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과 바다의 아름다운 하모니, 거제도 (1)

거제 해안도로는 한 폭의 빼어 난 동양화다.

통영에서 신거제대교를 넘어서자 보이기 시작하는 풍경은 통영과는

또 다르다. 가로수로 유자나무, 동백, 소철이 심어져 있으며

조금 달리니 대우조선과 삼성조선의 우뚝 솟은 도크가 보이고

그리고는 이어지는 해안풍경, 우리나라의 아름다운길도 지나가고

김영삼 전대통령 생가마을도 지나가고 민족의 비극인 포로수용소도

지나간다.

청마선생님의 생가도 여기 있고 이순신 장군의 옥포대첩기념공원도 있다.

허지만 짧은 일정으로 다 돌아볼 수는 없는 일, 그저 자동차를

세우기 좋은 곳에 주차하고는 한참씩 쳐다보다 또 돌아서고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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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몽돌해수욕장이다. 거제도에는 몇군데의 몽돌해수욕장이

있는데 이곳은 망치몽돌해변 이다.

평일 아침이라 그런지 사람이 없다. 그래서 더 좋다.

거제바다1.JPG

옛날 어머니들은 저 동그란 돌을 줏어다 오이지를 담을때

위에 눌러 놓기도 하고 또 절구대신으로 쓰기도 했었는데 지금은

믹서기를 사용하니까 필요도 없지만 가져가서는 안된다는 경고문도

크게 써붙여져 있다.

자연은 그자리에 있을 때 가장 아름답다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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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이 꽤 길다. 한번 걸어볼려고 했드니 잘 안 걸어진다.

그래서 조금 가다 서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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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도 깨끗, 바다도 깨끗, 언덕위의 유채꽃도 깨끗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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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리 쏘렌토의 해변보다 더 아름답게 보인다. 내 눈에는.

이 깨끗한 물이 파도 쳐서 몽돌을 굴리면 자글자글 하는 아름다운

소리를 낸다고 한다.

거제바다8.JPG

거제바다9.JPG

저마다의 소원을 쌓아 놓았다. 나도 돌 한개 얹어 놓고 마음으로

빌었다. 식구 아무도 아프지 않게 해 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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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바다11.jpg

거제바다12.jpg

몽돌해변을 나와 다시 자동차를 달린다. 그런데 아직도 비포장 도로가

있다. 섬을 한바퀴 자동차로 돌아 보는데 이렇게 갑자기 비포장 도로가

나타난다. 처음은흙이 잘 다져진것 같았는데 달릴수록 울퉁불퉁한 자갈과

함께 푹 패인 길이라 여간 조심스럽지가 않았다.

거제바다14.JPG

아마 이번 선거때 이 도로를 포장하겠다는 공약이 나왔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ㅎㅎ

거제바다13.jpg

길은 울퉁불퉁 하지만 바다에 떠 있는 섬들은 정말 아름답다.

올망졸망 모여앉은 저 섬들은 마치 이웃과 정답게 지내는 거제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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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바다16.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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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제주도 다음으로 큰 섬인 거제도는 이제 다리가 세개나

놓였으니 섬이 아닌것 같기도 하다.

부산에 살았던 60년대는 거제도 한번 가는 일이 보통일이 아닐 정도로

별러야만 했는데 이제는 거제대교, 신거제대교, 거가대교 까지

놓여 육지와 다름이 없는 곳이 되어 버렸지만 그래도 거제도는 아름다운

섬이다.

거제바다18.JPG

붉은열매가 열린 이 나무는 이름이 뭣일까? 이 나무 역시

거제도의 가로수로 심어져 있다.

거제바다19.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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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섬 자동차 일주를 하고는 다시 통영으로 늦은 점심을 먹으러 왔다.

거제에도 먹을거리가 많지만 충무김밥을 못먹고 돌아가게 될까봐서…

거제바다21.JPG

거제바다22.JPG

거제바다23.JPG

1인분에 4,500원이다. 서울에서 먹는 충무김밥에 비해서는 오징어무침이

배도 더 많고 맛도 좋다. 둘이서 2인분으로는 모자라서 1인분 더

먹었다.

거제도, 배로만 다니던 시절 장승포에서 부산으로 오는 배를

농촌봉사를 하고 오던 진주농대생들과 함께탔던 적이 있다. 우리 일행은

셋이었고, 어떻게 하다보니 부산으로 돌아와서 그 중 한 남학생의 집으로

초대를 받아 놀러 가게 되었다.

