팥죽을 먹으며…

죽을 많이 먹으며 자랐다. 우리들 어릴적의 죽 한그릇은 요즘처럼

밥먹기 싫을때나 속이 안좋을때 먹는 음식이 아닌, 모자라는 양식으로

한끼라도 더 늘리기 위하여 먹는 일종의 구황음식이었다.

밥 한릇 지을 쌀로 죽을 쑤면 여럿이서 먹을 수 있으니까 하루에 한끼

정도는 죽으로 떼우는 일이 많았다.

참 벼라별 죽을 다 먹어 보았다. 씨레기죽에서 부터 보리쌀로 쑨 죽도

먹었고 콩을 갈아넣은 콩죽도 먹었고 김치를 넣은 죽도 먹었다.

죽이 먹기 싫어서 흰쌀밥을 먹는 꿈도 꾸었던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

돈주고 죽을 사먹으러 다닌다는게 많이 우스운 일이긴 하다.

내사촌 여동생은 절대로 쑥떡을 먹지 않는다.

어릴적 쑥죽에 질려서 아직까지도 쑥은 쳐다보기가 싫다고 한다.

그렇게 먹기 싫었던 죽이 요즘은 그리운 음식으로 변해 버렸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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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집에서 팥죽이나 호박죽도 잘 끓이지만 요즘같이 더룰때는

나가서 사먹기도 한다. 소래포구로 갈 때는 그곳에서 해산물로 만든

점심을 먹고 올 요량이었는데 가서 보니 너무나 사람이 많고 복잡해서

우리동네로 와서 팥죽집엘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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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은 경상도식으로 팥죽을 끓이는 집이다.

팥죽속에 쌀도 넣고 새알도 넣는다. 서울식은 새알만 넣기 때문에

나는 쌀도 넣는 경상도식 팥죽을 끓이는 이 집이 좋다.

어릴적 양식을 늘리기 위해 죽을 끓였지만 이 팥죽만은 그런 의미의

죽은 아니었다. 팥죽은 동짓날 특별히 해 먹는 음식이었다.

우리엄마는 넉넉히 쑤어서 항아리에 담아 뒷뜰에다 두고 꽁꽁 언

팥죽을 떠 와서 겨울밤의 밤참으로 주시기도 했는데 살얼음이 약간 낀

팥죽이 어쩜 그리 맛있던지…

그러나 지금 내가 그렇게 해서 먹어보면 절대로 옛날의 그맛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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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은 약간 비싼편, 한그릇에 9,000 원이다.

그러나 쌀을 넣는 경상도식 팥죽이라 내 입에는 딱 맞다.

주문할때 설탕넣지 말아달라는 부탁만 잊어버리지 않으면 되는데

어쩌다 잊어버리고 그냥 주문하면 설탕을 약간 넣어 주는게 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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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팥죽도 아닌데 왜 설탕을 넣느냐고 물으니 손님들이 그래야

맛있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란다.

그러면서 넣지 말아 달라고 하면 안 넣는다고 해서 잊어버리지 않을려고

앨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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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 마당에는 천사의나팔을 비롯, 꽃들이 많이 피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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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소화도 피어있다. 올 해는 능소화 사진은 처음 찍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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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도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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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숭아, 전에는 봉숭아만 보면 꽃이랑 잎이랑 따서

손톱에 물을 들였는데 이제는 안 한다.

그냥 귀찮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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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죽 한그릇 먹고 나오면서 음식점 마당에 핀 꽃구경을 하노라니

고향집 마당에라도 서 있는듯한 기분이 든다.

고추도 심어놓고 토마도도 심어놓고 무궁화, 봉숭아…. 이런 꽃들을

심어놓은걸 보니 꼭 어릴적 우리집 같아서 친근감이 간다.

팥죽 한그릇 먹으면서 상념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고향에서의 어린시절로

돌아간다. 만약에 울 엄마가 살아서 돌아오셔서 내가 돈주고 죽사먹으러

다니는 모습을 보신다면 뭐라고 하실까?

그래그래 잘한다 잘해 라고 하실까? 아니면 죽을 다 돈주고 사먹느냐고

나무래실까?

