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한권, 딱 한장만 남기고 없애버린 일기장과 편지들

요즘 날씨를 가을반 겨울반이라고 한다.

창밖을 내다보니 아직도 단풍이 조금 남은 풍경이

가을반 겨울반이라는 표현에 딱 어울린다.

주말에 총각무 여덟단 사서 김치담고, 그리고는 이것저것

정리를 좀 했다. 초등학교 때 부터 써오던 일기장도 버리고

모아두었던 편지들을 버렸다. 솔직히 그것들을 보물처럼

간직 해 오면서 이사 다닐때 마다 혹시라도 잃어버리거나 찢어질가봐

신경도 많이 썼는데 지금 와서 생각 해보니 아무런 쓸모가 없을것

같아서 몇달전 부터 버리기로 마음먹었었는데 이제사 실행에

옮긴것이다.

버리고 나니 후련하다.

일기장2.jpg

창밖으로 본 아파트 마당의 풍경이다. 떨어진 잎들도 많지만

아직 남아 있는 단풍도 있다.

이런 풍경도 아름답다.

일기장5.jpg

일기장6.jpg

일기를 공책에 써오다가 80년대 초부터 기업체에서 준 이런것에다

써왔다. 해마다 한권씩 얻어서.

블로그를 하면서 포스팅하는걸 일기 대신으로 생각하고 그 후

부터는 따로 일기를 써지 않았다.

일기장3.jpg

1990년이 특별히 의미가 있는 해는 아니다.

그냥 이것 한권만 남겼다.

몇년 더 보관 해 볼까 싶어서.

일기장7.jpg

그때는 간단하게 몇줄씩만 썼었다.

일기장4.jpg

1990, 11, 23 영국 수상이었던 대처여사가 사퇴한 모양이다.

이런것도 다 쓰여있네….

그렇지만 일기란 남이 안본다는 전제하에서 비밀스런 글도

많이 써두었으니까 이 시점에서 없애 버리는게 제일 좋을것

같다는게 판단이다.

일기장9.jpg

편지도 딱 한장만 남겼다. 여고후배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경남 통영에서 진주양식을 시작했을때 남편과

함께 욕지도 진주양식장에서의 일을 적어보낸 것.

그러나 지금 어디 사는지도 모른다. 그때는 지금처럼

편리하지 않던 시절이니까 이사 몇번 하고 나면 소식이

끊어져 버리기 예사였다.

일기장10.jpg

이 무렵 나는 부산에 살고 있었다.

일기장8.jpg

1969년이니 45년전의 편지다. 편지를 읽어보면

그때는 통영을 충무라고 부르던 시절이었던걸 알게 된다.

볼펜이 보급되기전이라 잉크를 묻혀서 펜으로 쓴 편지인것도

알수 있고….

일기장1.jpg

다시 오늘의 나로 돌아 와 본다.

아들도 사위도 손녀도 총각김치를 좋아하기 때문에 좀 많이

담그는 편이다. 총각무는 다듬기가 힘들지 다듬어 놓고 나면

큰일은 아니다. 올 해는 아들까지 가르쳐줘 가면서 거들게

했드니 좀 수월하게 끝냈다.

이제 일기장과 편지를 정리했으니 다음은 사진 정리를 해야지…..

72 Comments

  1. 샘물

    2014년 11월 23일 at 11:24 오후

    아니 어떻게 이런 일이…
    한번도 아니고 두번 다 일등으로 도착하다니요.
    그렇다고 제가 조블을 들랑달랑하지도 않거든요.

    참, 데레사님의 역량에 많이 놀랍니다.
    일기도 그렇게 오래 쓰시고 편지도 주고받고하시고…
    저는 편지를 제법 모아놓고 많이 못버리고
    수십년전 제자들의 작문도 못 버리고 있습니다.
    일기는 젊은 시절에 태워 버렸고 결혼무렵부터 시작해서 한 일년 쓴 것만 빼놓고
    더 이상은 쓰지 않았구요.
    충무로 신혼여행을 했기에 후배의 편지 반갑네요.
    데레사님의 필체가 아주 멋있네요.