처녀 셋이 총각집에 놀러가서 밥 세그릇, 삶은감자 한소쿠리, 수박 한덩이,

옥수수 삶은것 한 소쿠리를 다 먹어 버렸드니 이튿날 전화가 오기를

" 우리 엄마가 셋 중에는 며느리감 없으니 놀지 말아라" 한다고 절교를 선언 해

오는게 아닌가… 당시만 해도 많이 먹는 여자는 신부감제외 1호였었거든.

그때 조금만 덜 먹었드라면 셋중 하나는 그 부잣집으로 시집가는 영광을

누리지 않았을까 하고 지금도 우리는 만나면 그 얘길 하고는 웃는다.

그때 그 동네가 지금은 부산 터미널 부근이 되어 버렸으니 그 집 땅들도

아마 금덩어리가 되었을테고.

거제도에 오니 까마득한 전설같은 옛 일이 떠올라 나도 모르게 피식 웃어본다.

아름다운 거제바다나 감상할 일이지 이 무슨….. ㅋㅋㅋㅋㅋ

37 Comments

  1. 금자

    2012년 4월 25일 at 5:11 오후

    ㅎㅎㅎㅎ 재미있으신 언니십니다.
    정말 아름다운 섬이네요. 언니덕분에 구경 잘했습니다.
    전 남편이 2박3일 경비 강습받으러 가서 혼자 있어야 한답니다.
    이번 일요일엔 어머님,형제들 만나러 서울가서 큰아들 집에 가려구요.ㅎㅎㅎ   

  2. 데레사

    2012년 4월 25일 at 6:54 오후

    금자님.
    재미 있지요?
    스스로도 이 생각 하면서 많이 웃습니다.
    그때나 이때나 많이 먹어서 탈이지요.   

  3. 가보의집

    2012년 4월 25일 at 9:29 오후

    데레사님
    거제도 일년에 한 두 번은 곡 가는곳인데
    초청한 교회만 다녀옵니다.
    이렇게 올려주신 데레사님 너무나 감사 합니다    

  4. 노당큰형부

    2012년 4월 25일 at 9:33 오후

    ^^ㅎㅎㅎㅎ

    너무 식욕이 좋으셨군요
    그나이쯤의 여성들은 진수성찬도
    체면 차리며 안먹을 때인대..
    너무 맛이 있었나 봅니다.
       

  5. 오병규

    2012년 4월 25일 at 10:40 오후

    가끔씩 그런 느낌을 가집니다마는…..
    우리나라에도 저런 곳이 있었나? 입니다.
    사진술이 좋아서만은 아니겠지요?
    그래서 백문이불여일견이라고 했나 봅니다.
    보지 않고야 어찌 금수강산이라고 할 수 있겠는지요.   

  6. 데레사

    2012년 4월 25일 at 11:05 오후

    가보님.
    거제도 지난번에도 노회 다녀오신것 저도 알아요.
    이번에는 특별한 곳은 들리지 않고 그냥 바다 따라서
    일주 드라이브만 했습니다.   

  7. 데레사

    2012년 4월 25일 at 11:06 오후

    노당님.
    우리들 시절에는 먹을것이 귀했으니까 체면 안 차렸어요.
    ㅠㅠ
    지금도 그렇지만요.   

  8. 데레사

    2012년 4월 25일 at 11:07 오후

    종씨님.
    사진기술이나 카메라가 어떻게 경치를 따라 가겠습니까?
    거제 바다가 얼마나 맑고 고운지 사진으로는 설명 못해요.
    사모님과 한번 다녀 오세요.   

  9. 이정생

    2012년 4월 26일 at 1:59 오전

    동글동글한 돌들이 참 귀엽습니다. ㅎㅎ
    그리고 마지막 충무김밥… 지금 살짝 시장기를 느끼던 중이라 군침 흘리면서 봤습니다.
    달콤새콤 아주 맛있어 보이네요. 아! 먹고시포라~    

  10. 리나아

    2012년 4월 26일 at 2:05 오전

    아…사진을보니 너무 아름다운 경치에 그만 어찌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어쩜 제게는 힘든 게 데레사님께선 식은죽먹기 식으로 쉽게 뭐든 척척 잘 하시는지…
    부럽습니다..
    근데 며칠 배 곯다가 따라가셨나봐요
    왠 처녀 셋이 그리 싹싹 다 빈그릇 만드셨으니 집주인 좀 놀라실만들 합니다..ㅎㅎㅎ

    충무김밥 저 무척 좋아합니다 저 뚱보할매가 원조라꼬예?
       