52 Comments

  1. summer moon

    2013년 8월 8일 at 9:09 오후

    데레사님 어머니께서 살아 돌아오신다면
    당신이 직접 맛있는 팥죽 끓여주시겠다고 그러실거 같아요
    그것 말고도 데레사님 어렸을 때 좋아했던 것들 모두 만들어서 주고 싶어하실테고…^^

    제가 초등학교 다닐 때만 해도 가난해서 도시락을 못싸오는 애들이 있어서
    학교에서 빵을 나눠주었던 기억이 나요,
    그러고보면 참 세상이 많이 좋아졌죠, 적어도 먹는 것에 관해서는…^^   

  2. 가보의집

    2013년 8월 8일 at 10:07 오후

    데레사님
    이곳 묵호항구에서 글 드립니다 .
    팥죽 맛있지요 동그랑뗑 넣고 아주 어린시절 그 먹는날에는 항상 해 먹었지
    많이 하여서 여러번 먹었든것 같아요

    요즈음 사먹는것도 좋은데 우리 주인장도 꼭 설탕을 넣어서 드셔요
    난 당뇨가 좀 심하기에 금물이지만요

    천사의 나팔꽃 무국화도 요즈음 한창이지요.
    봉숭아 나팔꽃 등 잘 보았습니다
    묵호 여행지에서    

  3. 노당큰형부

    2013년 8월 8일 at 10:30 오후

    ^^ 그래도 팥죽은 고소하여 맛있고
    우리 배를 불려주니 얼마나 좋아요?

    요즘 세상
    뭐든지 돈을주고 사먹지요.
    안먹고 버리던 아구,홍합,말조개,
    길거리 잡초인 쇠비름,사자발쑥등등…

       

  4. 마이란

    2013년 8월 8일 at 11:34 오후

    자금 저도 모르게 침이 꼴딱…^^
    팥이 들어간 음식은 다 좋아하거든요.
    먹음직스러워 보여요.
    정말 침이 고일정도로.^^
    어릴때 동지면 옹심이 만들던 기억도 나고
    첫 팥죽 한그릇 담장둘레로 뿌리시던 할머니 생각도 나고…

    함께 먹을 식구 없는데
    손이 많이 가는 별식은 이렇게 사먹는게 오히려 경제적이지 싶어요
    그래도 어머니께서 보시면
    야가 정신이 읎네.
    뭔 돈을 다 주고 죽을 사먹는다냐?
    차라리 든든한 쌀밥이나 고기를 사먹지..
    하시지 않을셨을까요? ㅎㅎ

       

  5. 해 연

    2013년 8월 8일 at 11:48 오후

    의정부 시장에 가면
    팥죽 호박죽이 한 그릇에 3,000원이에요.
    발그스름한 물김치와 주는데 제 양에 딱! 맞아요.ㅎ
    그곳 떠나니 아쉽네요.ㅎ

    아마 데레사님 어머니나 우리 어머니나
    ‘그래. 잘 했다.
    더운데 고생하지 말고 사 먹어라!’
    그러셨을것 같은데요. 저는…ㅎㅎㅎ   

  6. 바위

    2013년 8월 9일 at 1:04 오전

    팥죽이 먹음직합니다.

    저도 어릴 때 죽을 많이 먹었지요.
    콩죽도 먹었고, 저희 어머님은 콩나물죽을 많이 쑤었습니다.
    가끔 쌀로 만든 흰죽도 먹었구요.

    밥그릇 수를 늘리려고 만들었던 죽이
    이젠 건강식이 되었으니 격세지감입니다.

       

  7. 산성

    2013년 8월 9일 at 1:40 오전

    팥죽이라는 단어만으로도 엄마 생각납니다.
    전 새댁일때 한팥죽 끓였거든요?^^
    저보다 나이 많으신 이웃들이 칭찬많이 해주셧는데
    그러고보니 새댁아 팥죽 좀 끓여봐라 그 인사였던 것 같아요.
    울집 남자들은 죽을 거들떠도 안봐서 못먹고 있습니다.
    가까운 E시장에 가면 5천원인데 혼자 먹기엔 너무 많아
    흘깃 쳐다보곤 그냥 돌아옵니다.흑.

       

  8. 한국인

    2013년 8월 9일 at 1:48 오전

    꽃밭에 꽃 풍년이네요.
    죽도 먹고 꽃도 보고
    님도 보고 뽕도 따고..   

  9. 데레사

    2013년 8월 9일 at 2:06 오전

    썸머문님.
    맞아요. 먹는것에 대해서만큼은 너무도 세상 좋아졌어요.
    우리들 어릴때는 배 곯는 사람들이 꽤 많았거든요.
    물론 저도 그 경험이 있고요.

    고맙습니다.   

  10. 데레사

    2013년 8월 9일 at 2:07 오전

    가보님.
    묵호에 계시는군요.
    그곳 날씨는 어때요?
    여긴 비가 오락가락 합니다.

    편히 쉬시다 오세요.   