    총각무 8단으로 담근 김치도 너무 맛있어보이구요.
    참 대단하십니다.    

  2. 雲丁

    2014년 11월 23일 at 11:34 오후

    총각무를 8단이나 하시다니요.
    저는 3단 담가 지인과 절반 나누어 먹었습니다.
    일기를 지금까지 간직하셨다고요.
    저는 아이들 낳고선 일기, 편지 태워버렸습니다.
    요즈막 단풍 색감도 참 예쁩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3. 睿元예원

    2014년 11월 23일 at 11:45 오후

    소중한 기록들과 이별을 하셨네요.
    오래전에 지인이 s대의 흔적들을 버리는 걸 보며
    왜 그러지.. 명예로운 흔적들을 자녀들에게 남기지 않고 왜 모두 버리는걸까 했는데
    또 한분이 버리는 걸 보며 저도 지니고 있는 것들을 버려야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아직 실천을 못하고 있네요.
    데레사님, 이제 그만 남겨 두셔요.
    제 엄니가 모두 태워버린 분이라 그 아쉬움을 알거든요.
    보고싶을 때가 많아요.
    전 총각무김치 좋아하는데 너무 힘 들어서
    두단 담가 냉장고에 넣어 두었지요.^.^   

  4. mutter

    2014년 11월 23일 at 11:46 오후

    저는 일기를 태워 없앴어요.
    버리기는 뭐하더라구요.
    저도 인터넷에 글을 올리면서부터 일기를 따로 쓰지 않았어요.
    총각무는 다듬기가 힘들어요. 8단이면 한참을 다듬어야지요?
    필체 좋으시네요. 저는 인터넷을 하면서 부터 필체가 점점 나빠지더라구요.
    쓰지 않으니까 잊는 모양이예요.   

  5. enjel02

    2014년 11월 24일 at 12:26 오전

    데레사 님은 여러 면으로 대단하십니다
    지금껏 간직한 것도 그렇지만 짧은 한 줄일지언정
    그렇게 모두 가록해놓은 추억을~

    아깝네요 사진은 버리리 마세요
    우리 어머니가 아들딸 가족사를 차례대로 잘 만들어두신
    사진첩에서 다른 형제들은 각자 자기네 사진만 빼어가고

    어머니 앨범을 내가 가져와서 지금도
    가끔 어머니를 생각하며 펼쳐본답니다
       

  6. 데레사

    2014년 11월 24일 at 12:35 오전

    운정님
    일찌기 잘 없애셨네요.
    무슨 보물이라고 저는 지금까지 간직했거든요.

    김치 담그고 나니 숙제 한 기분이에요.   

  7. 데레사

    2014년 11월 24일 at 12:37 오전

    무터님
    지금은 글씨를 쓰지 않은지가 오래됐어요.
    늘 컴으로만 생활하니까 우리가 다 글씨체가 엉망이
    되어 버리는거에요. ㅎㅎ   

  8. 데레사

    2014년 11월 24일 at 12:37 오전

    샘물님.
    이쯤에서 정리하지 않고 두었다간 나중에 낭패볼까 싶어서요.
    일기도 편지도 공개하면 안되는것도 있고 해서요. ㅎㅎ

    고맙습니다.   

  9. 데레사

    2014년 11월 24일 at 12:38 오전

    엔젤님
    그럴까요?
    우리 아이들도 내사진 간직할까요?

    물어보고 없앨께요.   

  10. 데레사

    2014년 11월 24일 at 12:39 오전

    예원님.
    블로그만 봐도 대강은 알겠지요.
    저는 퇴직후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일기 대신하고
    있거든요.

    고맙습니다.   