  11. 풀잎피리

    2012년 4월 26일 at 2:25 오전

    몽돌해수욕장 참 아름답습니다.
    식구 아프지 않게….소박하며 절실한 소망을 봅니다.
    추억을 되세기는 멋진 여행기입니다.   

  12. 최용복

    2012년 4월 26일 at 3:22 오전

    내려다보이는 섬들의 모습 장관입니다!

    포로수용소 박물관이 없을때 가보았죠.

    부산에서 배를타고 가보았는데, 몽돌해변은 처음 보네요^^   

  13. 데레사

    2012년 4월 26일 at 4:12 오전

    이정생님.
    충무김밥은 정말 맛있어요. 값도 싸고,
    저 가게가 또 유명한 가게거든요.   

  14. 데레사

    2012년 4월 26일 at 4:13 오전

    리나아님.
    그때는 왜그리 음식이 맛있던지… 돌도 깨물어 먹을것 같았던
    시절이거든요. ㅎㅎ

    서울에서 먹는 충무김밥은 통영에서 보니 맛이 아니더군요.   

  15. 데레사

    2012년 4월 26일 at 4:14 오전

    풀잎피리님.
    몽돌, 참 이쁘지요?
    이곳은 특히 해변이 길고 넓어서 더 좋았어요.   

  16. 데레사

    2012년 4월 26일 at 4:15 오전

    최용복님.
    저도 몇년전에 왔을때는 포로수용소엘 가 봤습니다.
    우리민족의 비극의 장소지요.

    몽돌해변은 처음이시라구요?
    저는 옛날에도 다녀 왔거든요. 모르셨나 봅니다.
       

  17. 雲丁

    2012년 4월 26일 at 6:27 오전

    그림 같은 곳이네요.
    몽돌 해수욕장 아름답기도 하거니와 사진이 굳굳! 입니다.
    어느 나라보다 우리나라의 봄이 최고의 절경입니다.
    고맙습니다.   

  18. 데레사

    2012년 4월 26일 at 9:36 오전

    운정님.
    올 해는 우리나라를 좀 많이 다녀볼까 생각중입니다.
    해외는 좀 접어두고 내 강산부터 다닐려고요.
    저도 고맙습니다.   

  19. 풀잎사랑

    2012년 4월 26일 at 12:59 오후

    학동 몽돌해수욕장만 있는 줄 알았는데 다른 몽돌해수욕장도 있나봅니다?ㅎ
    거제도는 볼때마다 새롭고,
    또 가보고 싶은 곳 중의 한곳이지요.
    물이 한번씩 올라오면 들리는 소리…
    정말 좋지요.   

  20. 데레사

    2012년 4월 26일 at 3:27 오후

    풀사님.
    몽돌해수욕장이 서너군데 있어요.
    이번에 거제는 안갔나 봐요.   

  21. summer moon

    2012년 4월 26일 at 11:58 오후

    우리나라에 갈 때 마다
    우리나라만 제대로 여행하려고 해도 시간이 꽤 걸릴거라는 것
    정말 아름다운 곳들이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되요.
    잘 닦인 고속도로를 벗어나야 비로소 만날 수 있는 곳들도 많고…

    가져가지 말라는데도 사진을 보고 있으려니까
    저는 돌멩이 하나 쯤은 주머니에 넣을 것 같아요
    바다를 갈 때 마다 작은 조개껍질 하나라도 꼭 가져오거든요.^^

    맨발로 걸어보고 싶은 바다풍경이에요
    정말 그림처럼 아름다운…   

  22. 데레사

    2012년 4월 27일 at 12:06 오전

    썸머문님.
    저도 맨발로 걸어보고 싶었는데 조금 걸으니 돌 위라 발이
    아파 오더라구요. 그래서 그만 단념하고 물장난만 쳤습니다.
    정말 아름답죠?   

  23. 흙둔지

    2012년 4월 27일 at 12:12 오전

    거제도 참 좋은 곳이지요.
    언제나 또 가보고 싶은 곳이기도 하구요…
    그러나 저러나 그 부잣집 마나님이
    하나 밖에 모르는 양반이었나 봅니다.
    자고로 잘 먹어야 건강하고 2세도 잘 낳고 키우다는 것을
    간과했으니 말입니다.
    그런 집으로 시집 안간건 분명 복이라는 생각입니다.ㅋ~
       

  24. 데레사

    2012년 4월 27일 at 3:04 오전

    흙둔지님.
    그때는 왜그리 음식이 맛있던지요. ㅎㅎ

    거제도는 바다가 정말 아름답고 빛이나는것 같아서 또 가고
    싶습니다.   

