 레미제라블, 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들…

익히 알고 있는 책들의 내용을 통해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인다.

 

2016년 8월 평화협상 마저 무시당한 채, 강제이주를 당한 다라야 사람들, 집이 많은 곳이란 의미의 다라야는 그렇게 서방세계, 자국 내의 아사드 정권에 의해 무참히 짓밟힌다.

 

– 전쟁은 역 효과를 낳았어요. 사람들을 변하게 하고 감정과 슬픔, 두려움을 죽였어요. 전쟁하고 있을 때 사람들은 세상을 다르게 바라봅니다. 독서는 이러한 기분 대신 살아갈 힘을 줍니다. 우리가 책을 읽는 것은 무엇보다 인간성을 유지하려는 것이에요.- p 73

 

 

 

책에 대한 열정을 통해 그들만의 평화를 꿈꿨던 다라야 사람들,

이 책은 저자가 그들을 잊지 않기 위해 쓴 것이다 란 말이 심금을 울린다.

 

철저한 계획에 따른 강제 주거지역으로 쫓겨 새로운 삶에 적응하면서 또 다른 다라야를 꿈꾸는 젊은이들에 바치는 책, 비록 이 책이 다라야 도서관에 비치되지는 못했지만 글이 칼보다 더 강하다는 사실, 내전이란 참혹함 속에서도 인간성을 잃지 않으려 했던 다라야 주민들에게 바치는 글이기도 하다.

 

 

도둑의 도시 가이드

도둑의 도시가이드도둑의 도시 가이드
제프 마노 지음, 김주양 옮김 / 열림원 / 2018년 6월

제목부터가 눈길을 끈다.

사람들은 어떤 것을 바라볼 때 자신도 모르게  무의식 적으로, 또는 뚜렷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바라볼 때 눈에 확연히 들어오는 그 부분만을 주시하는 경향이 있다.

 

복잡한 도시 속에 우뚝 솟은 빌딩 숲이라고 대변되는 대도시의 모습들, 우리들은 흔히 대형 건물이 들어설 때마다 마천루에 가까운 건축 공법이나 나날이 발전하는 기술력, 환경에 서로 호응할 수 있는 점들을 주로 생각하고 건축을 바라보게 되지만, 이 책은 그런 시선에서 조금은 비껴간, 특별하다고 할 수 있다.

 

바로 도둑들이 바라보는 도시의 모습이다.

첫 페이지에 등장하는  도둑 ‘레슬리’의 이야기는 그래서 흥미를 유발한다.

 

천직이 도둑이 아닌 어엿한 건축을 전공한 그는 부를 이루기 위한 발걸음으로 도시의 건축 속에 감춰진 허점을 노리고 도둑으로 전업(?)한 케이스다.

 

흔히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타깃을 삼은 건물에 들어가기 위한 첫걸음인  세세한 건축 도면을 살피는 영상들은 바로 레슬리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획기적인 그의 행동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이처럼 아무리 뛰어난 건축공법을 앞세운 건물이라고 해도 방패와 창처럼 그 누군가의 눈에는 반드시 허점이 보인다는 점, 쫓고 쫓기는 자들의 두뇌 싸움, 전문가들조차 혀를 내두를 정도의 건축법규를 공부한 도둑들의 행동은 추리소설을 연상시킨다.

 

사이버 테러와의 전쟁에서 필요한 인재를 채용할 때 전직 해커 출신들을 기용한 사례가 있는 것처럼 이 책에서도 전직은 범죄자였으나 지금은 이들을 오히려 잡는 일에 투신한 보완 관련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은 어쩌면 서로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세계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특히 경찰이 도둑을 잡기 위해 유인하거나 포획하려는 목적으로 ‘포획 주택’이란 가짜 집을 운영한다는 사실은 정말 흥미 그 이상의 호기심을 자아냈다.

 

이처럼 저자는 건축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장. 단점을 통해서 같은 것을 바라보되, 서로 다른 목적하에서 어떻게 달리 다루어지는를 도둑의 시선으로 가이드를 잡았다는 점에서 건축의 묘미를 다르게 바라보게 한다.

 

고대부터 시작된 건축 침입의 역사와  현재의 첨단 시설을 갖춘 건축임에도 여전히 침투를 당하는 역사를 보인 이 책은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다고 생각되던 모습들이 실제 우리들 곁에서 지금도 행해지고 진행되고도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 준 책이기도 하다.

 

안전하다고 생각되던 건축물, 글쎄 이 책을 읽게 된다면  전문가는 아닐지라도 눈여겨보게 될지도…

 

건축에 관심이 있거나 공부를 하고 있는 독자들이라면 더한층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랑야방2,,,풍기장림

 

랑야방[세트] 랑야방 : 풍기장림 1~2 세트 랑야방
하이옌 지음, 전정은 옮김 / 마시멜로 / 2018년 6월

중국 드라마는 그다지 즐겨보지 않는데, 이 랑야방이라는 원작을 토대로 방영된 드라마는 재미를 느끼며 시청을 했었다.

