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읽는 소리가 들리는 개실마을, 남도여행(3)

여행을 하다보면 예정에 없던 곳을 더러 들리게 된다.

경북 고령군 쌍림면 합가1리의 개실마을은 지나가다 간판이 눈에 띄어

우연히 들려 본 곳이다.

조선 중엽 무오사화때 화를 입은 점필재 김종직의 후손이 사는 마을,

선산 김씨의 집성촌인 이 곳은 김종직의 종택이 있으며 농촌체험 마을로서

꽤 알려진 곳이다.

마을입구 안내소에서 안내를 받아 김종직의 종택으로 들어가자 한낮인데도

몇명이 글을 읽고 있었다. 소리를 높혀 장단을 맞추듯이 글을 읽고

있는 모습에서 옛 선비의 체취가 느껴졌다. 마음 같아서는 무슨 책을

읽고 계시느냐고 묻고 싶었지만 집을 둘러보는것도 황공한 일인데 말까지

붙이며 귀찮게 굴기 싫어서 그냥 지나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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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은 역사깊은 고택인 기와집들로 이루어져 있다.

마을 앞으로는 소하천이 흐르며 마을 뒤화개산은 봄이면 진달래꽃이

만발하는 농촌정취가 물씬 풍기는 이 마을에서는 하천변 생태관찰과

가재잡기, 썰매타기, 물놀이를 할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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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이 활짝 열린 이 집이 김종직의 종택이다.

김종직의 5대손이 1650년경 이 마을로 피신 와서 은거중 꽃이피고

아름다운 마을이라 개화실(開花室)이라고 이름 붙였던 것이 세월을 거듭하면서

음이 변하여 개실이 되었다고 한다.

저 마루위에 앉아 계시는 분과 안에 계시는 분들이 함께 글을 소리내어

읽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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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짐작컨데 사당이나 위패를 모신곳이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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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필재 김종직은

본관은 선산, 자는 계온 또는 효관, 호는 점필재, 시호는 문충이다.

1431년(세종13년) 밀양에서 태어났으며 아버지로 부터 길재의 성리학을 이어받아

훗날 영남학파의 종조에 이르게 되었다.

종직은 어릴때 부터 총명하여 날마다 수십자씩 기억해 갔다고 한다.

소학을 학문의 기초로 삼고 어릴 때 부터 시를 잘 지어 이름을 떨쳤다.

경기, 강원, 전라 3도의 관찰사, 한성좌윤, 형조판서, 홍문관제학, 성균관사를

거쳐 1488년( 성종20년) 에 59세에 병환으로 고향에 내려갔다.

성종은 여러차례 올라오도록 하였으나 끝내 응하지 않고 고향에 머물렀다.

저서로는 유두유록, 청구풍아, 등이 전해져 오고 있으며 그를 기리는 서원

으로는 밀양 예림서원, 선산 금오서원등이 있다 (마을 안내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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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직의 일생을 그림으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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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은 비교적 조용하고 아늑한게 고향을 찾은것 같은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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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연재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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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체험 프로그램으로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만들기체험: 대나무물총, 소리통, 연만들기, 짚공예, 비누, 압화, 야생화화분

전통음식체험: 엿만들기, 유과만들기, 국수만들기, 두부만들기

전통교육체험:예절교육, 전통차 다도체험, 칠첩반상계 받아보기

농사체험: 딸기수확, 고구마수확, 옥수수, 모내기

민속놀이체험: 그네뛰기, 디딜방아, 굴렁쇠, 윷놀이, 짱치기, 제기차기,

외줄타기

자연체험: 미꾸라지잡기, 얼음썰매타기, 야생화관찰, 싸움소관람,

동물농장, 야생화 화분만들기

한옥 민박집도 여러채 있으며 054-956-4022 가 마을대표 전화번호다.

여름방학 때 아이들이 있는 집은 이런 곳에서 한번쯤 체험을 시켰으면

좋을것 같다.

33 Comments

  1. 오병규

    2012년 4월 20일 at 8:52 오후

    아! 김종직 ‘조의제문’ 무오사화 그리고 유자광…..
    저는 여기까지 생각하면 오늘 날 유홍준이라는 전 정권 당시 문화재청장을 했던
    놈이 자꾸 머릿속에 그려집니다.    

  2. 설매화

    2012년 4월 20일 at 8:54 오후

    데레사님.
    덕분에 이곳 저곳 여행의 줄거움을
    컴프터 앞에서 만족하고 있어요.감사 합니다. ^^*

       

  3. 오병규

    2012년 4월 20일 at 8:55 오후

    사람 변덕스러움이 한이 없나 봅니다.
    이곳 집이 다 되 가는데…..

    문득 오늘 한옥을 보고 또 저런 곳에서
    살다가 가고 싶습니다. 사실 가회동(북촌)한옥에서 40여 년을 살았을 땐
    한옥의 진면목을 몰랐는데…지금와 생각하니 그 때가 좋았습니다.   

