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대궐 차린 우리 동네

꽃을 보려면

– 정 호승 –

꽃씨속에 숨어 있는 꽃을 보려면

고요히 눈이 녹기를 기다려라

꽃씨속에 숨어 있는 잎을 보려면

흙의 가슴이 따뜻해 지기를 기다려라

꽃씨속에 숨어 있는 어머니를 만나려면

들에 나가 먼저 봄이 되어라

꽃씨속에 숨어 있는 꽃을 보려면

평생 버리지 않았던 칼을 버려라

건영꽃1.JPG

한 열흘만에 처음으로 동네를 한바퀴 돌아봤드니 어느새 꽃대궐이 차려져 있다.

찬란한 봄

기다리던 꽃들이 여기저기에 많이도 피어나고 있다.

건영꽃2.JPG

건영꽃3.JPG

건영꽃4.JPG

길에는 팬지도 심어져 있고…

건영꽃5.JPG

목련이 탐스럽게 피어 있다.

건영꽃6.JPG

건영꽃7.jpg

목련꽃 그늘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지를 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 멀리 떠나 와 이름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돌아 온 4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둔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어린 무지개 계절아

목련꽃 그늘아래서 긴 사연의 편질 쓰노라

클로버 피는 언덕에서 휘파람을 부노라

아 멀리 떠나 와 깊은 산골 나무 아래서 별을 보노라

돌아온 4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둔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어린 무지개 계절아

— 박목월 선생님은 4월에 목련을 노래했는데 계절이 많이 빨라졌나 보다. 3월에

목련이 만개하는것을 보면–

건영꽃8.JPG

건영꽃9.jpg

동백도 탐스럽게 피고

건영꽃10.JPG

담 밖은 개나리로 뒤덮혀 버렸다.

건영꽃11.JPG

건영꽃12.JPG

나리 나리 개나리 입에 따다 물고서

병아리 떼 뿅뿅뿅 봄나들이 갑니다…. 동요라도 불러보고 싶다.

건영꽃13.JPG

건영꽃14.jpg

건영꽃15.JPG

건영꽃16.JPG

쑥도 꽤 자랐다.

건영꽃17.JPG

산수유는 이미 지기 시작하고….

건영꽃18.JPG

건영꽃19.JPG

건영꽃20.JPG

수선화도 활짝 피어서 반긴다.

건영꽃21.JPG

걷기가 힘들어 병원을 자동차로만 다니다가 오늘 비로소 걸어서

가면서 본 꽃들.

불과 한 열흘밖에 안되었는데 계절은 봄이 무르익어 있다.

첫 걸음마를 한 어린아이를 보는 부모의 기쁨이 이럴테지….

처음으로 걸어서 치료하러 가면서 세상을 다 얻은듯한 기분을 느낀다.

아쉽게 준우승에 머문 야구에도 속상해 하지 말자.

^^ – 격려와 염려를 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 드립니다. ^^

44 Comments

  1. 이경남

    2009년 3월 24일 at 7:35 오후

    봄을 알리는 개나리 꽃이 피었군요.
    산에 가면 진달래 꽃도 피었겠지요.   

  2. 미뉴엣..♡

    2009년 3월 24일 at 8:40 오후

    언제 들어도
    가슴 설레는
    4월의 낭만..ㅎ

    "목련 – 꽃
    그늘 아래
    ‘베르텔’의
    시를 읽노라.."

    특히 박목월 &
    김순애 명 가곡
    「사월의 노래」
    영원한 명작이죠..*

       

  3. 흙둔지

    2009년 3월 24일 at 8:53 오후

    이젠 서울도 봄이 무르익어 가나 봅니다.
    양지바른 곳은 벌써 목련도 만개를 했더군요.
    빨리 쾌차하셔서 봄나들이 하시기를…

    칼을 버리기 전에 가슴속에 꽃이 먼저 피어야
    올바른 순서일지도 모르지요… ^_^
       

  4. moon뭉치

    2009년 3월 24일 at 9:53 오후

    꽃샘추위가 바람과 함께 몸속으로 파고드네요.
    오늘도 건강 유의하시고
    즐거운 한 날 되세요    

  5. 不如歸

    2009년 3월 24일 at 9:57 오후

    우선
    걸어서 토원 치료를 하신다니
    반가운 일입니다.
    *
    요즈음은
    산과 들 보다는
    도심의 빌딩 속에서 봄이 더 일찍 찾아온다는
    느낌 입니다.
    아마도 도심속의 기온이
    따뜻해서이겠죠?

    시샘하듯 봄바람이 차갑군요.
    감기 조심하세요.   

  6. 운정

    2009년 3월 24일 at 10:23 오후

    정말 다행이도 걸을 정도가 되신걸 보니,,,반갑네요.
    몸이 불편하면 집안일도, 외출도 ,,,

    이젠 천천히 움직이고, 절대 무리하지 마세요.
    예전의 무리한 움직임은 ,,,, 아니 되옵니다.   

