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거실에서 바라 본 노을

불이야 불이야 건너산에 불이야

저녁의 붉은놀 까마귀 속았네…

어릴적 불렀던 동요가 딱 여기까지만 생각이 난다.

어제 저녁 우리 아파트 거실에서 바라 본 노을은 하늘에 불이난듯

붉었다. 도심 아파트에 편히 앉아서 노을을 볼 수 있다니…

그런데 노을을 보자마자 카메라를 들고 나와 베란다 유리창을 열어놓고

사진 몇장을 찍었드니 어느새 하늘은 캄캄하게 변해버리고 노을은 온데

간데없이 사라지고 마는것이었다.

신기루가 이런 것일까?

노을1.JPG

노을2.JPG

비가 내린날도 아닌데 하늘이 저렇게 물들다니, 참 곱다.

노을3.JPG

베란다 유리창을 열고 손을 내밀고 카메라를 여기저기 돌려 보았다.

여기는 모락산쪽, 그러니까 우리집에서는 동쪽이다.

꼭 서쪽하늘에만 저녁노을이 지는건 아닌 모양이다.

노을4.JPG

우리집에서 본 정남쪽 하늘에도 노을이…

노을5.JPG

노을6.JPG

이 사진은 서쪽하늘이다. 산본의 수리산쪽 하늘, 아무래도 서쪽

하늘의 노을이 더 고운것 같긴 하다.

노을7.JPG

노을8.JPG

평촌성당의 십자가 위로도 노을이 졌다.

세상에나, 도심 한가운데 아파트에서 이런 노을을 보다니, 행운이다.

노을9.JPG

노을10.JPG

거짓말같이 사진 열장 딱 찍고나니 언제 그랬느냐는듯 하늘이 어두워져

버린다.

올 여름에는 아무곳에서도 무지개를 보지 못했는데 여름도 다 지난 가을에

집 거실에 앉아서 불타는 노을을 봤으니 운이 좋았다고 해야겠지…

50 Comments

  1. 말그미

    2013년 9월 23일 at 4:00 오후

    어제 저녁 노을이 참 고왔군요?
    저는 그것도 몰랐습니다.
    ‘어제 저녁에 뭘했더라?’ 생각을 했더니
    그것도 얼른 생각이 안 납니다. 애고 참…

    이제 겨우 생각이 났네요.
    운동을 격일로 하는데 운동을 하러 가는 날이 아니라
    TV를 보았습니다.
    요즘 저는 TV 시청에 아주 취미가 붙었습니다.
    아주 TV에 붙어살아라고 합니다, 옆에서… ㅎㅎㅎ

    아직 노을을 보고 감탄하시는 선배님의 감성에
    감동합니다. 그리고 그 소녀마음이 참 좋습니다.
       

  2. Beacon

    2013년 9월 23일 at 4:11 오후

    멋지네요.
    노을다운? 노을을 못본지 오래 되었습니다.
    노을질 시간이면 전 한참 깊이 잠들어 있을 땐까요 ㅎㅎ   

  3. 보미^^

    2013년 9월 23일 at 4:32 오후

    노을이 곱고 멋지네요. 고운 노을 보는것도 행운입니다.   

  4. 데레사

    2013년 9월 23일 at 6:23 오후

    말그미님.
    저는 오로라공주외엔 안 봅니다.
    TV에 발목 잡힐까봐요.

    그냥 무심히 바깥을 내다보다 본 풍경입니다.   

  5. 데레사

    2013년 9월 23일 at 6:23 오후

    비컨님.
    요즘은 그렇군요.
    이 시간이면 꿈나라?   

  6. 데레사

    2013년 9월 23일 at 6:24 오후

    보미^^님.
    그럼요. 행운이고 말고요.   

  7. 주은택

    2013년 9월 23일 at 6:47 오후

    좋은 사진 공짜로 구경하고 그냥 돌아서기엔
    양심이 찔려 인사드리고 갑니다..
    사진에 대해서 아는 것이 별로없지만,
    이미 어느 경지에 도달하신 것 같은데요..부럽습니다..   