  4. 데레사

    2012년 4월 20일 at 9:39 오후

    종씨님.
    유홍준은 나의문화유산답사기만 쓰고 있었으면 모든 사람으로 부터
    추앙을 받았을텐데 장관 한번 해먹는 바람에 망친 사람이지요.
    내 친구는 책도 다 갖다 버렸다고 하던데 나는 책은 아까워서
    가지고 있어요.   

  5. 데레사

    2012년 4월 20일 at 9:40 오후

    설매화님.
    고맙습니다.
    조금의 위안이라도 된다면 좋겠습니다.   

  6. 데레사

    2012년 4월 20일 at 9:41 오후

    종씨님.
    한옥에 살려면 더 부지런해야 할것 같아요.
    나이들어서는 편리한게 더 낫지 않을까요?
    정 그리울때는 저런 마을의 민박집으로 하루쯤 묵어오면 어떨까요?   

  7. 노당큰형부

    2012년 4월 20일 at 10:17 오후

    정감이 묻어나는 한옥
    마음 속에으로만 살아보고 싶지요.
    쿡~~~

       

  8. 좋은날

    2012년 4월 20일 at 10:25 오후

    가고싶은 곳으로 제 목록에 넣어봅니다.
    저는 가끔 조선시대에 태어났으면 하는 마음이 들곤합니다.

    선비의 모든 것을 오롯이 느끼고 싶어지는
    그런 마을입니다.

    아름답고 고요롭고
    평온해지는 마을풍경이
    아침의 제 마음을 다스려주는 것이었습니다.

       

  9. 산책길

    2012년 4월 20일 at 11:34 오후

    오래 전 화개산을 오른적이 있지만 고령이 경북인가 경남인가 가물가물합니다. 오래된 고택들이 잘 보존되어 있는게 머지않아 보물이 되겠죠.   

  10. 揖按

    2012년 4월 20일 at 11:48 오후

    내 고향 밀양이 낳은 최고의 천재 학자이며, 사림파의 원조이십니다.
    사림파란 경학을 공부하여 과거 시험을 통해서 벼슬길에 진출한 – 요새 말로는 고시파에 해당하는데, 과거를 통하지 않고 공신이나 천거를 통해 정권을 잡고 각종 이권에 결부되어있던 훈구파를 밀어 내었고, 윤리와 도덕을 강조하였기 때문에 훈구파의 미움이 극에 달했음. 특히 그의 제자 중에 극단적 도덕 주의를 주장한 조 광조 등으로 인해 사화가 일어나고 그로 인해 부관참시( 무덤을 파고 시체의 허리를 자르는 형벌)를 당했음.
    훗날 영남학파의 종조로 추대 됨.   

  11. 揖按

    2012년 4월 20일 at 11:49 오후

    나도 가 보고 싶었으나 못 했는데, 사진으로 마치 가 본듯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12. 풀잎피리

    2012년 4월 21일 at 12:18 오전

    정말 여행다운 여행길이었군요.
    역사와 삶이 묻어있는 현장을 봅니다.
    낭낭한 글읽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관람하기 좋게 꾸며졌군요.
    저는 자연체험을 하고 싶어요.   

  13. ariel

    2012년 4월 21일 at 12:47 오전

    데레사님~~~~~~~~~~!! 저에게 이런 좋은 관광
    시켜주셔서 감사해요.^^ 저는 이런 곳을 상상도 못
    해봤어요. 저도 꼭 가보고 싶네요..
    그리고 이렇게 깨끗하고 단정하게 보전되어 있다는
    것도 저를 흐믓하게 하고요.    

  14. 금자

    2012년 4월 21일 at 1:26 오전

    고풍스러운 고택의 자연미가 돋보입니다. 봄꽃은 어디나 피어있어서 좋습니다.   

  15. 데레사

    2012년 4월 21일 at 1:36 오전

    노당님.
    저는 사는건 좀 힘들것 같고 한며칠 쉬었다 왔으면
    합니다. ㅎ   

  16. 데레사

    2012년 4월 21일 at 1:38 오전

    좋은날님.
    멀지 않아요. 경북의 고령이니까요.
    저는 우연히 지나치다 발견하고 들렸는데 마을에 민박집이
    여럿 있었어요. 한옥 민박집요. 민박집 이름도 하동댁이니 무슨댁이니
    이렇더라구요.   

  17. 데레사

    2012년 4월 21일 at 1:38 오전

    산책길님.
    아마 고령과 합천에 걸쳐져 있을 겁니다.
    접도지역이거든요.   

  18. 데레사

    2012년 4월 21일 at 1:39 오전

    읍안님.
    고향이 밀양이시군요.
    밀양으로 이곳으로 피해 와서 후손들이 살았군요.
    고맙습니다. 자세한 내용.   

  19. 데레사

    2012년 4월 21일 at 1:40 오전

    풀잎피리님.
    저도 그곳에서 음식체험을 해보고 싶어요.
    먹는게 제일 좋아서요. ㅎ   

  20. 데레사

    2012년 4월 21일 at 1:41 오전

    아리엘님.
    저도 생각하고 간게 아니고 지나치다 발견한 곳인데 너무
    정겨웠어요.
    언젠가 다시 가서 꼭 민박을 해보리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21. 데레사

    2012년 4월 21일 at 1:41 오전

    금자님.
    고택의 자연미도 좋고 저는 글 읽는 소리가 너무 좋던데요.   

