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책할머니의 학의천 봄길 걷기

학의천은 의왕시의 백운호수에서 시작하여 평촌을 지나고 얀양시의

석수동에서 안양천과 만나 여의도로 흘러 한강으로 들어 간다.

청계천이나 양재천처럼 세련된 멋은 없지만 이곳은 흙길을 밟고

걸을수도 있고 오리와 두루미도 만날수 있고 징검다리를 건너볼수도

있다.

봄을 맞아 학의천은 개나리가 뚝방을 장식하고 있다.

산수유처럼 은은한 노란색이 아닌, 아주 샛노란 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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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리 나리 개나리 입에 따다 물고요

병아리떼 뿅뿅뿅 봄나들이 갑니다.

아득한 옛날에 배운 동요를 불러가며 나도 천변을 따라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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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검다리를 건너는 아이들, 줄거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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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나리 고개는 눈물의 고개

님을 맞던 그때가 그리웁구나

에헤 에헤요 개나리

아무렴 그렇지 개나리

모른척 할려도 안다고 싱글벙글

옛날에 배운 노래는 잊어버린듯 하다가도 한소절만 불러보면 가사가

자동으로 기억된다. 이 노래는 부산에서 산악회멤버로 등산을 할 때

많이 불렀던 노래다.

노래를 잘 부르기는커녕 음치에 가까우면서도 이렇게 길을 걸으며

노래 부르는걸 좋아한다. 듣는 사람 없으니까 내 마음대로 틀려가면서

불러도 눈치 볼 사람 없어서 좋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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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나리 우물가에 사랑찾는 개나리 처녀

소쩍새가 울어 울어 이팔 청춘 봄이 가네

어허야 얼시구 타는 가슴 요놈에 봄바람아

늘어진 버들가지 잡고서 탄식해도

낭군님 아니 오고 서산에 해지네

석양을 바라보며 한숨짓는 개나리 처녀
종달새가 울어 울어 내 얼굴에 주름지네

어허야 얼시구 무정코나 지는 해 말좀해라

성황당 고개 넘어 소 모는 저 목동아

가는 길 멀다 해도 내 품에 쉬렴

최숙자가 불렀던 개나리처녀도 불러보고…..

신나게 나도 징검다리도 건너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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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나리가 강물에도 노랗게 비쳐져 있다.

강바닥이 들어 나 있는걸 보니 가물었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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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니는 스포츠센터 앞에서도 학의천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실내 운동이 지겨운 날은 이곳을 한 두어시간 걷다가 집으로 갈 때도

많다. 스포츠센터 서틀버스를 타고 와서 헬스장이나 수영장을 들어가는게

아니고 학의천으로 내려와서 적당히 걷고는 다시 서틀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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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의천의 이 흙길을 걷는게 나는 무척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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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걷기는 심심하니까 또 무슨 노래든 불러야 하는데

개나리가 들어가는 노래는 밑천이 동이 났다. ㅋㅋ

조용히 걷지 주책스럽게도 별 짓을 다하면서 걷는다.

사진 찍어야지, 노래 불러야지, 때로는 달콤한 공상도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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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찍으며 노래부르며 걷다 보니 어느새 오늘 운동해야 할 양을

다 채웠다.

고상한 할머니는 못되어도 주책만은 부리지 말아야 하는데 음정도

박자도 완전 민주주의식으로 노래를 불러대며 걷다니..

집에 가서 텔레비전이나 보는게 낫겠다.

40 Comments

  1. 북한산.

    2014년 4월 5일 at 7:00 오후

    학의천에도 노란개나리.벗꽃.봄내음이 한창인것 같습니다.
    건강을 위해서 부지런이 운동을 매일 하시는모습이 좋와
    보입니다. 스마트폰으로도 사진을 잘담으시는것 같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좋은 글 올려주세요..   

  2. 데레사

    2014년 4월 5일 at 7:11 오후

    북한산님.
    스마트폰 산 후로는 카메라가 귀찮아져서 안갖고 다닙니다.

    고맙습니다. 그래도 나이만큼씩은 아프고 나이만큼씩은 늙어
    가고 있어요.   