  8. 오병규

    2013년 9월 23일 at 6:48 오후

    아이고! 이 새벽에 아니 주무시고
    누옥을 다녀 가셨기에 얼른 달려 왔습니다.
    저도 나이 더 들면 누님처럼 살고지고 할랍니다.^^   

  9. 오드리

    2013년 9월 23일 at 7:38 오후

    사진 멋쪄요.   

  10. 흙둔지

    2013년 9월 23일 at 7:59 오후

    무지개를 보셨다니 분명 행운이 찾아 오겠지요.
    저도 가끔 자전거를 타다보면 멋진 하늘 풍광을 담을 때가 있는데
    그 멋진 풍광은 그저 찰나더라구요.
       

  11. 미뉴엣♡。

    2013년 9월 23일 at 8:11 오후

    ‘아파트 거실에서 본 노을’~
    아주 멋진 작품이네요..ㅎ
    카메라 제대로 돌아왔나요..^^

       

  12. 노당큰형부

    2013년 9월 23일 at 10:00 오후

    아름 답내요^^
    어제 퇴근길 석양이 생각 납니다.

    언덕을 올라오는데
    붉게 물든 하늘과 보름달 처럼 커다란 저녁 해가
    눈앞에 장관이었습니다.

       

  13. 데레사

    2013년 9월 23일 at 10:14 오후

    주은택님.
    반갑습니다.
    사진에 대해서 아무 경지도 없어요. 배워본적도 없고요.
    그냥 똑딱이 디카로 보이는대로 마음대로 찍어보는것 뿐인데
    과찬이시군요.
    고맙습니다.   

  14. 데레사

    2013년 9월 23일 at 10:14 오후

    종씨님.
    제가 뭐 멋지게 산다고 그러세요?
    그냥 밥걱정 없으니까. 시간 남아도니까 이러는것뿐인데요.
    고맙습니다.   

  15. 데레사

    2013년 9월 23일 at 10:15 오후

    오드리님.
    반가워요.
    탱큐.   

  16. 데레사

    2013년 9월 23일 at 10:15 오후

    미뉴엣님.
    그냥 똑딱이 기능을 조금 더 파악했을뿐입니다.
    추석 잘 보내셨죠?   

  17. 데레사

    2013년 9월 23일 at 10:15 오후

    노당님.
    그러셨군요.
    여긴 아주 잠깐동안이었거든요.   

  18. 데레사

    2013년 9월 23일 at 10:39 오후

    흙둔지님.
    정말 찰나였어요. 순식간에 화악하고 지나 가 버리는.
    그래서 좀 아쉬웠어요.   

  19. 산성

    2013년 9월 24일 at 12:34 오전

    노을이 이쁘다 싶어 사진 찍기 시작하면
    그 다음에 정말 거짓말처럼 사라져 버리지요?
    마지막 해가 넘어가면서 비춰내는 구름들이 저렇게 아름답더군요.
    매력적인 노을 사진입니다!   

  20. 데레사

    2013년 9월 24일 at 12:39 오전

    산성님.
    딱 저렇게 열장찍고 나니 흔적도 없이 사라지더군요.
    꼭 꿈꾼것 처럼요.   

  21. 왕소금

    2013년 9월 24일 at 12:57 오전

    요즈음 높은 하늘에 떠 있는 구름에 저녁 햇빛이 비치면
    아름다운 장면이 연출되지요.
    나뭇잎 색깔이 바뀌는 걸 보면 가을도 깊어가는 것 같아요^^   

  22. 데레사

    2013년 9월 24일 at 1:01 오전

    왕소금님.
    반갑습니다.
    네, 그래서 저녁놀도 저렇게 이쁜가 봅니다.   

  23. 해 연

    2013년 9월 24일 at 1:33 오전

    데레사님
    순간포착을 잘하신거에요.
    오늘 비가 올려고 구름이 물기를 많이 갖고 있었나 봐요.

    저도 가끔 아들네 창가에서 남산으로 지는 노을을 본답니다.
    순간이지요.
    해가 꼴가닥 하는 순간!

       

  24. 바위

    2013년 9월 24일 at 4:45 오전

    노을이 무척 아름답습니다.
    저렇게 고운 노을을 눈여겨 보질 못 하고 살았네요.