  11. 다사랑

    2014년 11월 24일 at 12:43 오전

    갑자기 눈물이 핑~~~ㅇㅇㅇㅇㅇ
    가슴이 먹먹…..ㄱㄱㄱㄱㄱ

    나중에 저같은 딸이 있다면 서운하다고 야단할텐데요.
    엄마도 중요한 것은 다 버리고 쓸데없는 것들? 만 제게 주셨답니다.
    그냥 마음에 간직하고 싶으셨나봐요.
    하지만 역사는 기록에서 남는건데…   

  12. 바위

    2014년 11월 24일 at 1:20 오전

    와! 총각김치가 실하고 맛깔스럽게 보입니다.
    더운 쌀밥에 한 입 베어물면 진수성찬이 필요 없겠는데요.
    아침이어서 배가 부른데도 밥 생각이 납니다.ㅎㅎ

    일기와 주고 받은 편지는 지난 삶들의 흔적인데,
    이걸 정리해서 버린다는 게 결코 쉽질 않습니다.
    저도 20여 년 전부터 메모 식으로 적어논 잡기장 보면서
    그때 일들을 되새기며 추억에 젖기도 하지요.

    결단은 어렵지만 묵은 기록들을 정리하고 나면
    오히려 홀가분해지겠지요. 어깨에 진 짐을 내려놓은 듯한…
    그리고 남은 삶은 가벼운 맘으로 살겠지요.

    저도 쓸 데 없는 잡기장들, 정리해 볼 용기를 가졌습니다.
    감사합니다. 즐거운 한 주간 되십시오.    

  13. 안영일

    2014년 11월 24일 at 2:20 오전

    자식에게 이야기 했지요 *욕심이라면 큰손주 닷슨 의 비욜라 한가락선율 이면 족하고 옆에 딜런의 희곡 송 한마디 대사 그리고 천둥벌개숭이 와릴리 의 악악소리면 애비는 족하다,

    모든것 *아 불놀이야 *환청을 들으며 천애의 자식에게 (딸에게) 이야기한게

    엇그제입니다, 아 우리들의 누님도 모든 세상사 불놀이야 하시는것 같습니다,

    옆의 자제분들이 수숩할 시간은 주셔야 될것같습니다,

    동네이웃의 아랬사람이 불놀이야 소리에 놀라서 그저 안부를 전함니다,    

  14. 카스톱

    2014년 11월 24일 at 2:21 오전

    시원시원한 필체에 놀랐습니다.
    필체는 계속 써야 유지되는데 지금은 어떨지 궁금하네요.
    버리고 비운다는 거, 싶지않을 거 같은데…
    가끔 컴 열어 사진을 정리할라치면
    이건 이래서 저건 저래서 자꾸만 만지작 거리게 되던데 말이죠.
    즐건 한주 시작하세요.
       

  15. 해 연

    2014년 11월 24일 at 3:30 오전

    친정 아버지가 정말 정성껏 사진첩을 만드셨어요.
    어쩌다 친정가서 앨범을 보면 나의 어린시절은 물론 우리 아이들것까지
    나 보다 더 정성껏 만드셨지요.
    아버지 어머니 돌아가시고 그 사진첩 어떻게 되었는지도 몰라요.
    내 어린 시절것이라도 빼 올걸!
    얼마나 후회를 했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저는 오래전 부터 조금씩 정리를 했습니다.
    일기, 사진, 낙서장…..등

    아직 단풍이 남아 있어서 참 좋습니다.    

  16. 데레사

    2014년 11월 24일 at 3:55 오전

    다사랑님
    아무리 생각해도 버리길 잘했다는 생각이에요.
    언젠가는 블로그도…..

    고맙습니다.   

  17. 데레사

    2014년 11월 24일 at 3:56 오전

    바위님
    한 십여년 생각했을겁니다.
    그랬다가 이제 큰 용기를 낸 거지요.

    솔직히 제게만 소중한것이지요.   

  18. 데레사

    2014년 11월 24일 at 3:56 오전

    해연님
    잘 하셨어요.
    사진은 일단 아이들보고 가져갈것은 가져가라 한 후에
    정리해야 될것 같아요.

    네, 아직은 단풍이 좀 남아서 덜 스산합니다.   