  3. 가보의집

    2014년 4월 5일 at 8:15 오후

    데레사님
    너무 너무 아름다운 학의천 봄곷 입니다
    완연한 봄 꽃 축제 이렇게 데레사님 방에서 즐깁니다

    감사 합니다 몇번이고 보고 도 보았습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4. dotorie

    2014년 4월 5일 at 8:58 오후

    방방곡곡에 꽃나무를 많이 심은듯 합니다.

    요즘 고상한 할머니 왕따 대상자 아닌가요?
    저는 데레사님 근처도 못가는 음치 입니다. ㅎㅎㅎ   

  5. 데레사

    2014년 4월 5일 at 10:28 오후

    가보님.
    고마워요. 바쁜 시간에 몇번이나 보셨다니요.

    주일,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6. 데레사

    2014년 4월 5일 at 10:29 오후

    도토리님.
    네, 우리나라 요즘 가히 꽃동산이라 일컬어도 손색없을 정도에요.
    저는요. 아무리 노래를 잘 불러볼려고 노력해도 늘 음정 박자
    다 놓친답니다. 노래 빼고 다른건 다 잘하는데 말입니다. ㅎㅎ   

  7. 바람돌

    2014년 4월 6일 at 12:02 오전

    개나리가 들어가는 노래를 아무리 생각해봐도
    "나리 나리 개나리"밖에 없습니다.ㅎㅎ
    스프링클러 시설이 되어있는지, 개나리꽃이 풍성하네요.

    서울에는 강변 산책로가 좋습니다.
    저도 서울가면, 새벽에는 강변길을 걷습니다.
    탄천 길이나 안양천 길도 좋았습니다.
       

  8. Hansa

    2014년 4월 6일 at 12:53 오전

    학의천변이 말그대로 꽃대궐이군요.
    아름답습니다.
    데레사님 사진에서 봄의 활기와 아름다움을 동시에 느낍니다.
    멋진 사진에 추천! 하하

       

  9. 데레사

    2014년 4월 6일 at 1:08 오전

    바람돌님
    스프링쿨러, 그런건 없고요. 여긴 아주 자연친화적인 하천입니다.

    이 학의천이 흘러 내려가 결국에는 안양천과 합류합니다.   

  10. 데레사

    2014년 4월 6일 at 1:08 오전

    한사님.
    반갑습니다.
    네, 지금 우리나라 전체가 꽃대궐을 차린것 같아요.   

  11. 그리움

    2014년 4월 6일 at 1:38 오전

    꽃천지-
    꽃대궐-

    음치면 어떠랴구요~ 덩실춤 추셔도 꽃들속에서 나비처럼 보이실듯해요~

    오늘저녁에 신랑오면 내청춘?? 돌려달라고 가슴팍을 주먹으로 팡팡 때려줘야겠어요
    춘삼월도 다가고 4월이 왔어도 꽃은 커녕 발이시려 ~ 전 이런 노래나 불러야 되니– ㅠ

    전 파라솔 쓰는걸 생각해본적이 없어요
    조오기 사진속, 파라솔이 눈에 띄어서요
    갑자기 파라솔의 모양이 어쩜그리 예쁘게 보이는지-
    레이스도 그리고 많고많은 아름다운 색과 모양—–
    갑자기 사고싶다는 충동으로 지난해 고향에서 두개를 사 갖고왔어요
    친구하나주고 저하나 가졌지만
    던져놓고 잊어먹고 있네요~
    좀더 세월이 흐르면 여성스럽게 파라솔쓰고 나들이 해봐야겠어요 ㅋ
    엉덩이 흔들며~~~~~~~~~

    크——————– 꽃 꽃 꽃~~~ (저도 꽃? ㅋㅋㅋ)   

  12. 벤자민

    2014년 4월 6일 at 2:29 오전

    서울이 참좋아지는것같읍니다
    공원도많아지고 자연개발도많이하고
    참 산책하기도좋은곳같읍니다   

  13. 바위

    2014년 4월 6일 at 5:02 오전

    학의천은 제가 다니는 홍제천보다 더 자연미가 넘치고 좋습니다.
    주변에 꽃나무도 많고요, 특히 흙길이 눈길을 끕니다.
    요즘은 폭신한 스펀지길도 있지만 그래도 흙길이 최고지요.^^

    주책 할머니가 아니라 꽃띠(꽃다운 소녀띠) 할머니가 맞습니다.
    즐겁게 노래부르며, 또 사진 찍으며 가시는 모습이 연상됩니다.ㅎㅎㅎ
    젊게, 즐거운 마음으로 사는 것은 자신을 돋보이게 할뿐 아니라
    건강하게 살아가는 비결이기도 하지요.    

