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달 그믐날에

까치 까치 설날인  섣달  그믐날이다.

이제  차례 장 볼건  다  봐 두었으니   좀 있다  천천히

만들기만 하면 된다.

나물  몇가지 하고  탕국  끓이고  생선찌고   전  좀  부치면 된다.

간단하다고  하면  아주  간단하지만   이  차례음식  장만이라는게

손이  많이 가는 일이고   돈도  제법  많이  든다.    그래서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는  명절이  괴로운날이라는   인식이

가슴에  박혀  버렸다.

 

그래서  2대째  외동인  우리집  제사도  이제  좀  바꿔야 겠다고

생각한다.   내일  딸과  사위가  오면   아들까지  앉혀  놓고

의논겸  선언을  할려고  한다.

첫째   제사는   설과  추석,  두번으로  하고

둘째   조상들의  기제사는   다  없애고   너희 아버지 (내남편) 는

그날  식구가  모두 모여  산소 다녀오고  성당  연미사로 끝내자고.

그러나  이것도  내가  살아있는  동안만이다.

내가 죽고 나면  그때는  저희들  뜻대로 해라

 

조상들이라야  솔직히   나도  시어머님밖에   모른다.

시아버님이나   시조부모님은   얼굴을  뵌적도  없고   모두들

돌아가신지  반세기가  훌쩍  넘었다.

내가  계속  살아 있다면   그날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간단하게

제사를  지내도  되지만  내가 죽은후   장가도  안간다는  아들이

제사를  지낼리도  없고.  딸은  시집에서도   안 지내는  제사를

친정을  위해서  지낼리도  없다.

딸네 시집은  독실한  크리스챤이라  명절에  기왕에  하는 음식에

기도만  하는데   친정제사를  맡으라고 할수는   없다.

 

가식사2

밖을  내다본다.    한며칠  집에  갇혀  지냈으니   나가서  한시간쯤

걷고  들어와서  음식 만들어야 겠다.

 

가눈길22

우리동네  나의 산책로는   아직도  이렇다.

그러나  한쪽은  눈이  치워져서  미끄럽지도  않고   좋다.

오늘  새벽은  덜 춥고   길이 녹아서  한시간을   걷고  들어왔다.

걸어면서도  내내  생각했다.

제사를  이렇게  정리해 주는게  과연  옳은 일일까 하고.

 

가눈길21

조상님들께는  한없이  죄스럽고  부끄럽지만   앞으로 살아 갈

내 아들, 딸을  위해서는   이렇게  정리하지 않고는  안될것

같아서   내딴에는  중대결심을   했는데…..

 

가식사1

집에  혼자 있을때는   아무렇게나  먹지만   아들이  집에 있을때는

반찬을  좀  풍성하게 해서  먹는다.

솔직히  혼자서   밥 먹을때는  냉장고에  있는  반찬도  꺼내기

싫어서  김치 하나만  달랑  꺼내놓고  먹을때가  많다.

 

세월은   이렇게 속절없이  흘러가고   나도  생활  모든 부문을

정리모드로   들어갈려고  한다.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리고  건강하시고요”

 

12 Comments

  1. 북한산 78s

    2017년 1월 27일 at 5:45 오후

    어제 밤에 수도권에는 다행이 비가 와서 길위에 눈들이 많이 녹은것 같습니다.
    신년 이라고 메스컴에서 연일 방송에 나노더니 어느덧 벌서 내일이 구정 명절입니다.
    세월 정말빠르게 흘러가는것 같습니다.
    데레사님 구정 명절 잘보내시고 건강 하세요.

    • 데레사

      2017년 1월 28일 at 1:22 오전

      고맙습니다.
      북한산님도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2. 참나무.

    2017년 1월 27일 at 10:46 오후

    잘하셨어요 사실은 우리집도
    구정후 3일이 시부 기제산데
    작년부터 명절차례상과 합치기로 했답니다
    여태까지 힘들어도 잘 해왔지만
    집안어르신들과 의논 후…

    ‘사임당 빛의 일기’ 재밌어서
    재방으로 지금 2편 까지 보고있어요

    • 데레사

      2017년 1월 28일 at 1:23 오전

      그 댁에도 그러셨군요.
      제사문화는 우리가 고쳐놓아야 후손들이
      덜 고생할것 같아요.

      아, 나도 사임당 봐야겠네요.
      탱큐.

  3. 김 수남

    2017년 1월 28일 at 9:33 오전

    설 날 잘 맞으셨지요? 늘 건강하시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데레사

      2017년 1월 28일 at 10:54 오전

      고마워요.
      지금 다 끝내고 쉬고 있어요.

  4. 벤조

    2017년 1월 28일 at 11:30 오전

    지금 한국은 설날 아침이겠네요.
    여기는 어제와 같은 평일 주말. 애써 수선떨기 싫어 무국 끓여 저녁 먹었습니다.ㅎㅎ
    저도 살림을 정리모드로 들러가려는데 시작이 쉽지않네요.
    새해는 단순하고 편하게 사세요! (이렇게 인사드려도 되나요?)

    • 데레사

      2017년 1월 29일 at 8:32 오전

      고마워요.
      단순하게 편하게 그렇게 살려고 노력중
      입니다. 그리고 하기 싫은것 안하기도
      보태고요.
      일기장들은 이미 다 없애고 앨범도 정리
      중입니다.

      벤조님도 건강히 지내세요.

  5. 초아

    2017년 2월 1일 at 6:14 오전

    저도 힘은 들었지만…
    그래도 가족과 함께하니 흐뭇하였습니다.
    티브이 프로 황금알을 보았지요.
    *
    명절을 잘 지내는 법.
    1. 숙박금지.
    2. 취사금지..ㅎㅎ
    씁쓸하긴해도 은근 중독이되는듯..ㅋㅋ

    • 데레사

      2017년 2월 1일 at 8:28 오전

      맞아요.
      숙박금지 취사금지. 아주 명언입니다.

  6. 장앵란

    2017년 2월 1일 at 11:32 오후

    제사나 명절은 이런 날이라도 있어야 형제친척들 얼굴 한번 봐지는 날이지 싶네요 그냥 형제간들 모여서 담소하며 음식 만드는 일두 즐거운 일이네요 이런날 없으면 친척들 길에서 마주쳐도 몰라볼 정도 입니다 일년에 서너번인데 나는 이런일이 즐겁던데 명절에 시댁 가기 싫어하는 사람들 보면 나른 사정이 있겠지만 좀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드네요

    • 데레사

      2017년 2월 1일 at 11:40 오후

      그렇긴 하지만 그건 우리세대의 생각일뿐
      젊은 며느리들은 달라요.
      그래서 우리 세대에서 과감하게 간소화시켸
      시켜줘야 할것 같아요.

Leave a Reply

응답 취소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