  19. 데레사

    2014년 11월 24일 at 3:57 오전

    안영일님
    고맙습니다.   

  20. 데레사

    2014년 11월 24일 at 3:58 오전

    카스톱님
    네, 쉽지 않았어요.
    블로그의 글들도 정리해야지 싶어요.

    저는 해외사진만 빼고 국내 사진은 원본은 다 지워버려요.
    포토스케이프로 정리한것만 남기고요.
    이건 지우니까 포스트의 사진이 날라 가 버리더라구요.   

  21. 홍낭자

    2014년 11월 24일 at 4:47 오전

    오랜 세월과 추억이 깃든 일기장…
    날짜와 시간을 기록해두면 오랜세월이 흘러도
    그날의 기억을 쉽게 떠올릴 수 있다는 마음과 생각입니다.
    먹음직하고 맛깔스런 총각무우김치(알타리)처럼… *^^*
    왜 처녀김치는 없을런지요?
    한주간 늘 Lucky day.. 되세요!!    

  22. 나의정원

    2014년 11월 24일 at 5:07 오전

    버리기가 말처럼 쉽지만은 않은 일인데 정말 큰 일 하셨네요.
    저도 이사를 오면서 초등학교시절 부터 받아 온 편지, 크리스마스카드, 그리고 담임 선생님께서 보내오신 편지들을 모두 정리해서 꼭 필요한 것만 간추려서 보관해야겠단 생각에 이사를 핑계삼아 정리를 한다는 취지였는데, 이것저것 읽고 회상하고 그러다보니 또 쉽게버리질 못하겠더라구요. 정말 쉽지 않은 일, 저도 이참에 한 번 다시 정리해봐야겠네요.
       

  23. 한국인

    2014년 11월 24일 at 5:13 오전

    글씨가 명필이십니다.
    소중한 보물들을 버리셨으니
    마음이 꽤나 울적했겠네요.   

  24. 임영란

    2014년 11월 24일 at 6:16 오전

    데레사님은 일기장들을 정리해버리셨군요. 제 친구도 일기장은 일찌감치 없애버리고 컴에다 일기 쓴다네요. 전 못버리는 일기장들이.. 일기장이라기보다 책입니다. (백지 일기장을 사서 제도용 잉크와 펜으로 빈틈없이빼곡하게 썼으니까요.) 윽,

    총각김치 담으셨군요. 김장은요?

       

  25. 우산(又山)

    2014년 11월 24일 at 6:29 오전

    일기, 사진, 옷 등을 정리하는 마음이 싸해집니다.
    저도 사실, 많이 정리했거든요.
    블로그를 하면서도 이건 왜 해? 할 때가 있어요.
    뭔가 이젠 정리를 해야겠다는 마음….
    이쯤 살아야 아는 것 같습니다.

    아드님과 담그는 총각김치! 총각이 총각김치를 …ㅎ
    빨리 며느님 보시게 기도할께요.   

  26. 최용복

    2014년 11월 24일 at 8:01 오전

    여전히 김치를 손수 담그시네요^^

    총각김치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을까 싶네요~~

    저도 일기장들을 보물처럼 여기고 있는데… 후련하시군요!!   

  27. 보미^^

    2014년 11월 24일 at 10:07 오전

    총각무가 먹음직 해 보입니다. 일기장 정리하셔서 조금은 서운도 하셨을것 같습니다.   

  28. 가보의집

    2014년 11월 24일 at 10:23 오전

    데레사님
    나도 일기를 다 버릴대 서운 하였기에 이해가 되네요.
    편지도요 데레사님 늦게 까지 가지고 계셨네요

    가을 이 가기가 아쉬운듯 아파트단지 너무나 아름다운 가을 입니다

    감사 히 잘 보았습니다    

  29. 데레사

    2014년 11월 24일 at 10:49 오전

    나의정원님
    버리자고 마음 먹은지가 어느새 십년이 된것 같습니다.
    쉽지 않더라구요.
    이제 더 끌다가는 안되겠다 싶어서 정리했어요.
    그러고 나니 아주 후련하네요.   