  22. 말그미

    2012년 4월 21일 at 4:21 오전

    한낮에 글을 읽고 있는 마을이 있다니요?
    정말 한 번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그 선비는 아마 4서 중 한 권을 읽고 있을까요?
    요즘 석전굥육원 한문교실의 강사는 퇴계 종가 종손의 숙부 되는 분인데
    ‘성독’이 특기라 성독에도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개실!’
    마을 이름도 아주 어울립니다.   

  23. 해 연

    2012년 4월 21일 at 4:36 오전

    이런곳 정말 가보고 싶습니다.
    계획이 없던 곳에서 의외의 감동을 받는일 나도 종종있었지만
    데레사님은 정말 좋은곳을 보너스로 받으신 거에요.ㅎ

    그리고 전쟁같은 어려운 시기를 용케 견뎠네요.
    아주 좋은곳 보여 주어서 감사합니다.^^   

  24. 최용복

    2012년 4월 21일 at 6:10 오전

    고령에 저런 마을이 있군요!

    제게는 아늑한 외가집 동네의 분위기가 느껴지네요~~

    글을 소리내어 읽는 모습 정말 보고싶네요^^   

  25. 데레사

    2012년 4월 21일 at 7:19 오전

    말그미님.
    세상에 대낮에 글 읽는 소리가 어찌나 낭낭한지 반해 버렸답니다.
    소리내서 읽는것도 참 좋다라고 느꼈거든요.   

  26. 데레사

    2012년 4월 21일 at 7:20 오전

    해연님.
    정말 예정에 없던 우연에 대박 하나 건졌다 할까요?
    이런 마을이 경북 고령에 있었다니 말입니다.

    언제 틈내서 한번 가보세요. 버스도 있던데요.   

  27. 데레사

    2012년 4월 21일 at 7:21 오전

    최용복님.
    외갓집 가는길은 언제나 즐거웠지요. 어릴적에는요.
    떡해놓고 기다리던 외할머니, 저도 그 외가동네가 그립습니다.   

  28. 샘물

    2012년 4월 21일 at 10:38 오전

    다른 때 같으면 인물 이야기가 나오면 검색에 가서 더 자세히 알아보겠지만…
    시간에 쫓기는지라 데레사님의 설명만 의지하며 따라갑니다.
    한사람의 일생이 여러 임금을 거치는군요. 우리는 더 많은 대통령을 거치긴 하지만요.
    데레사님의 고향이 이토록 조용한 곳인가 보네요.
    사진으로만 보아도 엄숙하도록 고요한걸요.
    서당에서 낭랑하게 들려오는 글 읽는 소리라… 가슴이 설레이네요.
    미꾸라지 잡는 체험이 왠지 하고 싶네요. 잘하는 것은 그네타기인데도…ㅎ    

  29. 雲丁

    2012년 4월 21일 at 11:58 오전

    뜨락에 홍매 피어 그윽한 봄날, 글읽는 소리에 끌려
    유서 깊은 곳을 다녀오신 데레사님, 사진으로만 보아도
    가보고 싶은 곳이네요. 한옥의 고풍스런 멋이 봄의 정취와
    더욱 잘 어울리고요.

    멋진 사진 고맙습니다.
    기쁨 가득한 성일 보내시기 바랍니다.   

  30. 데레사

    2012년 4월 21일 at 12:10 오후

    샘물님.
    우리 고향은 마을도 이런 곳이에요.
    그러나 요즘은 아무도 소리내어 글 읽는 사람이 없는데
    여기서 그 소리를 듣고 너무 반가웠어요.

    어릴적 여름 소나기가 내리면 미꾸라지가 하늘에서 떨어지기도
    했던 생각이 납니다.   

  31. 데레사

    2012년 4월 21일 at 12:10 오후

    운정님.
    멀저 읺으니 한번 가보세요. 경북 고령이거든요. 합천가는 길목.
    저는 가서 한번 자고 오고 싶어요.   

  32. 다사랑

    2012년 4월 22일 at 11:45 오전

    예전에 엄마가 서울에서 초등학교를 다니셨던 집에 아흔아홉간이라는데 집 사진은 거의 없고 정원 사진만 남아있습니다. 제가 초등학교 다닐 때 조선일보 사장님께서 그곳에 사셨는데 한옥을 다 부수고 양옥으로.. 그때는 그게 보통 있던 일이었지요.
    그래서인지 오래된 고택을 보면 마음속에 외갓댁에 대한 아쉬움이…..

    오래도록 우리것을 간직하신 분들은 참 대단하십니다.   

  33. 데레사

    2012년 4월 22일 at 10:56 오후

    다사랑님.
    시골이니까 가능했을 겁니다.
    제가 근무할때만 해도 적선동 일대에 한옥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그곳엘 가보면 최첨단 건물들이 많아서 깜짝 놀랬지요.
    점점 사라져 가는 우리것을 보존하신 분들께 박수 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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