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날 망신記
결혼후나의첫생일. 남편은,아직주위환경에어리벙벙한나에게 폼잡고싶었을게다. 6665thAve.RockefellerCenter 라운지에있는고급식당에간다고했다. 둘이서모양좀내고룰루랄라식당으로... 고풍스런분위기의식당에서저녁식사맛나게 먹었으니기분이그이상더좋을수없었다. 그날무얼먹었는지는,다음사건이 너무강렬하고황당사건이라 생각나지않는다. 계산서가왔다.남편이카드로계산하라고 눈짓하길래아무생각없이핸드백을여는순간 으악,핸드백빈탕... 즉시남편에게카드내놓으라고하니 주머니에손들어가자얼굴이하얘졌다 그주머니도빈탕.두번째으악. 이걸어쩌나.먹은음식이거꾸로설려고한다. 서로믿고빈핸드백,빈주머니로나온거지. Counter에간남편의설명이길어지고있었고 manager가나오고나는저만치도망가서있고. 무어라설명했는지모르겠다.그때는'너,죽어' 해도영어를못알아듣던형편이었으니까. 아무튼상황설명에정상참작이되었거나 그다지불량스럽지않게생긴동양인부부를 믿었는지주소와전화번호남겨놓고가라고 하더란다.고마운일이다. 생일이고뭐고참담한기분으로식당문을나섰다. 체면이말이아니었다. 망신,또망신이다.부부합작망신. 집에가는동안나한테눈을하얗게흘겼지만 그게어찌나만의잘못이었던가. 이렇게나는생일밥을외상으로먹었다.엄연한외상이다. 물론그다음날당장외상값갚었다. 얼마나혼이났는지오랜세월이지났건만 그날입었던옷,핸드백,구두,머리모양 남편의양복과넥타이까지모두생생하다. 지금도6665thAve.빌딩지날때마다 그일을떠올린다. 잊고싶은사건이지만,잊을수없다. 그속에는새내기각시가RoseGarden을꿈꾸던 시절이들어있으므로... 어찌아름다운것만추억으로삼을수있겠는가. 추억은모두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