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린 새벽에

아침 6시다.

차를  끓여서  보온병에  담고  밖엘  나갔드니  밤새  눈이 내렸는지

나의  산책로에  눈이  쌓여 있다.

많은  양은  아니지만   길이  하얗게  덮혀  있어서    기분이 좋다.

올 겨울  우리동네는  첫 눈이다.

 

지수12

집으로  다시 들어와서   운동화를  벗어놓고  등산화로  바꿔 신었다.

아무래도  등산화가  덜  미끄러우니까.

 

지수9

눈은  쌓여 있지만  바람이 불지 않아서  날씨가  아주 춥지는 않다.

같은 시간에  나오는  이웃과  끓여 온  차를  한잔씩   마시고  걷기

시작한다.

 

지수10

우리 아파트옆   이 산책로는 딱  버스  한 정거장 구간이다.

왕복하면  내 걸음으로  1,500 보다.

보통  아침에 왕복 네번으로  6,000 보 정도,   그리고  한 낮에  틈틈이

나와서   거의  만보를  채운다.

 

지수11

이렇게   새벽에  차 한잔하고   한시간 정도  걷고  들어 오는걸  계속하다

보니  스포츠센터로  운동하러  가기가 싫어진다.

돈도  돈이지만   시간 절약이   많이  되기 때문이다.

하기사  넘쳐나는게  시간인데  절약해 봤자  쓸곳도  없지만  그래도

딩굴딩굴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니까  좋긴하다.

 

지수13

이른 시간이라  사람들이  안 지나간 곳도  더러  있다.

저  깨끗한  곳에  일부러  내 발자국을  내는게  싫어서  사람들이

지나간  곳으로만  걷는다.

 

지수14

누가  뜻도  모를  글씨를  써놨다.

기왕이면  예쁘게  하트나  그려 놓았으면  더 좋을텐데….

204 계약이라니,  무슨  의미일까?

 

지수15

아파트는  아직도  불  안 켜진  집이  더 많다.

이 시간  아들도  쿨쿨이고,   나만  새벽부터  바쁘다.

눈 만  내어놓고는  꽁꽁  싸매고  나온다.

 

지수16

차 한잔 마시고   두번  왕복하고

또  한잔 마시고  두번  왕복하고

오늘은  미끄럽지는  않으니까   네번 왕복,  6,000 보를 걷고

집으로  들어 온다.

 

지수17

낮에도  얼지만  말아 주었으면  좋겠다.

얼면   걷는게   무서워 진다.   만약에라도   넘어져서  수술한

허리  도로 아미타불  만들었다가는   자식들  지청구에  내  명에

못 죽을거다.   ㅋㅋ

 

눈 길을  겁내면서도  눈이  더 내렸으면  하고  창문으로  내다보는

이  마음은  또  무슨  마음일까?

마음만은  아직도  푸른 풀밭이거든.

 

 

 

10 Comments

  1. 참나무.

    2016년 12월 29일 at 9:42 오전

    ‘아직도 푸른 마음’
    공감합니다.
    눈이 정말 아름답게 내렸네요
    윤동주 시와
    “하얀 눈위에 구두발자국”
    노래가사가 먼저 떠오릅니다
    저 눈 위에 ‘근하신년’ 써 봅니다.

    • 데레사

      2016년 12월 29일 at 9:44 오전

      앗, 진작 생각 났으면 근하신년
      써 놓는건데요.
      이제는 슬슬 녹기 시작하네요.

  2. 無頂

    2016년 12월 29일 at 9:55 오전

    참 부지런하십니다 ^^
    눈길 조심하셔요 ^&^

    • 데레사

      2016년 12월 29일 at 11:55 오전

      그래서 오늘 새벽에는 등산화까지 등장시켰지요.
      고맙습니다.

  3. koyang4283

    2016년 12월 29일 at 10:37 오전

    눈길. 오랜만에 들어보는 아련한 말입니다. 눈을 밝고 걸어도 그게 눈길인지도 모르고 걸을 정도로 무뎌졌다는 것이겠지요. 잘 읽었습니다.

    • 데레사

      2016년 12월 29일 at 11:56 오전

      세월과 더불어 마음도 무디어 지긴 해요.
      그래도 이렇게 첫눈이 내리니 강아지처럼 좋더라구요. ㅎ

  4. 나의 정원

    2016년 12월 29일 at 4:33 오후

    그곳엔 눈이 왔군요.
    제가 사는 동네는 말짱하고 날씨만 춥더군요.
    새삼 이렇게 좀 쌓인 눈을 보니 마음이 왠지 하얗게 되어버리는 듯한 느낌도^^
    조심해서 운동하시니 건강엔 더욱 좋으실겁니다.
    감기 조심하시구요~~

    • 데레사

      2016년 12월 29일 at 7:04 오후

      네. 우리동네 평촌은 눈이 왔어요.
      지금은 거의 다 녹았지만 새벽에는
      하얀세상이었어요.

  5. 김 수남

    2016년 12월 30일 at 4:02 오전

    네,언니! 이른 새벽을 걷는 그 기분 정말 상쾌하고 좋으시지요? 그 기분 저도 알거든요.이번 겨울도 안전하게 건강하게 잘 지내시길 기도합니다,눈을 볼 때 푸른 풀밭의 마음으로 바라 보실 수 있음은 건강하시다는 뜻이에요.저희도 눈이 함박 내려서 저도 푸른 풀밭같은 마음으로 신나합니다.대신 조심조심 안전하게 지낼 수 있길 언니도 우리 이웃 분들도 그리고 저도 모두 주의를 기울이면서 행복한 겨울 보내길 기도합니다.

  6. 초아

    2016년 12월 30일 at 6:00 오전

    눈이 귀한 대구
    덕분에 첫눈 구경해봅니다.
    어릴땐 펑펑 눈이 내리는것을 무척 좋아했지요.
    요즘도 그렇긴하지만, 그때 만큼은 아니에요.
    얼어붙을 도로와 행여 생길지 모르는 사고등등
    좋아라만 할 수 없는 사정들이 생겨서…
    그래도 속으론 근심걱정 다 밀쳐두고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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