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가시게나, 김교장

김교장과 내가 만난건 서로 퇴직을 하고 백수가 된 이후 부터였다.

우리 동네 주민센터의 영어교실에서 만난 후  지금까지 15년에

가까운 세월동안  한 동네에 살기때문에 아침에 공원에서  만나

수다를 겸한  걷기 운동도 같이 했고,  또  성당에서도  앞 뒤로

앉기도 하고  또는  나란히  앉기도 하면서 미사도  함께 드리곤 했다.

 

그런 김교장의 부음을 받았다.

췌장암으로 진단 3개월만에  운명했다고  전해 준 사람이 흐느낀다.

아니,  그럴수가….

 

몇달전 김교장은 우리 동네에서  판교로 이사를 갔다.

그무렵, 어느날  은행에서  잠깐  만났드니  사람이  좀  말라 있었다.

살 빠졌네  했드니  웃는 얼굴로  이사하고  힘드니까  6킬로가 빠졌다고

하면서  기분좋은 얼굴을  했다.

그래서 내가 말했다.

당신과 내가 10년 이상을 함께 운동했지만 6킬로는 커녕 6그램도

못 뺐는데  이건 아니야,  병원에 꼭  가봐요.  하면서  헤어진게  불과

서너달 전인데  세상을  떠나다니….

 

우리동네의 초등학교 교장을 끝으로 직장생활을  마감한  김교장은

정말  모범으로 사신 분이다.

성당도 열심이었지만  영어반에서도 젊은 사람들을 제치고  손수 반장일을

맡아  크라스의 궂은 일들을  다 했다.

출석부 가져다 놓고  칠판닦기도  털어놓고   늘 반원들과 선생님의

불편함을  챙겨주고…..

 

그리고  운동도  남 보다 열심히 했다.  나는  아침에만  잠깐  걸었지만

이 분은  아침, 저녁으로  한시간씩  걷고도  복지관에서  1 주일에  두번씩

챠밍댄스도  하고,  성당일도  열심이었다.   그리고 당뇨도  혈압도

없었다.

 

아무리 운동 열심히 하고  성인병이 없어도  수명하고는  관계가 없는걸가?

사람은 태어날때 너는 언제 죽으라는 운명을 갖고 태어난다드니 그게

맞는걸까?

벼라별 생각을  다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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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가는 길에  이 꽃  한다발  바치고 싶어.

흰국화가  아닌 알록달록한 예쁜  꽃을  바치고 싶어.

잘 가시게나,   아픔 없는 세상에서  우리  언제고 다시 만나요.

20 Comments

  1. 참나무.

    2016년 2월 17일 at 9:57 오전

    솔선수범 좋은 일도 많이 하셨다는
    김교장선생님 명복을 빕니다.
    많이 우울하시지요
    그래도 우리 모두 갈 데 좀 먼저 가셨다~~
    생각하시고 맘 추스르시길바랍니다
    이리 말 하는 저도 가찹게 지내던 이가 먼저가시면
    이런 말 모두 소용에 닿기나 하겠습니까만
    그저 앞 일을 모르니 데레사님 지금 처럼
    즐겁고 행복한 시간 많이 가지는 수 밖에 없겠지요

    • 데레사

      2016년 2월 17일 at 11:44 오전

      오늘 살아있다는것에 감사하면서 살아야겠어요.
      무무님때도 그랬고 겨울비님때도 그랬고….
      김교장도 나보다 나이가 좀 적거든요.
      나이 적은 친구가 먼저 가는게 너무 마음 아파요.

      참나무님
      고마워요.

  2. West

    2016년 2월 17일 at 12:47 오후

    태어나는건 순서가 있어도 가는길은 순서가 없다지 않아요. 주변의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대하면 나하고는 상관 없다고 생각했던 죽음이 얼마나 가까운곳에 있는가 새삼 깨닫게 되요. 마음이 많이 아프셨겠어요. 정말 오늘 하루가 선물인데 감사하고 살아야 겠어요.

    • 데레사

      2016년 2월 17일 at 1:31 오후

      오랜만잉에요.
      잘 있지요?
      정말 살아있다는것에 감사한 마음으로 지내야겠어요.
      하루가 소중하고 그 소중한 하루에 최선을 다 하고…
      아프지 말아요.