  7. 玄一

    2009년 3월 24일 at 10:40 오후

    불편하시지만
    직접 걸어가시는 동네
    길가에 백목련이며, 동백 등 벌써 피어잇는 모습들 보니,
    기분이 좋으셔서… 시도 함께 올려 주셔서 즐기고 갑니다 …봄은 봅입니다
    좋은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8. 방글방글

    2009년 3월 24일 at 10:47 오후

    친절하게 알려 주시는
    왕언님의 꽃소식을 잘 읽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제일 반갑고 기쁜 뉴스를
    전해 주셔서 오늘 아침이 참으로 고맙습니다~
    왕언니님의 빠른 차도가 제일 기쁜 소식이거든요.
    얼른 얼른 완쾌하셔서 무수리들을(?) 거느리시고
    울산이나 대구나 어디라도 내려 오셔요~~

    차차 나아가실때 무리하지 마시고
    ‘한박자 느리게’ 지내겠다고 하신 약속 잊지 마셔요 ^*^ ^*^
       

  9. 왕비마마

    2009년 3월 24일 at 11:08 오후

    꽃 많은 동네에 사시는군요.
    만나는 꽃들이 다양하고 참 이쁩니다.
    개나리의 노란길이 너무… 좋아요~   

  10. 솜사탕

    2009년 3월 24일 at 11:09 오후

    통원치료를 하신다니
    많이 쾌차하신듯합니다.
    절대로 무리는 마시고 한박자 늦게
    절대로 일등은 삼가하십시오.ㅎ

    대문만 나가면
    봄이왔음을 피부로 느낍니다.
    이곳 저곳 꽃들이 자태를 뽐내며 있구요.

    형님 ,
    건강하십시오.   

  11. 데레사

    2009년 3월 24일 at 11:45 오후

    이경남님.
    아마 산에는 진달래도 피었을 겁니다.
    동네에서는 진달래가 안 보이지만요. 봄이 어느새 이렇게
    가까히 와 있네요.   

  12. 데레사

    2009년 3월 24일 at 11:46 오후

    미뉴엣님.
    4 월의 노래는 우리 모두가 좋아하죠.
    특히 여학교때 많이 불렀던 노래…..

    오늘 날씨도 쾌청이네요.   

  13. 데레사

    2009년 3월 24일 at 11:47 오후

    흙둔지님.
    좀 있으면 여의도에 벚꽃이 만발하겠지요.
    요새는 근처에서도 꽃이 많아 굳이 멀리 안가도 봄구경은
    실컷 하네요.
    고맙습니다.   

  14. 데레사

    2009년 3월 24일 at 11:47 오후

    뭉치님.
    고마워요.
    오늘도 즐겁게 보내겠습니다아아 ~~   

  15. 데레사

    2009년 3월 24일 at 11:48 오후

    불여귀님.
    처음으로 어제 걸어서 병원엘 갔어요.
    한두번 쉬기는 했지만 걸을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16. 데레사

    2009년 3월 24일 at 11:49 오후

    운정님.
    알겠나이다.
    그저 천천히 쉬면서 하겠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들을 많이 부려먹게 되네요. ㅋㅋ   

  17. 데레사

    2009년 3월 24일 at 11:49 오후

    현일님.
    몸이 조금씩 좋아지니 기분이 너무 좋네요.
    건강의 소중함을 새삼 느낍니다.   

  18. 데레사

    2009년 3월 24일 at 11:50 오후

    방글이님.
    울산에 가고싶다.
    방어진 바다도 보고싶고 무엇보다 방글이도 보고 싶고…..   

  19. 데레사

    2009년 3월 24일 at 11:51 오후

    왕비마마님.
    평촌은 계획도시라 조경이 이렇게 아름다워요.
    꽃들이 많아서 걷기에 즐거워요.   

  20. 데레사

    2009년 3월 24일 at 11:51 오후

    솜사탕님.
    고마워요.
    정말 대문만 나서면 이제는 여기도 저기도 꽃대궐이네요.
    조심하면서 살겠습니다.   

  21. 아지아

    2009년 3월 25일 at 12:40 오전

    드디어 데레사님 걸음마!!!!
    와 야구 준우승 보다 더 큰 뉴스
    한달 후면 걸어서 춘천 막국수 집까지 달리기요

    나는 언제 들에 나가 봄이 될는지 모르겠습니다

    너무 자랑 마쇼, 나도 드디어 한국 개나리 보러 갑니다
       

  22. 데레사

    2009년 3월 25일 at 12:44 오전

    아지아님.
    개나리 보러 한국 오신다고요?
    5월 5일 안에 오이소. 내가 그때는 크로아티아로 두어달 떠날
    예정이니까요.

    오실때쯤 주소 전번 알려드릴께요.    

  23. 맑은눈

    2009년 3월 25일 at 12:57 오전

    데레사님!
    조금 수월해지신듯 하니 다행이지만… 암튼 조심 또 조심 하십시요.

    저희는 조금 더 북쪽이라서 그런지 아직 꽃이 제대로 피지는 않았어요 ^^   

  24. 시원 김옥남

    2009년 3월 25일 at 1:00 오전

    봉오리 맺힌 목련이 어여쁘군요.

    데레사님, 많이 좋아지셨다니 다행중 다행입니다.