  14. summer moon

    2014년 4월 6일 at 5:31 오전

    첫노래는 저도 자신있게 불렀는데
    다음 이어지는 노래들에 막혀서 그냥 가사만 읽었습니다
    데레사님 노래 하시는거 상상하면서요. :)

    아이들도 이쁘고
    데레사님도 이쁘고!!!! :)   

  15. 睿元예원

    2014년 4월 6일 at 5:55 오전

    ㅎㅎㅎ
    즐겁고 재미있는 산책길이셨군요.
    우리동네 공지천 냇길과 너무나 닮았어요.
    아파트군에 정비한 냇길이라 비슷한가봅니다.
    흙길에 이르러서는 천국이 아닌가 싶었네요.^.^   

  16. 산성

    2014년 4월 6일 at 6:10 오전

    넓적하게 깎아만든 돌 아니고
    자연스러운 돌들이 나란히 있는 이쁜 징검다리네요.
    올해 유난히 개나리빛이 이뻐요.
    눈부신 샛노랑.
    주책 아니시고 구여우십니다^^용서.

       

  17. 데레사

    2014년 4월 6일 at 6:22 오전

    그리움님.
    나도 모자를 잘 쓰는 편이지 파라솔은 잘 안 쓰는데
    저사람들 모습보니 어쩐지 예뻐보여서 나도 다음 외출땐
    가지고 나갈까봐요.
    몇개 갖고 있긴 하거든요.

    여기도 어제 오늘은 날씨가 추워요.   

  18. 데레사

    2014년 4월 6일 at 6:23 오전

    예원님.
    여긴 한쪽은 포장, 한쪽은 흙길이에요.
    그래서 저는 흙길쪽을 걷는걸 좋아합니다.   

  19. 데레사

    2014년 4월 6일 at 6:23 오전

    벤자민님
    우리나라 좋은나라 입니다.
    어딜가나 요즘은 공원이고요.   

  20. 데레사

    2014년 4월 6일 at 6:24 오전

    바위님.
    저도 홍제천을 알아요.
    이 학의천이 조금 더 넓고 길거에요. 아마.

    어디서든 걸을수 있다는것, 특히 흙길을 걸을수 있다는것도
    행복이지요.   

  21. 데레사

    2014년 4월 6일 at 6:25 오전

    썸머문님.
    ㅎㅎ
    이쁘진 절대로 아니지만 즐겁게 노래 부르는건 맞아요.
    음정, 박자 다 틀리면서도 신나게 부르거든요.   

  22. 데레사

    2014년 4월 6일 at 6:26 오전

    산성님
    그래도 사람들은 다 늙은 할매가 사진을 찍으면 쳐다보고
    뭐라뭐라 하면서 지나가요. ㅎㅎ   

  23. 선화

    2014년 4월 6일 at 8:19 오전

    그렇게 밝게 노래도 부르고 산책도 하시고
    맛난것도 드시고 블러거 생활도 열심히 하시고
    그러면?? 당근 정신적 육체적으로 엄청 건강
    해 진다는~~ㅎㅎ
    늘 지금처럼 건강하세요~~^^   

  24. 노당큰형부

    2014년 4월 6일 at 8:39 오전

    요즘 직장일로 시간 보내고 지처
    블로킹을 뜸하게 합니다.

    학의천 개나리와 벗꽃 구경하며
    데누님의 개나리처녀 노래 따라 불러 봅니다.

       

  25. 배흘림

    2014년 4월 6일 at 9:20 오전

    자연으로의 조화가 느껴집니다. 지금 sbs 의 4대강 특집에 관한 방영된 것을 되돌려 보고 잇는데 4대강 참 안타까운 공사였습니다   

  26. 보미^^

    2014년 4월 6일 at 9:36 오전

    멋진 멋쟁이 할머니 이십니다. 곱고 예쁘게 노년을 보내십니다.   