    비오기 전날의 노을이 아름답다고 했지요.
    여름철 노을이 찬란하면 다음 날 비가 온다는 얘길 들었습니다.
    노을을 보니까 어린 시절 보았던 맑은 하늘이 떠오릅니다.

    잠시 추억에 젖게 해주신 노을 사진, 감사합니다.    

  25. 데레사

    2013년 9월 24일 at 5:27 오전

    해연님.
    그 순간포착이라는게 사실은 쉽질 않더라구요.
    카메라 갖고 나오면 없어지기도 하고요.
    그래서 마당에도 못 나가고 베란다에서 찍은겁니다.   

  26. 데레사

    2013년 9월 24일 at 5:27 오전

    바위님.
    우리들 어릴적에는 노을도 무지개도 많이 볼수 있었는데
    지금은 공해가 심하다 보니 모든게 보기가 어렵지요.

    고맙습니다.   

  27. 바람돌

    2013년 9월 24일 at 5:48 오전

    고원(높은 곳, 높은 산)에서 바라보는 노을은 더욱 붉게 타오르는데,
    높은 곳에서 바라보면(태양의 고도가 낮으면)
    빛의 산란에 의하여,
    파장이 긴 적색 부분만 보이게 되는 이치라고 합니다.

    데레사님의 아파트는 높은 편인가 봅니다.
    재미없는 얘기지요?

    저녁 놀은 날씨가 좋아질 징조라고 하고
    아침 놀은 날씨가 나빠질 징조라고 하지요   

  28. 나의정원

    2013년 9월 24일 at 6:20 오전

    자연의 위대함을 또다시 느끼게되는 모습이네요.

    정말 이런 모습을 보는 것도 쉽지가 않아서 , 하늘이 왠지 무서워 보이다가도 이런 자연적인 현상에 감상에도 젖게되고, 사진이 잘 나왔습니다.    

  29. 그리움

    2013년 9월 24일 at 6:54 오전

    와아~~~~~~
    진짜 아름다워요
    명화의 한폭같아요 똑같은 명화를 본 기억이 나는데요

    열작품을 얻으셨는데 불만이신것 같아요 ㅋㅋ
    전- 한번 짹깍! 했더니 어둠이던데요(하긴 느린신랑탓에 ㅠㅠ 제가 집까지 달려가 카메라 들고온 시간이 있었네요)

    고향에 방한칸 얻어 가끔 다니러 가야겠다 했는데 데레사님 근처가 좋을듯해요
    가까이 오지말라구요?
    저 아름다운 하늘 뺏긴다구요??
    쬐에끔 떨어진곳에요~~~ ㅋㅋ
       

  30. 가보의집

    2013년 9월 24일 at 7:07 오전

    데레사님
    아름다운 저녁노을이었니다
    노을이 지면 가믄다고 어릴들었는데
    공주에는 베가 종일 조금씩 오네요

    감사 합니다
    사진 잘 잡은듯합니다    

  31. 士雄

    2013년 9월 24일 at 8:22 오전

    우리네 인생도 노을이 아름다워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32. 데레사

    2013년 9월 24일 at 8:42 오전

    바람돌님.
    저희집은 11층입니다.
    그래서 아름다운가요?
    저는 마당에 내려가서 찍을려고 했는데 시간이 안되었거든요.   

  33. 데레사

    2013년 9월 24일 at 8:43 오전

    나의정원님.
    그렇지요. 자연은 두렵기도 하고 감상에 젖게도 하고….
    이런 풍경을 보면 정말 자연의 위대함을 느낍니다.   

  34. 데레사

    2013년 9월 24일 at 8:44 오전

    그리움님.
    우리동네는 서울서 약간 떨어져 있어서 서울시내 보다는 집세가
    좀 싸요.
    오신다면 대환영, 프랭카드와 태극기 들고 마중 나갈께요.   

  35. 데레사

    2013년 9월 24일 at 8:45 오전

    가보님.
    여기도 오늘 종일 비 내렸습니다.
    요새는 노을도 정신줄을 놓아버렸나 봅니다.
    옛말과는 틀리니까요. ㅎㅎ   

  36. 데레사

    2013년 9월 24일 at 8:45 오전

    사웅님.
    맞습니다. 지는 놀 처럼 인생도 마지막이 아름다워야 하고 말고요.   