  30. 데레사

    2014년 11월 24일 at 10:49 오전

    한국인님
    울적할줄 알았는데 그렇지도 않네요.
    오히려 홀가분한 기분입니다.

    이제 새롭게 블로에나 열심히 칸을 채워야죠.   

  31. 데레사

    2014년 11월 24일 at 10:50 오전

    홍낭자님
    고맙습니다.
    이 주간도 우리 서로에게 럭키 데이가 되었으면 합니다.   

  32. 데레사

    2014년 11월 24일 at 10:53 오전

    임영란님
    배추김치는 딸이 담궈서 줘요.
    대신 총각김치는 내가 담고요. 그래서 좀 편합니다.

    나도 일기장과 편지들을 바탕으로 소설이라도 쓸려고 했죠.
    ㅎㅎ   

  33. 데레사

    2014년 11월 24일 at 10:53 오전

    가보님
    그렇게 하셨군요.
    우리 잘 했지요?
    다 버리고 홀가분하게 살아가요.   

  34. 데레사

    2014년 11월 24일 at 10:53 오전

    우산님
    총각이 총각김치 거들다가 도망갔어요. ㅎㅎ

    고맙습니다. 이제는 모든걸 정리모드로 들어가야만 할것
    같아서요.   

  35. 데레사

    2014년 11월 24일 at 10:54 오전

    최용복님
    네, 김장만큼은 아직은 담궈 먹어요.
    사먹는건 입에도 안맞고 비싸서요.

    일기장 버리고 나니 정말 후련합니다.   

  36. 데레사

    2014년 11월 24일 at 10:55 오전

    보미^^님
    버리기 전에는 좀 서운했는데 막상 버리고 나니
    홀가분 하네요.

    김치 맛있게 익었으면 해요.   

  37. 선화

    2014년 11월 24일 at 11:20 오전

    잘하셨어요

    울친구가 시아버지께서 돌아 가셨는데
    그분이 평소 등산을 좋아 하셔 등산 댕기며 사진이 취미라
    엄청 사진을 찍어서 그 사진이 어마어마 했는데
    그걸 버리면서 흉을 엄청 봤다고 하더라구요

    이제는 그래서 저도 뭐든 사지않고 특히 사진 찍는건 더 싫어 합니다
    블로그용 사진도 여기 올리면 끝!!! ㅎㅎㅎ
    미련이 없지요

    그나저나 저도 총각김치부터 해 놔야 겠습니다아~ㅎㅎ   

  38. 노당큰형부

    2014년 11월 24일 at 12:50 오후

    저도 90년도부터는
    오늘까지도 다이어리에 일기를 쓰고 있습니다.

    그 전 일기는 본가 다락방에 보관되어 있다가
    화재시 졸업장,상장,자작시집,꽁트와 단편등과 함께 소실되어
    많이 서운 했습니다.

    데누님,
    많은걸 없애시고 다시 찾게 되지 않을까요?
    걱정됩니다.ㅎㅎ

       

  39. 이강민

    2014년 11월 24일 at 12:53 오후

    데레사님, 제가 왔습니다.
    데레사님은 가을 반, 겨울 반이지만, 저는 필립핀에서 자꾸만 장가를 가고 가라고 하는군요.

    저는 지금, 지금 필립핀에 와 있습니다. 지금 여기는 여름 반 가을 반입니다.   

  40. dotorie

    2014년 11월 24일 at 1:01 오후

    일기는 없어도 애들 어렸을때 옷, 장난감, 노트 등등…을 못버리고 있습니다.
    볼 때마다 애들 어릴때 생각이 나서요…..

    충무가 통영이군요.
    다른 도시인줄 알았어요.   

  41. 시원 김옥남

    2014년 11월 24일 at 1:06 오후

    데레사 님.
    저는 오래전에 버렸습니다.
    그 무슨 신주단지나 되는 듯이 무던히 아끼고 소중하게 여기던 기록들을
    버렸는데 오늘 데레사 님의 글을 읽으니 그 당시 저의 기분과 다르지 않군요.