 

랑야방이라는 곳에서 여러 가지 인물들의 층층이 쌓인 이야기의 복선이 너무도 재미있었기에 이번에 그 후속작으로 나온 이번 시리즈 또한 기대감이 컸다.

 

먼저 드라마를 봤고 책을 접했기에 비교해 보는 느낌도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만큼, 저자의 상상력에 대한 한계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궁금하기까지 하다.

 

랑야방 2는 전작에서 약 50년이 지난 후인 임수와 정왕의 후손들이 등장하는 것으로부터 시작이 된다.

알다시피 이런 류의 이야기들에는 항상 상대가 너무 잘 나가면 질투와 그 힘의 우위에 있어 우려를 드러낸 나머지 권력의 암투가 치열하게 그려지기 마련이다.

 

여기에서 또한 마찬가지다.

평화롭게 유지되던 시기에 장림왕부의 세력이 점점 세지면서 이를 밀어내려는 세력들로 인해 소평정과 그의 형, 형수, 그리고 임해란 여인의 등장까지…

 

이야기는 어느 한 템포를 늦출 수가 없을 정도로의 긴박감과 함께 주로 남성들이 좋아할 만한 소재의 이야기로 제격인 셈이다.

 

정치와 권력, 그 가운데 알듯 모를 듯 이어지다가도 툭툭 끊어지는 로맨스는 조금은 아쉬움을 남긴다.

하지만 이런 류는  무협소설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한때는 우리나라에서 유행처럼 번졌던 홍콩영화의 무술 이야기도 상상이 되는, 그런 이야기들의 복선들은 여전히 흥미진진함을 유지하면서 그렸다는 점이 중국 소설의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해준다.

 

이런 정치풍의 테마 소설이 자칫 지루하게 끝날 수도 있었겠지만 랑야방의 후속작은 그런 우려를 말끔히 지워낼 수 있을 만큼 차기의 주인공 찾기란 묘미가 들어 있어 더욱 재미를 부추긴다.

 

딱딱할 수도 있는 부류의 이야기를 촘촘히 복수와 이를 지키려는 자들, 그런 가운데 서서히 성장해가는 소평정의 차후 이야기는 언제 다시 만나볼 수 있을지, 다음 3.4권이 기다려진다.

 

거북이는 언제나 거기에 있어

거북이표지거북이는 언제나 거기에 있어
존 그린 지음, 노진선 옮김 / 북폴리오 / 2018년 6월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로 영화와 원작으로 많은 독자들의 심성을 울린 저자의 신작이다.

 

전작도 그렇지만 이번 작품 또한 청소년기에 겪을 수 있은 여러 고민들을 통해 한층 성숙된 인생의 방향을 그려보는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인디애나폴리스에 사는 16살 소녀 에이자-

그녀는 극도의 불안감과 강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여학생이다.

스스로도 자신의 이런 힘겨운 하루를 견뎌내기가 버거운 상태, 이런 불안장애는 정신장애의 일종으로써 자신의 몸속에 세균이 침투해서 자신의 몸속 세균들을 죽여 서서히 죽어가는 병이라는 생각, 좋아하는 남학생과의 키스조차도 세균이 자리 잡고 있어 쉽게 응하지 못하는 그런 불안한 소녀다.

 

이런 그녀가 겪는 고충의 이야기는 어릴 적 친구인 데이비드의 아버지가 실종이 되면서 그 사건의 해결을 찾는 과정과 이런 과정 속에서 우정과 사랑을 찾아가는 성장의 스토리가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특히 이 소설은 저자가 주인공을 빌려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그녀가 겪는 심리 묘사들은 탁월하게 표현되기에 이 소설을 통해서 저자와 주인공만이 겪는 병이 아닌 현대의 모든 사람들이 각자 겪고 있는 불안과 강박을 대표적으로 드러낸 소설이 아닌가 싶었다.

 

보통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하루가 에이자에겐 정말 힘겨운 도전에 해당된다는 사실, 그런 불안 속에서 사건의 해결을 이루고 우정과 사랑을 통해 한 걸음씩 새롭게 도전해나가는 모습이 전작과 마찬가지로 뭉클함을 전해준다.

 

겉으로 보기엔 다 자란 성인이지만 그 내면의 마음속에는 이러한 어린 심성들을 하나쯤은 갖고 살아가는 현대인들, 곧 우리들에게 에이자의 말과 행동을 통해 작은 위안을 받을 수 있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