  11. 데레사

    2013년 8월 9일 at 2:07 오전

    노당님.
    그때도 그런걸 먹을줄 알았드라면 좀 배가 덜 고팠을런지도
    모를거에요.
    정말 격세지감이 느껴집니다.   

  12. 데레사

    2013년 8월 9일 at 2:08 오전

    마이란님.
    울엄마가 보셨으면 정말 그랬을거에요.
    죽을 다 돈주고 사먹느냐고 혼내킬것 같거든요.

    그래도 팥죽을 먹으면서 고향생각, 어머니생각이 간절해 지던걸요.   

  13. 데레사

    2013년 8월 9일 at 2:10 오전

    해연님.
    여기도 안양 중앙시장에 가면 그런 가격에 팔아요.
    맛도 좋은데 버스타고 가는게 귀찮아서….

    그랬을까요? 칭찬했을것 같지 않아서요. 왠지 캥기거든요. ㅎㅎ   

  14. 데레사

    2013년 8월 9일 at 2:11 오전

    바위님.
    그때는 양식을 늘릴려고 먹었던 죽이니 정말 벼라별 죽을
    다 먹었지요. 바다 해초도 넣고 끓였던것 같아요.

    세월이 이렇게 좋아졌는데 돌아가신 분이 다시 살아오신다면
    얼마나 놀라실까요?   

  15. 데레사

    2013년 8월 9일 at 2:12 오전

    산성님.
    그럼 사 와서 드세요. 반은 남겨두었다가 먹으면 되지요.
    우리집 아들이나 사위도 다 죽은 싫어합니다. 오히려 지겹게
    먹고 자란 저는 좋아하거든요.   

  16. 데레사

    2013년 8월 9일 at 2:12 오전

    한국인님.
    팥죽 한그릇 사먹고 꽃구경 실컷 했습니다. ㅎㅎ   

  17. dotorie

    2013년 8월 9일 at 2:42 오전

    제가 사는 뉴져지 한국 타운에선 ㅂ죽집 죽이 재료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15까지 하는걸로 기억 되요. 가본지 오래 되서 기억이 가물가물 하지만….
    그런데 저 물김치는 왜 핑크색이죠?   

  18. 이정생

    2013년 8월 9일 at 2:49 오전

    저도 죽을 좋아합니다. 특히 전복죽, 호박죽, 잣죽을 좋아하지마 팥죽도 잘 먹는 편입니다. 한국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음식이니 아무래도 날씬해지긴 글렀찌요?ㅎ   

  19. 睿元

    2013년 8월 9일 at 4:06 오전

    저의 집도 쌀도 넣고 옹심이도 넣는데
    팥죽을 참 좋아 합니다.
    올해는 친구가 팥농사도 지었다는 말에
    아이쿠~
    팥죽을 실컷 먹겠구나 했답니다.
    팥이 좀 비싼게 흠이지요.^.^   

  20. 최용복

    2013년 8월 9일 at 4:08 오전

    팥죽이야 늘 제겐 별식이죠^^

    싸지않은 경상도식 팥죽 제 입맛에도 딱 맞을것 같네요~~   

  21. 벤조

    2013년 8월 9일 at 6:06 오전

    팥죽도 맛있고, 팥빙수도 맛있고…
    이열치열 하셨네요.ㅎㅎ
       

  22. 인회

    2013년 8월 9일 at 7:03 오전

    어디서 많이 본간판인데…하면서 봤어요.

    하나도 노치지 않고 이렇게 멋진 일기를 쓰시는군요.

    여러가지 소재를 적절히 잘 이용하십니다.

    대단하세요.   

  23. 雲丁

    2013년 8월 9일 at 7:45 오전

    백운호수쪽에 위치한 저도 자주 가는 팥죽집이네요.
    팥죽 먹고 싶으면 가는 집이랍니다.
    그집 도토리묵도 별미입니다.
    죽 저도 잘 사먹습니다.
    본죽집 죽이 제 입맛에 잘 맞는 것같아요.

    주방에 불 피우기가 겁나는 복더위에
    잘 하셨습니다.

       

  24. 나의정원

    2013년 8월 9일 at 8:57 오전

    요즘엔 팥빙수 계절이라서 팥죽은 생각도 못했는데, 이런 맛깔난 음식을 여름에 먹는 것도 좋겠네요.

    꽃들이 참 예쁩니다.   

  25. 말그미

    2013년 8월 9일 at 12:32 오후

    옛날엔 정말 죽도 종류가 많았습니다.
    팥죽에 원래 쌀을 넣고 끓여 팥죽이면 다 그런 줄 알았습니다.
    든든하고 맛있습니다.