    데레사 님의 총각김치 아주 맛있게 보입니다.^^*   

  42. 말그미

    2014년 11월 24일 at 1:48 오후

    가슴이 저렸습니다.
    한편은 후련하셨겠지만 왜 제가 이렇게
    서운할까요?
    요즘 오늘 내일하는 개 봉신이 때문인지
    살갗만 건드려도 눈물이 날 거 같아요.

    이 포스팅을 보고도 눈물이 났습니다.
       

  43. 데레사

    2014년 11월 24일 at 2:10 오후

    선화님
    아무래도 사후 자식들에게 욕 안먹을려면 뭐든 없애는게
    상책일것 같긴 해요.

    제주는 아직 김장이 이른가요?
    하기사 요즘은 김치냉장고가 있어서 김장도 철이 없는것
    같긴 해요.   

  44. 데레사

    2014년 11월 24일 at 2:11 오후

    이강민님
    필리핀에서 왜 장가를 가라고 하는거에요?

    저는 마닐라에서 너무 더워서 혼난 적이 있어서
    필리핀에서는 안 살고 싶더라구요. ㅎㅎ   

  45. 데레사

    2014년 11월 24일 at 2:12 오후

    도토리님
    원래 통영이던걸 행정구역 개편으로 시가 되면서 충무시가
    되었지요. 그러다가 아무래도 원래 이름이 낫다고 해서
    다시 통영으로 고쳤답니다.   

  46. 데레사

    2014년 11월 24일 at 2:13 오후

    시원님
    그러렸군요.
    저도 별르고 별르다 이제사 버렸지요.
    참 홀가분 하네요.   

  47. 데레사

    2014년 11월 24일 at 2:13 오후

    노당님
    절대 그런일은 없을거에요. 걱정 마세요.
    잊어버리고 없애버리고… 그렇게 정리해야죠.   

  48. 데레사

    2014년 11월 24일 at 2:16 오후

    말그미님
    봉신이가 오늘 내일 하는군요.
    오랜 세월 함께 했는데 마음이 아프시겠습니다.

    후련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서운하기도 하지요.
    그러나 이제 버려야 할 때가 된것 같습니다.   

  49. 좋은날

    2014년 11월 24일 at 3:01 오후

    제가 우리나라에서
    제일 인상깊이 남아있는 섬이 욕지도였습니다.

    섬 이름자 때문에 젊은이들이 지도를 짚어가다가 제껴버리는 섬.

    아무리 한자로 좋은 뜻풀이가 존재한다손 치더라도
    욕지기가 연상되어지니 섬 이름을 바꾸는 것이 어떠냐는
    섬사람들을 향한 조언을 했습니다만
    섬만큼은 진정으로 눈물나도록 아름다웠습니다.

    청산도는 이름값으로 저리 빛나건마는
    흙(뻘)속의 진주같이 숨어있는 섬.

    그 욕지도에서 보내온 편지를 읽습니다.

    펜대를 놀려 잉크를 찍어가면 한 잔씩 꾹꾹 썼을 편선지.
    그 낭만과 고단함이 속절없이 지나갑니다.

       

  50. summer moon

    2014년 11월 24일 at 5:33 오후

    저도 오래 전 부터 일기장들과 편지들을 정리해서 버리겠다고
    생각만 되풀이 해오면서 아직 실천을 못하고 있어요.

    그런데 데레사님 일기들은 자녀분들에게 물려주셔도 좋았을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아무도 모르게 하고 싶은 비밀 내용들은 제외하구요.^^   

  51. 미뉴엣♡。

    2014년 11월 24일 at 7:20 오후

    80년대부터 쓰신 일기라면 그 양이 대단하겠어요..
    저도 두 차례 정도 정리한 듯한데..ㅎ 밖에는 이제
    가을이 떠날 채비를 하고 테레사님 김장도 하시고
    그런데 그프랑스 사위분이 총각김치를 좋아하세요..^^

       

  52. 흙둔지

    2014년 11월 24일 at 8:26 오후

    역시 생각한대로 필체가 좋으시네요.
    조금씩 비워가는 일이 힘들지만
    언젠가는 실행해야하는 일이라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블로그는 정리하지 마시기를…
       

  53. 데레사

    2014년 11월 24일 at 10:36 오후

    섬머문님
    아무도 모르게 하고 싶은 내용만 없앨수가 없었어요. ㅎㅎ
    아무튼 흔적들은 지워버리는게 좋을것 같아서요.   