  25. 지해범

    2012년 4월 27일 at 4:24 오전

    우리나라 곳곳에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많네요.
    언제 다 가볼수 있을런지…   

  26. 데레사

    2012년 4월 27일 at 4:33 오전

    지해범님.
    은퇴하시고 다녀도 됩니다.
    저도 일할때는 아무곳에도 안 다녔거든요.   

  27. 말그미

    2012년 4월 27일 at 6:38 오전

    말로만 듣던 ‘몽돌해변’이 참 아름답습니다.

    많이 먹어 퇴짜를 맞으시다니…
    혼자 웃었습니다. 많이…   

  28. 아멜리에

    2012년 4월 27일 at 6:39 오전

    거제도까지 죽 다녀오신 거군요. 데레사님 따라 다니면 전국팔도 안가는 곳이 없을 텐데.. 전 그저 울 동네만, 여기도 유채꽃이 가득 피어있거든요. 오늘 날씨가 넘 좋길래 나가서 유채꽃 한바탕 찍다가 덤으로 꿩 사진도 한장 찍었습니다.

    저 몽돌 가져다 오이지 담고 싶은데.. ㅎㅎ 몽돌 못 줏어가게 한 것도 제법 오래된 일 같아요. 저 돌멩이 하나 하나도 다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싶습니다.
       

  29. 아멜리에

    2012년 4월 27일 at 6:40 오전

    그런데 사진으로 꼭 박태기 나무처럼 보이는 저 나무 이름은 알아내셨어요? 저도 궁금??
       

  30. 데레사

    2012년 4월 27일 at 8:57 오전

    말그미님.
    그 시절에는 많이 먹는것도 죄가 되었거든요.
    ㅎㅎㅎ   

  31. 데레사

    2012년 4월 27일 at 8:58 오전

    아멜리에님.
    그래서 만져보기만 했어요.

    나무이름 가르쳐 주는 사람이 없네요. 박태기나무는 절대로 아니에요.
    저건 꽃이 아니고 열매인데…   

  32. 이강민

    2012년 4월 27일 at 3:04 오후

    역시 한국의 풍광은 아름답습니다. 예쁘고 둥굴게 깎인 조약돌을 몇개만 줒어다 문진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33. 데레사

    2012년 4월 27일 at 7:41 오후

    이강민님.
    조약돌 탐나시죠?
    그래도 갖고 가는건 금지에요.   

  34. 해 연

    2012년 4월 28일 at 2:29 오전

    몽돌 해변 너무 너무……………….너무
    아름답습니다.
    맞습니다.
    쏘렌토 해변 보다 훨씬!

    자극 받아서 또!
    어딘가로 떠날 궁리를 합니다.ㅎㅎㅎ   

  35. 데레사

    2012년 4월 28일 at 7:13 오후

    해연님.
    그러세요. 어디든 다녀 오셔요.
    집안에만 있기에는 날씨가 너무 좋아요.   

  36. 샘물

    2012년 4월 30일 at 2:03 오전

    제가 작년에 처음 가본 곳의 이야기라 반갑습니다.
    저는 좋은 투어가이드 (특수그룹만 해주신다는 분인데 성함을 잊었습니다. 역사학 교수보다 해박하실 것 같은…) 만나서 설명을 잘 들었던 곳.
    오히려 해변은 잠시 스쳐 지나갔지요.
    저는 염소 사진은 찍었었고… 음식 또한 대단히 맛있었습니다.
    해변이 정말 깨끗하고 아름답네요.   

  37. 섬아지매

    2012년 6월 8일 at 2:07 오전

    빨간 열매나무는 ‘먼나무’ 입니다. 제주에도 가로수로 많이 심어져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남부면 여차에서 홍포까지의 비포장도로는 포장을 일부러 안하고 있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천천히 느리게 가면서 그 멋진 풍광을 보는것도 좋지 않던가요. 좀 덜컹거려 엉덩이가 아프고 특히 비온뒤에 가면 군데군데 움푹 파인데가 많아 불편하지만 그래도 유일하게 남아있는 비포장도로가 전 좋아요^^ 제가 태어나고 자라고 아직도 살고 있는 거제도를 너무 아름답게 표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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