    자루 달린 인디언 핑크빛 큰 꽃이 ‘천사의 나팔’이군요?
    늘 궁금했습니다.
       

  26. 데레사

    2013년 8월 9일 at 12:55 오후

    도토리님.
    반갑습니다.
    물김치가 핑크색인건 비트를 갈아넣었거나 백년초를 갈아넣었을
    거에요.
    보통 그렇게 많이 담그거든요.   

  27. 데레사

    2013년 8월 9일 at 12:55 오후

    이정생님.
    나역시 먹는걸 너무 좋아해서요. ㅎㅎ
    그래도 먹고싶은것 먹고 살려고 합니다.   

  28. 데레사

    2013년 8월 9일 at 12:56 오후

    예원님.
    팥이 좀 비싸긴 해요.
    집에서도 간단히 끓일수도 있는데 이렇게 사먹으러 다녀요.   

  29. 데레사

    2013년 8월 9일 at 12:57 오후

    최용복님.
    팥죽 좋아하시는군요.
    시장에 가면 팥죽 한그릇에 3,000원이면 살수 있는데 음식접이라
    좀 비쌉니다.   

  30. 데레사

    2013년 8월 9일 at 12:57 오후

    벤조님.
    팥죽도 맛있고 팥빙수도 맛있고 단팥죽도 맛있고 팥빵도
    맛있어요. ㅎㅎㅎ   

  31. 데레사

    2013년 8월 9일 at 12:58 오후

    인회님.
    인덕원에서 판교넘어가는 길로 가다 하우현성당 조금 못 미쳐서
    있어요.
    주유소 옆으로 난 길로 조금 들어가면 됩니다.   

  32. 데레사

    2013년 8월 9일 at 12:59 오후

    운정님.
    그러시군요.
    저는 이집에서는 팥죽외에는 안 먹어봤어요.
    다음에는 도토리묵도 먹어봐야겠어요.   

  33. 데레사

    2013년 8월 9일 at 12:59 오후

    나의정원님.
    더운날 뜨거운 음식도 괜찮아요.
    한번 드셔 보셔요. 이열치열로.   

  34. 데레사

    2013년 8월 9일 at 1:00 오후

    말그미님.
    네 꽃이 거꾸로 매달려 있는게 천사의나팔입니다.
    주로 흰색이지요.

    서울이나 전라도식 팥죽은 쌀 넣지 않아요.   

  35. 해맑음이

    2013년 8월 9일 at 1:52 오후

    저는 단팥죽이 맛나던데요.
    아무래도 아해 입맛인가봅니다^^
    엄마가 겨울에 한번씩 오며가며 할땐 지금도 그렇지만
    팥죽을 자주 끓여줍니다. 경상도식^^
    새알심도 찹쌀로 익반죽해서…..
    그럼 저는 꼭 얄밉게시리 단팥죽도 해달라고 합니다.
    두가지를 해서 먹었는데…. 단팥죽보다 팥죽이 깔끔하니
    맛날때도 있더라구요. 단팥죽에 물려버려….ㅋㅋㅋ
    그렇네요. 이젠 죽도 사먹어야 되는 때….
    어르신들은 옛맛이 많이 그리울 것 같아요^^

    소담스레 소박하게 핀 능소화와 무궁화가 참 곱네요^^   

  36. 북한산.

    2013년 8월 9일 at 2:49 오후

    저도 팥죽을 단것은 싫어하고 소금넣어먹는것을 좋와 하는데
    정말 맛나게 드셧네요. 먹고 싶습니다..   

  37. 보미

    2013년 8월 9일 at 3:06 오후

    언니의 열정에 박수를 보냅니다. 대단하세요.
    전 가끔 올리는 글도 좀 힘들거든요. ㅎㅎ   

  38. 데레사

    2013년 8월 9일 at 4:42 오후

    해맑음이님.
    우리들 학창시절 부산 보수동 골목에 단팥죽집이 쭈욱 있었어요.
    그때 그 단팥죽 한그릇이 무척 행복하게 해주던 시절도 있었거든요.
    그후로 단팥죽은 별로 안먹고 팥죽만 먹습니다.   

  39. 데레사

    2013년 8월 9일 at 4:43 오후

    북한산님.
    나이드신 분들은 다 설탕을 싫어하지요.
    저도 그렇고요.   

  40. 데레사

    2013년 8월 9일 at 4:43 오후

    보미님.
    나야 남는게 시간뿐이니까 그렇죠. 뭐.   