  27. 雲丁

    2014년 4월 6일 at 11:25 오전

    ㅎㅎㅎ 점잖기만 하면 인생이 재미없어요.
    데레사님처럼 즐겁게 산책하셔야지요.
    저도 데레사님과 코드가 비슷합니다.^^   

  28. 데레사

    2014년 4월 6일 at 1:17 오후

    선화님
    고맙습니다.
    이대로 몇년만 더 갔으면 좋겠습니다만…   

  29. 데레사

    2014년 4월 6일 at 1:20 오후

    노당님.
    직장일로 바쁘시다니 좋습니다.
    개나리처녀 노래 아시지요?
    여기까지 들립니다. ㅎㅎ   

  30. 데레사

    2014년 4월 6일 at 1:21 오후

    배흘림님
    자연그대로가 참 좋아요.
    여기 학의천은 그냥 그대로 수질만 개선시키고 꽃나무만
    심은 정도로 정비했거든요.
    그래서 아주 좋아요.   

  31. 데레사

    2014년 4월 6일 at 1:21 오후

    보미^^님
    고마워요.   

  32. 데레사

    2014년 4월 6일 at 1:21 오후

    운정님
    그러시군요. 우리는 같은 과네요. ㅎㅎ   

  33. 인회

    2014년 4월 6일 at 1:29 오후

    아이구 주책할머니라니요.
    예쁘기만 하네요.
    전 어제 늦게 남도여행다녀와서 오늘은 과천친구와 느즈막히 청게산매봉 사기막계곡앉아 연잎이 녹색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리듯…햇살받고 수다를 반찬으로 거닐다 왔습니다.    

  34. 데레사

    2014년 4월 6일 at 1:42 오후

    인회님
    오늘은 바람이 불고 좀 추웠지요?
    아들이 관악산 다녀오면서 사진을 찍어왔는데 관악산도
    아직 벚꽃들이 싱싱하던데요.

       

  35. 해 연

    2014년 4월 6일 at 2:23 오후

    하 하 하
    저도 비슷한 모습으로 혼자 돌아 다녀요.

    학의천이 양재천 보다 훨씬 좋습니다.
    꽃도 훨씬 많구요.   

  36. 데레사

    2014년 4월 6일 at 4:46 오후

    해연님
    같은 과라니… 더욱 반가워요. ㅋㅋ

    학의천, 요즘 너무 아름다워요.   

  37. 샘물

    2014년 4월 6일 at 9:19 오후

    데레사님,
    내년 봄에 동요 한곡 더 부르시라고 권오순(구슬비의 작가)님이 지으신 ‘겨울 개나리’
    구해 왔습니다.

    ‘쓸쓸히 낙엽지는 산비탈 길에 철없이 웃는 노란 개나리
    무서리에 깜빡 잠들었다가 따스한 볕살에 봄꿈을 꾸었나봐

    노오란 종 울리며 봄 마중 나오며 아기 개나리야, 어쩌면 좋으니?
    봄은 아득히 멀고 하얀 꽃가루 온누리에 뿌리며 겨울 다가올 텐데’

    이선우 작곡 (권오순님의 노래가사에 푹빠지신)으로 청아한 곡이고 쉽게 부를 수 있네요.    

  38. 데레사

    2014년 4월 6일 at 10:25 오후

    샘물님.
    탱큐입니다.
    찾아서 외웠다가 내년에 꼭 부르겠습니다.   

  39. 카스톱

    2014년 4월 8일 at 7:30 오전

    걷기 좋은 계절입니다.
    그렇지요, 실내운동 잠시 접어두시고 여름 오기전까진
    바깥 걷기를 즐기십시오.
    서울의 안양천변 벚꽃은 바람에 다 떨어져버렸습니다. ㅎㅎ    

  40. 데레사

    2014년 4월 8일 at 12:36 오후

    카스톱님.
    안그래도 그럴려고요.
    실내운동이 지겨워서 요즘은 바깥을 많이 다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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