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가족공원으로 봄 구경을 갔다.
날씨가 좋길래 어느쪽으로 가는게 제일 편할까를 궁리 해 보니
아무래도 집에서 버스 한번 타면 갈 수 있는 이 곳이 제일 편할것
같아서 혼자서 모자만 푹 눌러쓰고 길을 나섰다.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가족공원에는 봄 꽃들이 활짝 피어 있다.
입구쪽의 못 가에 핀 개나리를 비롯하여 벚꽃, 살구꽃, 명자꽃 까지
골고루 피어서 나를 반겨주고 있다.
여기서도 나는 예외없이 한시간만 딱 걷기로 작정한다.
그래야 바로 옆 중앙박물관 정원의 꽃들도 구경할 수 있을테니까
몸을 아껴야 한다.
가족공원에서 한 시간, 중앙박물관 정원에서 한 시간, 두 시간만 걷고
집으로 돌아가는게 제일 좋을것 같거든.
광화문쪽에서 근무할 때는 이곳이 나의 아침 산책코스였다.
한강을 빨리 넘어와야 길이 안 막히니까 일찍 집을 나서서 이곳에
도착하는게 대략 7시쯤, 한 시간 정도 걷고 사무실에 도착하면
8시 반쯤, 딱 알맞은 거리에 이 공원이 있어서 아침마다 나는
참 행복했었지….
어느새 이렇게 꽃잎이 떨어지고 있다. 아이가 떨어진 꽃잎들을
손바닥에 담고 있다.
저 길을 걸어 올라가면 언덕이 있고 언덕너머로 미 8군의 올말졸망한
막사들이 보이는데, 언덕까지만 가보자.
태극기가 꽃혀 있는 언덕까지 올라왔다.
아, 꽃보다 고운 태극기들 ~~~
그리고는 다시 언덕을 내려 오면서 옛 생각에 젖어본다.
90년대 중반쯤, 이곳에 오면 차범근 감독이 아들 두리를 단련시키던
모습이 종종 보이곤 했었지. 그때 차감독은 건너쪽 한강변 아파트에
살고 있다고 했고 두리는 어렸었다.
어릴때 부터 그렇게 몸 단련을 시켰으니 은퇴할 때 까지 차미네이트로
불릴만큼 빠르고 체력도 좋았을테지….
이런 저런 생각도 해보고 사진도 찍고 꽃구경도 하다 보니 한시간이
훌쩍 넘어 버렸다.
중앙박물관 쪽으로 넘어 가야지 ~~
참나무.
2016년 4월 3일 at 8:42 오전
잘 다녀오셨군요.
저도 루벤스전 마감이 얼마남지않아
한 번 가봐야겠습니다.
봄꽃도 보고 명화도 보고…
조만간 ‘벚꽃 지다’도 흐를 것같네요
북한산 78s
2016년 4월 3일 at 12:43 오후
용산 박물관은 가보았어도 공원은 가보지를 못하였습니다.
개나리가 이제 한창 입니다.
나리나리 개나리 입에물고요. 동요가 생각이 납니다.
데레사
2016년 4월 3일 at 4:50 오후
박물관에서 바로 넘어가는 길이 있어요.
데레사
2016년 4월 3일 at 12:47 오후
박물관도 마당만 구경했어요.
덕수궁 석조전에서 열리는 변월룡전을
가볼까 하다 중간에 내려서 이곳으로 갔지요.
비가 내리네요.
우리집 앞 벚꽃도 피기 시작했거든요.
초아
2016년 4월 4일 at 7:51 오전
어제 서울다녀왔습니다.
친정고모님이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고..
이렇게 흐트려지게 핀 꽃도 이젠 고모님은 보실 수 없으시겠죠.
마음이 아픕니다.
데레사
2016년 4월 4일 at 12:05 오후
그러셨군요
마음 아프시겠어요.
고모님은 편히 떠나셔서 좋은곳으로 가셨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