  41. 미뉴엣♡。

    2013년 8월 9일 at 7:43 오후

    팥 싫어하지만 팥죽 맛있겠네요
    그 나박김치 물색이 핑크색인데
    어떻게 저런 핑크물이 나오는지..^^

    우와~ 핑크 나팔꽃 아주 예뻐요..ㅎ
    봉숭아꽃 채송화가 그리운 시절..

    요즘 밤 낮으로 무더운 날씨인데
    그럼에도 귀뚜라미 소리가 벌써..ㅎ
    부디 쿨하게 한 여름 보내시길요~

       

  42. 오병규

    2013년 8월 9일 at 9:22 오후

    죽…粥…
    아흐! 지겨운 죽…
    누님네는 어떤지 모르지만….
    우리 마을에선 그 죽을 갱시기라고 했었지요.

    밥 알은 몇 개 안 되고 몽땅 산 나물 들 나물로 이루어진 죽.
    저는 지금 죽을 정말 싫어합니다. 하도 물려서
    그게 설령 팥 죽이라도…   

  43. 좋은날

    2013년 8월 9일 at 9:45 오후

    새알 옹심이 잔뜩 들어간 팥죽은 거푸 입에 퍼넣어도
    그 삼삼함에 또 한 그릇 달라고
    어머니께 빈 그릇을 내밀고 했습니다.

    겨울에 살폿이 어름이 씹히면서 먹는
    겨울동지 팥죽은 또 어땠구요.

    동치미 국물과 곁들여 먹으면 수랏상이 부러울까요.

    서민들이 먹던 음식에도 이렇게 입이 호사스럽던
    팥죽이 있었네요.

    이젠 팥죽 할애비, 팥죽 할미가 되어버렸습니다. ㅎㅎ

       

  44. 데레사

    2013년 8월 9일 at 11:00 오후

    미뉴엣님.
    저 나박김치의 핑크색은 비트나 백년초 갈아넣었을겁니다.
    몇번 해봤거든요.

    나도 며칠전에 귀뚜라미 소리 듣긴 했어요.   

  45. 데레사

    2013년 8월 9일 at 11:01 오후

    종씨님.
    저도 어릴때 죽을 참 많이 먹고 자랐는데도 이상하게 요즘은
    죽이 땡기더라구요.
    우린 아마 갱죽이라고 했던것 같은데요.   

  46. 데레사

    2013년 8월 9일 at 11:02 오후

    좋은날님.
    겨울날 살얼음이 낀 팥죽과 동치미, 따뜻한 방에서 먹으면
    정말 맛있었지요.
    이제는 그것도 전설이 되어 버렸습니다.   

  47. 우산(又山)

    2013년 8월 10일 at 2:17 오전

    그렇지요. 우리 세대는 죽으로 연명을 했는데…
    요즘은 먹을 것을 가려먹으니 참 좋은 시절인데
    젊은 친구들이 그 고마움을 모르고 투정만 부리니…

    그래 그런지 죽보다 꽃이 보기 좋습니다. ㅎㅎㅎ   

  48. 김진아

    2013년 8월 10일 at 4:13 오전

    남양주 가는 길 목에도 팥 죽이랑 팥 칼국수를 전문으로 하는 집이 있던데요.

    팥 죽을 잘 안먹는데..그 집은 가끔 생각이 나더군요. ^^

    데레사님…

    오락가락 날씨, 건강 유의하세요.^^   

  49. 데레사

    2013년 8월 10일 at 5:29 오전

    우산님.
    우리세대는 그렇지요. 죽이라면 진절머리가 날 정도로 먹었지요.
    지금 이 좋은 세상에서 그래도 불평과 투정만 하는 사람들을
    보면 정말 격세지감이 느껴집니다.   

  50. 데레사

    2013년 8월 10일 at 5:30 오전

    진아님.
    고마워요.
    날씨, 정말 고약하네요.   

  51. 방글방글

    2013년 8월 10일 at 7:12 오전

    왕언니님 ^*^

    더운 여름날에 팥이 몸에
    좋다고,
    더운 날씨에 자주 먹어야
    한다고,
    그래서 옛적에도
    팥빙수를 팔았노라고
    신문 기사에서 읽은 기억이 납니다.

    저도 팥죽이랑 호박죽이랑
    죽이란 죽은 모두 좋아합니다.
    죽을 좋아하시는 저의 어무님의
    식성을 많이 닮았가지고요. ^ ^

    건강식 많이 드시고
    이어지는 폭염에 잘 이겨내셔요. ^*^ ^*^

       

  52. 데레사

    2013년 8월 10일 at 5:44 오후

    방글이님.
    탱큐에요.
    너무 더워서 요즘은 정말 살기 힘들어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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