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어머니 데리고 카네기홀 가는 앤디
어머니그레이스와아들앤디는우리와ㄱ자로마주보는이웃이다. 30여년전우리가이사왔을때그레이스는Barnard여대화학교수였고 아들앤디는쥴리아드음대학무과에서일하며어머니와함께사는독신 이었는데50세후반인여지껏독신이다.
Grace는학기가끝나면온가족(가족이래야아들과고양이이렇게3식구)이 NewHampshire에있는Summerhome으로떠나개강에맞추어9월에돌아온다. 그동안빈아파트의화초에물주기와우편물pickup은내가도와주곤했다.
온화하고조용한성품의Grace의아파트에서는늘Classic움악이흘러나왔고 특히오페라를좋아해정기공연를해마다관람해왔다.언제인가그녀의서류 정리를도와주던중1950년부터모아두었던오페라Playbill을보고깜짝 놀랬던일이있었다.그만큼음악애호가인Grace가Andy과함께음악회가는 모습은아파트에서자주보는일이다.
저녁때마다Grace가굽는구수한빵굽는냄새에퇴근길시장한나는코를 벌름거렸고그밖에도그집에서는늘맛있는냄새가났다.반대로Grace는 우리집에서나는음식냄새가좋다며무엇을요리하느냐고묻곤했는데 아마불고기굽는냄새가아니었을까생각한다.남편은빵하고불고기와 바꾸어먹으면어떨까라는말까지했었다.
Grace가은퇴후10년쯤되던어느날,대화도중말이자주막히는것을발견했다. 점점심해지더니요즘은'음,음'거리기만한다.치매의초기증상이라고앤디가 설명해준다.아직까지는나를만나면반색하며안아주지만언젠가는못알아 보는날도있으리라.
앤디가직장에있는낮에는Caretaker(사회복지제도의한plan)가Grace를돌본다. 주말에는Andy는어머니를데리고카네기홀정기연주음악회에간다.늘하던대로 음악회에가면좋아하니까그녀가움직일수있고정신이맑아있는동안은비록 걸음걸이가아기같이느려졌지만그들의카네기홀행은계속될것이다.언제까지 계속될지는아무도모르는일이지만.
Grace아파트에서나직히들리던음악소리멈춘지도꽤되었고늘복도로뛰쳐나와 '에옹,에옹'하던늙은고양이리오넬의쉰목소리도들리지않는다. 점점조용해지는Grace아파트다.서글퍼진다.
오늘도나이들은아들털보Andy는등이활처럼휜어머니뒤를천천히따라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