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화꽃을 보며

동네 초등학교  화단에  목화꽃이  피었다.

아침 산책길에 우연히 들렸드니  제법 몇 송이의  목화꽃이   빗물을

머금은채  예쁜 자태를  뽐내고  있는게 아닌가.

학교니까  관상용으로  심은건  아닐테고  아이들에게  교육용으로

심었을게다.

 

가목화1
어릴적에는  흔하게  볼 수  있는  꽃이었지만  최근들어서는  목화꽃을

본 기억이  없다.   노랫말 속에서나  들어 보았을뿐.

 

가목화2

그런데 자세히 보니  꽃이  참  예쁘다.

색깔도 흰색,  연노랑색,  그리고  연분홍색으로   그 어느 꽃 보다도

곱다.

 

가목화3

이 꽃이 지고  열매를  맺어,  그 열매가  익어서 터지면  그 속에서

하얀  목화솜이  나왔었지.

엄마는   벌어진  열매속에서  하나 하나  목화솜을  꺼내서

씨앗과  솜을  분리하는  일을  한 후에  물레로   실을   만들어서

베틀에다  무명을  짯었는데,   그 어려운  과정을  거쳐서  또   손으로

바느질을  해서  옷을  만들어  입히곤  하셨으니  얼마나  힘들었을까?

 

가목화4

6,25 전쟁 이전까지는  우리는  여름이면 삼베옷,  겨울이면  무명옷으로

살았다.  간혹  명절에  명주옷을  얻어 입긴 했지만.

흰무명 옷은  때가  잘 탔다.  얼마  안 입으면  새까매져서   벗어 놓으면

양잿물에다  삶아서  빨아서  또  옷을  새로  지어서 주시곤  하셨는데

이제는   추억속에서만   그 시절이  존재할 뿐이다.

 

가목화5

이 열매가 다래다.   익기전에  따서 먹으면  달콤했었다.

저 열매 하나  하나가   솜을  피워내는데  어린  우리는  그저  단맛에 취해

학교  파하고  오는길에   아무밭에나  들어가서  멋대로 따먹곤  했었다.

그러다   들켜서  혼 나기도 하고….

 

그런데  저 다래가 익어서  솜을  피워 내면  그걸  씨앗과  솜으로

골라내고….  그리고  그 씨앗으로는  기름을  짜서 먹었다.

요즘처럼  식용유가  흔했던  시절이  아니니   무명씨  기름도   먹었다.

 

아무리 지금이 헬조선이니  뭐니 하지만  그 시절,  그 때와를  비교해 보라.

얼마나  편하고  배부른가?

우연히 들린  학교 마당에서  만난  목화꽃을  보니   가난했던 어린시절의

추억과  더불어   무척 고단하고 힘들었던  삶을  살다 가신  부모님

생각이  떠  오른다.

 

8 Comments

  1. 초아

    2016년 10월 10일 at 6:23 오전

    전 도시에서 살아 그랬는지..
    목화꽃을 처음 휴게소 화단에 핀 것을 보고
    무슨꽃인가 여쭈어봤어요.
    그래서 목화꽃이란것을 알았지요.
    엄청 신기하고 귀한 꽃이라 갤러리에 정리하여
    올리기도 하였답니다.
    그 후로는 딱 한번 더 만난 후
    이곳에서 삼세번째 상면입니다.
    이 아침 목화꽃으로 행복합니다.
    *
    다래는 많이 들어 알고 있었지만,
    목화꽃 열매인줄은 몰랐습니다.
    *
    머루랑 다래랑 먹고 청산에 살으리럈다…
    얄리얄리 얄랑셩, 얄라리 얄라

    • 데레사

      2016년 10월 10일 at 8:28 오전

      아, 머루랑 다래랑… 그 다래와 목화다래는 틀려요.
      노래속의 다래는 산에서 따는거고 목화다래는 목화꽃이
      지면 생겨요. 이름만 같지 전혀 틀린 답니다. ㅎ

      관상용으로 아주 예쁘지요?

  2. 벤자민

    2016년 10월 10일 at 6:51 오전

    어릴 적에 문익점이 어쩌니 하던 기억은 있어도
    목화꽃은 첨 보네요
    어린시절 부모님들 참 고생 많이들 하셨지요
    요즘 인터넷에서 헬조선이란 말을 가끔 보는데
    첨에는 무슨 말인가 했습니다
    아무래도 나름대로 소외계층이 많다는건지?
    위 데라사님 목화꽃 말씀을 보면은 천국 같기도 한데요 ㅎㅎ
    노력은 안하고 자꾸 비교만 하니 그런소리가 나오지 않을까도…
    오히려 무슨 억지를 부릴라는 사람들도 보이고요^^
    나와보면 우리보다 서글픈 나라 민족이 얼마나 많은데 ㅠ
    요즘 한국은 종교 인구가 급속히 준다고 하더군요
    해외 동포사회도 비슷한 현상 입니다
    제가 불로그를 하면서 불로그가 너무 딱딱하고 고상을 떨면
    재미가 없을 것도 같아 교회 다니면서도 하느님을 좀 팝니다만 ㅎㅎ
    이렇게 스스로 헬을 부르짓는 사람들이 많으니
    천국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잇을것도 같아 좀 안심이 된답니다 ㅎㅎ
    헬이 보이면 종교인구가 과거 처럼 급속히 늘어야할텐데 말입니다
    목화꽃!! 불과 반세기 전 야기인데
    한반도가 너무 이기주의로 흐른 것도 같습니다

    • 데레사

      2016년 10월 10일 at 8:31 오전

      맞습니다.
      너무 이기적이고 상대배려를 전혀 안합니다.
      종교인이든 연예인이든 정부 욕만 하면 뜨는줄 아는 세상,
      헬조선이라고 자기나라를 비하해야만 자기위상이 올라가는줄
      아는 사람들…정말 안타까워요.

      저는 이럴때 마다 케네디 대통령의 그 연설이 생각납니다.
      조국이 무엇을 해줄까를 기다리기 전에 내가 조국을 위해
      무엇을 할까를 생각하라는 그 말, 정말 요즘 젊은이들에게
      해 주고 싶어요.

      힘드는 일은 절대 안할려고 하면서 헬조선만 부르짖습니다.

  3. 김수남

    2016년 10월 11일 at 9:32 오전

    언니! 저랑 똑 같은 추억을 가지셨네요.저도 똑 같았어요.친구들이랑 학교 갔다 오면서 다래 따먹기도하고요.정말 반가운 목화 꽃이네요

    • 데레사

      2016년 10월 11일 at 11:27 오전

      아, 그 나이에도 그랬어요?
      반가워요.

  4. 산고수장

    2018년 12월 27일 at 1:15 오후

    그래요 어릴때 추억이 새로운 목화꽃이군요.
    목화꽃은 다른 어떤 꽃보다 꽃으로도 질베없는 꽃이라고 여깁니다.
    저는 중국에서 큰밭에서 자라고 꽃도 송이도 핀것을보고 너무신기하여
    디카로 사진도 찍어서 여기에 글을 쓴적이 있습니다.
    요즈음보면 밀도 보리도 심고 있는데
    목화밭도 곧 보게될까 싶기도하네요.

    • 데레사

      2018년 12월 27일 at 4:53 오후

      반갑습니다.
      저는 잘 안보이시길래 어디 편찮으신가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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