  37. 睿元예원

    2013년 9월 24일 at 10:22 오전

    정말 행운이시네요.~
    뭔가 좋은일이 생기실것 같은데요!^.^   

  38. 데레사

    2013년 9월 24일 at 12:23 오후

    예원님.
    꼭 그리되었으면 좋겠어요.   

  39. 綠園

    2013년 9월 24일 at 12:57 오후

    서산으로 지는 햇빛을 반사해 줄 구름에 따라
    노을의 질이 결정되는 것 같습니다.
    구름이 좀더 많았더라면 더 멋진 노을을 보셨을 거예요.
    그리고 이때는 해가 좀 더 느리게 졌으면 좋았을것 같은데요. ^^
       

  40. 좋은날

    2013년 9월 24일 at 7:53 오후

    시골에서 요즘 저녁판에는
    저녁노을이 아름답습니다.

    퇴근하는 차에서도 저런 저녁노을이 한가득입니다.
    햇빛 가리개를 일부러 내리지 않고
    그 길을 달려갑니다.

    가다가 차를 세우고 저녁노을을 한동안 바라보고
    집으로 돌아오곤 합니다.

    시골에서는
    저녁이면 노을이 참 아름답습니다.

       

  41. 와암(臥岩)

    2013년 9월 24일 at 10:04 오후

    ‘불타는 노을’,
    그렇군요.
    멋진 순간을 포착하셨습니다.
    아직도 여린 감성이 ‘불타는 노을’처럼 빛나는군요.
    너무 아름다워 섬찟할 때도 있죠?
    삶의 마지막 촛불처럼 말예요. ^^*
    반짝 빛나다가 순간 어둠이 몰려들고 마니깐요. ^^

    얼마전 한 고우를 투병 중에 만났는데,
    환자의 얼굴이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이젠 다 완쾌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열흘 뒤 부음이 날라왔습니다.

    ‘불타는 노을’,
    멀지 않은 시간에 찾아들 이 ‘불타는 노을’을 이 아침에 되새김질하게 되는군요.
    올해도 추분이 지났으니 오늘 포함해 꼭 98일 남았습니다.

    모든 걸 다 내려놓고 떠날 채비 마쳐야하는데,
    왜 그리 집착이 많은지요?

    추천 올립니다.   

  42. 데레사

    2013년 9월 24일 at 11:32 오후

    녹원님.
    오랜만이에요.
    아마 그럴테지요?
    그런데 아쉽게도 약간 부족했습니다.   

  43. 데레사

    2013년 9월 24일 at 11:32 오후

    좋은날님.
    좋겠어요. 여기는 저런 노을 보기도 쉽지 않거든요.   

  44. 데레사

    2013년 9월 24일 at 11:33 오후

    와암님.
    사람도 마지막에 저렇게 아름다울수가 있을까요?
    이제 모든걸 내려놓아야할 때인데 그게 어디 그리 쉬워야죠.
    그래도 반드시 마지막은 오고 말텐데 하고 생각하면 섬찟할때가
    많습니다.

    건강하십시요.   

  45. 우산(又山)

    2013년 9월 25일 at 5:16 오전

    평촌 성당의 십자가가
    향수를 불러옵니다.

    불타는 저녁 노을…
    꼭 누군가 찾아올 것 같습니다.
       

  46. 데레사

    2013년 9월 25일 at 11:07 오전

    우산님.
    성당 보이시죠?

    아무리 아름다워도 왠지 저녁노을은 조금은 쓸쓸한것 같아요.   

  47. 한국인

    2013년 9월 26일 at 3:07 오전

    마음의 여유와 낭만이 있어 보입니다.    

  48. 데레사

    2013년 9월 26일 at 9:27 오전

    한국인님.
    이제 남은게 그런것 뿐이에요. ㅎㅎ   

  49. 雲丁

    2013년 9월 26일 at 2:01 오후

    가을하늘이 참 에뻐요.
    구름도 노을도요.
    위대한 화가이신 그분의 솜씨 놀랍지요.
    잘 담으셨습니다.   

  50. 데레사

    2013년 9월 27일 at 9:41 오전

    운정님.
    참 아름답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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