  54. 데레사

    2014년 11월 24일 at 10:37 오후

    미뉴엣님
    아니에요. 프랑스사위는 김치를 좋아 안하고 여기있는 토종
    사위가 잘 먹어요. 아들도 잘 먹고 손녀도 잘 먹거든요.

    그 아이들이 12, 16에 옵니다.
    다섯식구가 들이닥치면 집안이 시끌벌쩍 할거에요.   

  55. 데레사

    2014년 11월 24일 at 10:38 오후

    흙둔지님
    네, 블로그는 아직은 정리할 마음이 없어요.
    그런데 이 마음도 변할런지는 장담 못하구요. ㅎㅎ

       

  56. 데레사

    2014년 11월 24일 at 10:38 오후

    좋은날님
    욕지는 정말 아름다운 섬이에요.
    그 섬에서 우리나라 최초로 진주양식을 시작했지요.
    진주양식장 모습이 이 편지에도 그려져 있어요.

    고맙습니다.   

  57. 그리움

    2014년 11월 25일 at 7:16 오전

    데레사님 일기장- 무터님처럼 (친구분꺼) 공개해 보시잖구요~
    절 주셨으면 글소재없는 그리움의 방을 환하게 꾸밀수도 있었을텐데-
    엥~ 한발 늦었다!!!

    어쩜!!! 데레사님 글체가 저리 아름다워요 놀라워라~ 해요
    전 늘 놀림받았떠요 글을 그림처럼 쓴다고- 동그라미는 머리통만하게-
    붓글안쓰세요?? 작품하나 얻고싶어요

    저두 오늘 한가하길래 패치웤 할려고 (미씽도 천들도 사기만하고 無재주인 저가) 사다논 많고많은 천들이랑 솜이랑 눈딱!! 감고 다 버렸어요
    아깝다하고 놔 뒀더니 생전 손도 안대는걸~

    오늘 저녁은 데레사님 총각무우 한알로 저녁할까해요
    제 신랑도 한알!! 그럼 두알이 사라질거야요(엄청 먹음직 스러워요)   

  58. 데레사

    2014년 11월 25일 at 8:37 오전

    그리움님
    정리의 제일은 버리는것라고 말하더라구요.
    안쓰는것 붙안고 있는것 보다는 버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하나 하나 정리중입니다.
    좀 가볍게 살려고요.

    총각무 한 스무개쯤 가져 가시지… 두개로 되겠어요?   

  59. 산성

    2014년 11월 25일 at 8:47 오전

    저도 점점 정리하는 쪽으로…마음은 먹고 있는데도
    실천하기에는 아직 한참 멀었어요.
    어머님이 남기신 일기장 한 권을 보물처럼 아끼고 있답니다.
    전 딸도 없으니 곧 폐기해야…
    그런데 참 잘 하셨어요!!

    아참,데레사님 글씨가 정말 단정,명필이십니다~

       

  60. 데레사

    2014년 11월 25일 at 12:56 오후

    산성님
    사실 실천이 쉽지는 않아요.
    그래도 용감하게 버리고 나니 마음이 홀가분 해요.

       

  61. jh kim

    2014년 11월 25일 at 1:26 오후

    저는 아직 젊어서 그런지
    도저히 버리지를못한답니다
    시골 촌놈이라 더욱 그런가봅니다   

  62. 데레사

    2014년 11월 25일 at 9:35 오후

    jh kim 님.
    그러시군요.
    살다보면 또 버리고 싶어질때도 있어요.   

