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오월을 맞으며

계절의 여왕,  오월이다.

이제  봄 기운 보다는  여름쪽에  가까운  날씨지만   새롭게

피어나는  꽃도  있고  나뭇잎들은   연두에서   초록으로

변해가는  풍경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도   싱싱한  빛으로

물들것만  같다.

 

오월1

오월                   – 피천득-

 

오월은

금방 찬 물로 세수를 한 스물 한 살

청신한 얼굴이다

 

오월은

앵두와 어린 딸기의 달이요

오월은 모란의 달이다

그러나 오월은 무엇보다도 신록의 달이다

 

전나무의 비늘잎도  연한 살결같이 보드랍다

 

신록을 바라다 보면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즐겁다

 

내 나이를 세어 무엇하리

나는 오월속에 있다

 

연한 녹색은 나날이  번져가고  있다

어느덧 짙어지고 말것이다

머문듯 가는것이 세월인것을

 

유월이 되면 원숙한  여인같이

녹음이 우거지리라

 

그리고 태양은 정열을 퍼붓기 시작할 것이다

밝고 맑고 순결한 오월은 지금 가고 있다

 

오월2

아파트  마당의 정자 위에  등나무도 이렇게 보라색 꽃을 피웠다.

어디를  둘러봐도  아름다운 계절,   나도  피천득  선생님처럼

살아있다는  사실이 즐겁다.

 

오월3

 

오월4

푸른 오월               -노천명-

 

청자빛 하늘이

육모정 탑 위에 그린듯이 곱고

연못 창포잎에

여인네 맵시위에

감미로운  첫 여름이 흐른다

 

라일락 숲에

내 젊은 꿈이 나비처럼  앉는 정오

계절의 여왕 오월의 푸른 여신 앞에

내가 웬일로 무색하고 외롭구나

 

밀물처럼 가슴속으로 밀려드는 향수를

어찌하는 수 없어

눈은 먼 데 하늘을 본다

 

긴 담을 끼고 외딴 길을 걸으며 걸으며

생각이 무지개처럼 핀다

 

풀 냄새가 물큰

향수보다 좋게 내 코를 스치고

 

청머루 순이 뻗어 나오던 길 섶

어디에선가 한나절 꿩이 울고

 

나는

활나물, 호납나물, 젓가락나물,  참나물을 찾던

잃어버린 날이 그립지 아니한가, 나의 사람아

 

아름다운 노래라도 부르자

서러운 노래를 부르자

 

보리밭 푸른 물결을 헤치며

종달새 모양 내 마음은

ㅎ하늘 높이 솟는다

 

오월의 창공이여!

나의 태양이여!

오월5

 

오월이 되면  내가  애창하는 시 두편을  소개 해본다.

세월이  바뀌어도   피천득 시인과  노천명  시인의  그때의  그 마음으로

나는  나의 오월을  맞는다.

내 나이를 헤아려 무엇하랴,   나는  오월속에  있는데…..

 

7 Comments

  1. 초아

    2016년 5월 1일 at 7:10 오전

    푸른 오월을 마지하기위해
    전 새벽에 목욕다녀왔어요.^^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할매, 할배) 세상ㅋ

    • 데레사

      2016년 5월 1일 at 8:27 오전

      목목재계까지 하셨으니 틀림없이 오월은
      초아님 세상이 될거에요. ㅎㅎ

  2. 靑睦

    2016년 5월 1일 at 10:48 오전

    신록의 5월이 펼쳐졌습니다. 다시 젊어지셔서 로맨스 그레이가 되셔도.

    • 데레사

      2016년 5월 1일 at 12:24 오후

      ㅎㅎ
      로맨스 그레이요?
      그 정말 재미지겠습니다.

  3. 無頂

    2016년 5월 1일 at 3:24 오후

    오월 예찬입니다.
    즐거운 오월되세요 ^&^

    • 데레사

      2016년 5월 1일 at 4:00 오후

      네, 좋은 계절입니다.
      춥도 덥도 않고요.
      무정님도 즐거운 5월이 되시길 바랍니다.

  4. 바위

    2016년 5월 2일 at 10:02 오전

    신록의 계절 5월이 문을 열었습니다.
    5월을 ‘계절의 여왕’이라고들 하지요.

    사진으로 목단을 보니 김영랑의 시가 생각납니다.
    참 좋아햇던 시였지요.
    아름다운 계절 만큼이나 좋은 일들 있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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