  3. 비풍초

    2016년 2월 17일 at 6:33 오후

    좀 오래된 영화: 그린 마일즈라는 영화를 보면 끝부분에 주인공 (톰 행크스 분)이 쓸쓸히 독백한 내용이, “오래산다는 것의 댓가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먼저 보내며 그걸 지켜봐야하는 것… “운운..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데레사

      2016년 2월 17일 at 7:57 오후

      비풍초님
      그런 말도 있군요.
      정말 맞는 말이에요.

      조블에서도 이웃 몇분을 보냈지만 다 저보다 나이가 적은
      분들이어서 그때 마다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4. 초아

    2016년 2월 17일 at 7:23 오후

    고인의 명복을 진심으로 빕니다.
    많이 슬프시죠.
    무어라 위료를 드려야할지.. 언젠가 우리도
    가야할 길이지만, 지인이 아니여도 부고는 마음아픕니다.
    마음 추스리셔요.

    • 데레사

      2016년 2월 17일 at 7:58 오후

      맞아요.
      언젠가는 우리 모두가 가야할 길이지만 그래도 떠나보내는
      마음이 너무 아파요.

      • Manon

        2016년 2월 18일 at 1:27 오전

        이제 그런 소식 듣는 나이가 됐어요.
        깊은 위로의 말 남깁니다.
        저도 몇 달전 친구 하나 떠나 보냈습니다.
        허망하지요.

        • 데레사

          2016년 2월 18일 at 8:16 오전

          그래요. 참 허망하고 안타까워요.
          암이란게 아무리 운동하고 바른생활을 해도
          이겨 먹기가 어려운 병인가봐요.

  5. 인회

    2016년 2월 17일 at 8:39 오후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제블로그는 이제 옮기는 중인가 봅니다.
    아직 여러가지로 어눌하네요.

    • 데레사

      2016년 2월 18일 at 8:17 오전

      글 한번 올려 보세요.
      며칠 그러다가 차차 안정될거에요.

  6. 睿元예원

    2016년 2월 18일 at 12:40 오전

    어머..
    많이놀라셨겠어요..
    췌장암이 어떻게 걸리셔서
    돌아가셨는지 안타깝네요.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데레사

      2016년 2월 18일 at 8:18 오전

      발견 3개월만이래요.
      세상에 참 무서워요. 특히 췌장암은 더 무섭고요.
      고마워요.

  7. 벤조

    2016년 2월 18일 at 3:48 오전

    알록달록한 꽃다발을 준비하신 그 마음을 짐작해 봅니다.
    저 꽃처럼 살기를 김교장님도 바라실 겁니다.
    데레사님, 기운내세요!

    • 데레사

      2016년 2월 18일 at 8:18 오전

      네, 고맙습니다.
      정말 바른생활을 하는 모범적인 사람이었는데
      무척 안타까워요.

  8. 나의 정원

    2016년 2월 18일 at 9:02 오후

    마음이 참 아프네요.
    특히 가깝게 지내셨던 분이니 더욱 슬프시겠어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평소와 다름없단 말이 소중하게 다가오게 하는 날입니다.

    • 데레사

      2016년 2월 18일 at 9:18 오후

      맞습니다.
      평소와 다름없다, 별일없다…
      그 말들이 참 좋은 말이지요.

  9. enjel02

    2016년 2월 26일 at 6:25 오전

    운동이면 운동 학구열도 대단하시고 어디서나
    열심이시고 배려심으로 사람들과 어울림도
    잘 지내시는 모습 잘 알고있어요

    그러나 가까이 지내시던 친구분의 부음은 참 안됐네요
    그분의 명복을 빌어요

    친구를 잃은 데레사님 너무 상심하지 마시고 벗어나세요
    가까운 사람의 불행한 일에 가장 기운이 빠지지요
    췌장이 본래 가장 깊숙이 숨어있다가 그렇게 갑자기 발견이 된다 하더군요
    데레사 님도 항상 건강 잘 챙기세요

    • 데레사

      2016년 2월 26일 at 8:17 오전

      건강을 챙긴다고 챙기긴 합니다만
      부르면 가야겠죠. 사람이 다 그렇게 흘러가나 봐요.
      살아있다는것에 감사하면서 하루 하루 즐겁게
      살려고 노력중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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