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받은 굴비를 다시 말리며

경상도 사람들은  제사때  생선을  말려서  쓴다.

며칠전에  사서  소금간을  약간 해서  바람불고  햇볕 좋은 곳에서

꾸득꾸득  말려서  채반에 쪄서  제사상을  차리는게  일반적이다.

생선을  말리면  살도  쫄깃쫄깃해 질뿐더러  무엇보다  쪄서

먹으면  식용유를  쓰지 않아도  되니  건강에도  좋고  한꺼번에

많은  양을  조리할 수도  있어   두루  좋다.

 

가굴비1

나이탓인지  생일이나  명절때  먹을거리가  선물로  많이

들어 온다.

옛날에는  머플러나  장갑,  티셔츠 같은  선물들을    보내오던

후배나   조카들이  이제는   모두들  먹을거리를   보내온다.

 

며칠전에  택배로  온  굴비 한 두름.

포장도   근사한  백화점  상품인데  열어보니  물이 뚝뚝

떨어진다.

굴비란   말린 조기를  말하는건데  이건  이름만  굴비지

소금물에  목욕 한번  시켜서  그냥   포장만  예쁘게 한 것이다.

그래야  무게도   더  나가고  크기도  더 크게 보이겠지…..

 

가굴비2

그래서  빨래 건조대에다  걸어놓고  말리기로  했다.

지금  이틀  말렸는데  제법  꾸득꾸득 해지는게  맛있는  굴비로

변해 간다.

 

옛날  부산에 살때,  자갈치 시장  건어물 가게에  가면   커다란

굴비가   짚에  엮여서  빨간  알이  툭툭  튀어나오는   모습으로

가게에  걸려 있던 생각이  난다.   그때는 쳐다보는것  만으로도

침이  줄줄  흐를  정도로   먹음직 했었고  값도  크게  비싸지

않아서  우리집에서도   자주  사다 먹곤  했었는데   지금은

돈을  아무리  많이 줘도  그때  그런  굴비는  구경할 수가  없다.

 

지금  슈퍼마켓에 가면  굴비라고  파는것이  대부분   말리지않고

그대로  얼려 버린것들이다.   그래서  나는  그런걸  사다가

이렇게  말려가면서  먹는다.

 

가굴비3

굴비가    비쌀때는  이렇게  부새도  사다가  말려  먹고,    겨울에는  생선

말리는 재미도 좋다.  대구가  쌀 때는 대구도  말리고  가오리도 말렸는데

지금은  값도  녹녹치 않고  먹을 사람도  없어서   이따금씩   이렇게  싼

부새같은것이나   말린다.

 

설이  닥아 온다.

어머니가   만들던  음식들이  그립다.

콩나물도  집에서  길렀는데  콩나물에  물주는건  꼭  어린  나를  시켜서

나는  그게  참  싫어서  입이  댓발이나  나오곤  했었는데  지금은  모두가

다  그립기만  하다.

술도 담그고   콩나물도  기르고  강정도  만들고   떡도  만들고……..

다    홈 메이드 였던  그 시절의  음식들이   정말  그립다.

8 Comments

  1. 지나

    2017년 1월 24일 at 9:21 오전

    정말 그렇습니다,
    친정에서 먹던 제사음식이 많이 그립습니다

    말린생선들과 산적, 탕국…같은 음식이요…

    친정에 가서 먹어보면 옛날의 굴비맛이나, 예전 대구맛이 안났어요

    식당에서도 멋만 잔뜩 들어간 음식이 대부분이구요…

    한그릇의 소박한 탕과 잘 익은 김치를 제일 맛있게 먹었어요

    • 데레사

      2017년 1월 24일 at 10:09 오전

      맞아요. 어딜 가서 먹어도 그때 그맛은
      아니에요. 우리들 입맛도 변했고 음식도
      변했지요.
      소박했지만 자연맛 그대로의 그 시절
      음식들이 그리워요.
      지나님.
      설 명절 잘 보내세요.

  2. 김 수남

    2017년 1월 24일 at 1:28 오후

    네,정말 설이 다가 오네요.이번 주말이 설인데 고향이 많이 그리워집니다.저도 어머니께서 만들이 주시던 설 음식들이 여전히 입 맛을 다시게합니다.굴비 너무 맛있어요.저는 어릴 때 안동 간고등어를 주로 많이 먹었어요.아버지께서 5일장에 가시면 늘 간고등어를 사오셨는데 아궁이 남은 숯에 석쇠를 올려서 구워 주시던 그 맛은 굴비 못지 않았어요.행복한 설 명절 잘 맞으시길 기도합니다.

    • 데레사

      2017년 1월 24일 at 2:07 오후

      어머니가 만들어 주시던 설 음식들이
      많이 그립습니다.
      이제 우리는 그런 손맛을 못 내지요.
      간고등어도 그때는 귀한 음식이었지요.
      장에가신 아버지 지게끝에 새끼줄에
      묶여서 달려오던 그 간고등어, 간갈치도
      그립습니다.

      명절 잘 보내세요.

  3. 장앵란

    2017년 1월 25일 at 4:29 오전

    저는 경상도로 시집가서 놀란게 시어머니가 명절때 생선을 한다라이를 사오는 거였답니다 우리집뿐 아니라 거의다 생선들을 그리 많이 사와서 꾸덕꾸덕하니 말려서 그걸 쪄서 또 후라이팬에 구워서 먹는겁니다 근데 참 맛있었답니다 우린 제사를 안지내서 모르겠는데 제사 지내는집들은 꼭 상어고기를 놓더군요 이절 산적을 해서 먹는데 이게 맛이 좋더군요 그리고 박상두 집집마다 엄청 많이해서 겨우내 두고 먹더군요 세시풍속이 지역 마다 다르겠죠 어머님이 장만하신 생선과 땅콩 많이 들어간 박상이 먹고 싶네요

    • 데레사

      2017년 1월 25일 at 7:24 오전

      네, 경상도는 제사나 명절때 생선을
      맗이 써죠. 상어고기로 산적을 만들고요.
      그런 음식들이 서울의 소고기보다
      지금은 더 그리워요.
      앵란님도 그 맛을 아는군요.
      명절 잘 보내세요.

  4. 카스톱

    2017년 1월 26일 at 9:15 오전

    문득 나고자란 시골집이 그리워지네요. 때가 때인지라…

    • 데레사

      2017년 1월 26일 at 11:36 오전

      그렇지요?
      저도 시골 고향생각과 더불어 음식생각이
      간절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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