  63. 배흘림

    2014년 11월 25일 at 10:43 오후

    저도 학창 시절에 기록한 일기와 산문 등 모든 것을 군 입대전 야산에 태우고 갔었습니다.
    아쉬운 마음과 또 시원 하다는 마음

    지금 생각하면 잘 한것 같습니다.   

  64. 북한산.

    2014년 11월 26일 at 2:42 오전

    저도 결혼하고서 해외를 약 2년 나갔다왔는데 아내와 주고 받은 편지가
    책을 만들정도분량이였는데 이사 다닐때마다 소중하게 챙겨왔는데
    아내가 어느날 재활용 쓰레기로 다정리 햇다고 해서 한바탕 햇거든요.
    어찌보면은 다부질없이 이사 다닐대마다 가지고 다닌듯 해요^^   

  65. 데레사

    2014년 11월 26일 at 5:15 오전

    배흘림님
    전 너무 오래 갖고 있었나 봅니다.
    지금이라도 없애길 참 잘했지요?   

  66. 데레사

    2014년 11월 26일 at 5:16 오전

    북한산님
    맞아요. 다 부질없지요.
    사모님께서 참 잘하셨습니다.   

  67. 인회

    2014년 11월 26일 at 5:49 오전

    데레사님…~~!
    저는 지난토요일 사무실나와서 사무실에 보관된 22년간 편지와 연하장 카드등등 모두 없애버렸습니다.

    어느날 외국여행중 잠 안오는날 그런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두 없애야겠다고…

    집에있는 일기장과 가계부만 여행용케리어에 두가방인데…그거버릴게 꿈자리 같습니다.

    그러나 없애야지요…

    제생각은 잘하셨다는 생각이 듭니다.

       

  68. 지해범

    2014년 11월 26일 at 8:47 오전

    버리셨다니 아깝네요.
    조선시대 생활사 연구에서 개인 서간문 연구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듯이, 데레사님 일기도 나중에는 큰 자료가 될 것 같은데, 정말 아깝네요.
    만약 버리시려면 태우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69. 데레사

    2014년 11월 26일 at 3:02 오후

    인회님
    그렇죠?
    잘 했지요?

    고맙습니다.   

  70. 데레사

    2014년 11월 26일 at 3:03 오후

    지해범님
    아파트에서는 태울곳도 없고 해서 폐지버리는곳에 다 넣어 버렸습니다.

    옛날 얘기지 요즘에야 유명인들의 자료도 많이 남아 있는 세상이니
    저같은 사람까지야 뭐 도움 되겠어요?   

  71. 지나가던이

    2017년 4월 20일 at 9:00 오후

    순간의 감정을 기억하기 위해 쓴 것들이 쌓이고 쌓이다보니 오히려 마음의 짐이되어 이것들을 어찌어찌 처리할까 너무나 고통스러웠는데 이 글 보고 힘이 좀 납니다. 단 한권만 남겨두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잘 알 것 같습니다. 그 남은 한권이 어떤 내용을 가지느냐는 중요하지 않겠죠. 난 이러이러하게 일기를 썻었다라는 아주 깔끔하게 명쾌하게 느낄 수 있는 유물인 것이죠.

    30년쯤 뒤에 다시 보면 의미가 있다고 끝까지 들고있던 것들이 사실 30년 뒤에 봐도 대부분은 결국 그저 그럴 것이라는….아 이런, 또 잡생각들을 주구장창 쓰기 시작하네요. 이런 것들이 쌓여서 버리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들고있자니 고통을 수반하기 시작해서 답답한 마음에 검색한 것인데 또 다시 ㅎㅎㅎㅎㅎㅎ 어쨌든 잘 보고 갑니다. 남의 일이지만 제 속이 다 후련하네요.

    • 데레사

      2017년 4월 20일 at 9:14 오후

      오래전 조블에 썼던 글을 읽어 셨군요.
      다 버리고 나니 정말 후련합니다.
      우물쭈물 하다 남겨놓고 가면 자식들이 애 먹을것 같아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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