       

  25. 산책

    2009년 3월 25일 at 1:20 오전

    이젠 완연한 봄이로군요.
    늘 앞서 계절을 열어주심에 눈맛이 참 좋습니다.
    고맙습니다.   

  26. 풀잎사랑

    2009년 3월 25일 at 1:29 오전

    봄엔 역시나 개나리가 화사하니 좋습니다.
    저 개나리길을 따라서 쭉~ 가시다 보면 다리도 안 아플것 같은디요?ㅎㅎㅎ~

    울 뒤안엔 목련이 저만큼은 피었는데 키가 20m…
    그래서 사진 찍을라고 쳐다볼라믄 고개가 아파요.
    더 있다가 활짝 피면… 보여 드릴께용~ㅎ   

  27. 왕소금

    2009년 3월 25일 at 2:06 오전

    목련이 가장 아름다운 때인 것 같아요.
    환짝 핀 꽃보다 반만 핀 꽃망울이 아주 보기 좋더라고요.

    몸은 이제 많이 나으셨지 않을까…
    얼른 괜찮아지셨으면 좋겠네요^^   

  28. 데레사

    2009년 3월 25일 at 3:01 오전

    고마워요. 맑은눈님.
    운동하고 싶어서 미칠지경이지만 참아야죠. ㅎㅎ   

  29. 데레사

    2009년 3월 25일 at 3:01 오전

    시원님.
    꽃들이 하루게 다르게 피어납니다.
    고맙습니다.   

  30. 데레사

    2009년 3월 25일 at 3:02 오전

    산책님.
    다녀가 주셔서 고맙습니다.
    여기도 꽃, 저기도 꽃, 봄이 완연합니다.   

  31. 데레사

    2009년 3월 25일 at 3:03 오전

    풀사야.
    저 개나리 핀 길을 누구랑 같이 걸었음 좋겠지?
    누군가는 모르지만. ~~

    목련이 어제보다 오늘 더 활짝이네.   

  32. 데레사

    2009년 3월 25일 at 3:04 오전

    왕소금님.
    고맙습니다.
    세월 흐르면 더 좋아지겠지요. 희망을 가져 봅니다.   

  33. 연란

    2009년 3월 25일 at 3:52 오전

    진짜 봄천지네요
    딸내미가 좋아하는 목련도 잇고…

    밖은 봄이건만 울 어무이 몸은 겨울??
    언능 나아서 청주 오셔야 할텐데…^^

       

  34. 데레사

    2009년 3월 25일 at 9:13 오전

    연란아.
    청주 가고 시포….

    얼능 나아서 울 연란이 보러갈께.   

  35. 아리랑

    2009년 3월 25일 at 10:58 오전

    어제 여전도회에서 종일 들로 산으로 쑥 뜯으러다녔는데
    생각지도 않았는데 봄이 열흘이나 댕겨져 꽃이만발하고
    봄 준비도 안했는디,,
    근디 온냐,, 아포요? 나아서 청주 연란이 보러가요,,   

  36. 데레사

    2009년 3월 25일 at 12:18 오후

    아리랑님.
    청주 연란이 보러 같이 가자고?
    조금만 기다려.   

  37. 아제아제

    2009년 3월 25일 at 1:02 오후

    데레사님 두 눈동자 속에서도 봄꽃들이 한창이겠습니다. 동네가 벌써 꽃잔치를 벌이네요. 이 봄엔 데레사님께서도 언제나 화창한 봄날이 되소서.
       

  38. 노당큰형부

    2009년 3월 25일 at 10:04 오후

    이제 가볍게 기동하신다니
    화사한 봄소식과 함께 반가운 일입니다,
    항상 건강하시기 기원합니다.   

  39. enjel02

    2009년 3월 25일 at 10:33 오후

    데레사님 많이 좋아지셨다니 반가워요

    화사한 꽃 사진도 멋지고
    나도 좋아하는 정호승 시인의 꽃을 보려면

    날씨 차겁지만 오늘도 행복한 하루로 지내시길 바랍니다
       

  40. 데레사

    2009년 3월 26일 at 12:35 오전

    아제아제님.
    여기저기 꽃들이 많이 피어납니다.
    꽃 대궐을 차린 동네를 지나며 우리사는 곳, 정말 좋은곳이라는
    생각을 늘 합니다.   

  41. 데레사

    2009년 3월 26일 at 12:35 오전

    노당님.
    고맙습니다.   

  42. 데레사

    2009년 3월 26일 at 12:36 오전

    엔젤님.
    그래도 아직 외출은 못해요. 그저 병원길 다니는게 좀
    수월해졌을뿐이에요. 그래도 그나마 좋아지니까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고맙습니다.   

  43. 풀잎피리

    2009년 3월 26일 at 3:31 오후

    꽃대궐속의 목련이 담요속에서 자고있네요.
    풀사님 버전입니다….   

  44. 데레사

    2009년 3월 26일 at 7:05 오후

    풀잎피리님.
    종씨들끼리 말도 이제 닮아가나 봐요. ㅋㅋ   

Leave a Reply

응답 취소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