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옥의 무진기행을 다시 읽다

날씨가  많이 춥다.

아파트 정문과  붙어 있는  문화복지센터에  나가서  하루 두시간 정도의

운동을  하고  오면  할 일이  없다.   월요일과  금요일은  중국어 수업이

두시간씩  있으니까  밖에  나가 있는  시간이  좀 더  길긴 하지만

추우니까  마땅히 갈 곳도  없고   그냥  집으로  돌아와서  TV  만

죽이고  있다.

 

오늘은   책장을   한번   훑어 보다가   김승옥의  단편집을  찾아냈다.

현대작가중에서   좋아하는  작가다.

이분의  소설  무진기행은  많은 사람들에게  읽혔고  영화화도 되었다.

신성일과  윤정희 주연의  안개라는 제목의  영화가  이 무진기행이다.

 

김승옥1

작가  김승옥은  1941년 생이니  나와는  동년배인  셈이다.

그래서  그가  표현하는  시대배경이나  인물설정   이런것들이

내 정서와  딱  맞아서   즐겨  읽는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서  일상생활의 사소한  것들이 사실은  중요하고

사소하지 않다는것을  보여준다.

77년  서울의 달빛을  문학사상에  발표하여  제1회  이상문학상을

수상했다.

 

김승옥2

어려번  읽었던  책이지만  오늘  다시 찾아 내서   목차를  펴보니

무진기행과  서울 1964년 겨울을  빼고는   낯설다.

물론   책을  펴자마자   무진기행과   서울1964년 겨울부터  먼저

읽었다.

 

김승옥3

서울 1964년  겨울은   선술집에서  우연히  만난  세 남자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고졸의   나로 표현되는  사람과,  안이라는  대학원생,  그리고   죽은 아내의

시신을  대학병원에 기증하고  그 댓가로  돈 4,000원을  받아  나온 사내의

이야기다.  그 사내는  그날 저녁에  그 돈을  다 써버릴려고   두  사람을

데리고  술도 마시고   넥타이도  사주고,  마침  불구경을  하다가  나머지

돈은  불에다  던져 버린다.

그리고는   함께  여관에  들어가서  따로 따로  잤는데   안이라는 대학원생이

아침에  죽어있는것을  보고는  두 사람은  그 여관을  도망쳐  나오는

줄거리인제  심리묘사나   표현이   그 시대 정서에  딱  맞다.

 

김승옥4

무진기행은   아침이면  짙은  안개로  덮히는  무진이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곧  대기업의  중역으로  승진할   주인공이  귀향하여   이사람  저사람을

만나며  과거를  회상하는  속에서   고교후배가   사모하는   여성과

우연히  동행이  되었다가   하룻밤을  같이하게  되는,   어떻게  보면

좀  통속적인  진부한  이야기다.    당시  이 무진기행은  사상계에   발표되어

많은  센세이션을  이르켰다.

 

우울하고  답답할 때  마다  찾았던  고향  무진,    이번의   여행은

중역승진을  앞두고    마음이나 다스리고  오라는  장인과   부인의

배려로  떠난  여행이었지만  서울로  데려가  달라는   학교의  음악선생인

여성과  관계를  맺고는  바로   급히 상경하라는  부인의  전보에

서울행   차를  탄다.

그리고는   그 여인에게  편지를  쓰고는  찢어버린채   심한  부끄러움을

느끼며  무진을  떠난다.

그야말로  안개속을  헤매는것  같은  심리지만   책은   누구에게나

권하고  싶을 정도로   문학적  가치가  높다.

8 Comments

  1. 초아

    2017년 12월 13일 at 6:59 오후

    아주 오래전에 읽어보았는데,
    저도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어집니다.
    근데, 요즘은 떠돌이가 되었는지
    차분하게 책을 잘 못 읽지만,
    토요일쯤 도서관에 들려봐야겠습니다.

    • 데레사

      2017년 12월 13일 at 9:25 오후

      나는 이번 겨울에 집에 있는 책들을
      다시 읽어 볼까 싶어요.

  2. 바위

    2017년 12월 14일 at 1:23 오전

    데레사 님 오랜만에 찾았습니다.
    저도 물론 그 글을 읽었고요 그 작가는 만난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문열의 소설 ‘젊은 날의 초상’ 중에 ‘그해 겨울’을 읽어보시길 원합니다.
    물론 비교는 각자의 생각이니까요.

    독한 추위에 건강 조심하십시오.
    항상 감사합니다.

    • 데레사

      2017년 12월 14일 at 8:00 오전

      반갑습니다.
      이문열 작가의 글을 좋아 합니다.
      집에 있나보고 없으면 도서관에 한번
      가볼께요.

  3. 나의 정원

    2017년 12월 14일 at 5:13 오후

    요즘 출판사에서 무진기행 저자 사인이 들어간 책을 한정판으로 판매하더군요.
    오랜만에 시간되면 읽어봐야겠어요.

    • 데레사

      2017년 12월 15일 at 2:55 오전

      아, 다시 재판을 했나 보네요.
      저는 얼핏 광고가 나오길래 오랜만에 집필했나
      생각했었죠.

  4. 장앵란

    2018년 5월 18일 at 7:14 오후

    저도 무진기행 1964년겨울 봤지요 특히 1964년겨울에선 그당시 암울하기까지 했던 서울의 모습이 눈에 아른거리고 희망이 없던 시절의 시대상의 그우울함이 내맘에 닿아서 몇번을 읽었답니다 그시절 좋은대학을 나와도 빽 없으면 그냥 실업자처럼 살았던 시절 이었지요 나어릴때 내주위의 대학까지 나온사람이 서독에 광부로 갔으니까요 아내의 시체를 팔아 그 돈을 다없애려 하는 사내 나중엔 다 불살라 버리지만 그시절이 얼마나 암담했나 생각하게 되는군요 1980년 지나고 88올림픽 이후엔 취업두 잘되구 살기도 좋아졌지요 비만 오면 애인없인 살아도 장화없인 못산다는 질척한 집을 떠나 쾌적한 아파트살이가 시작 되고 주부들은 집꾸미는일 커피도 마시고들 살았지요 이문열의 소설도 좋아 합니다 헌책방 가서 사오려 합니다 행복한 데레사님 건강하셔서 블로그에 좋은글 많이 올려 주세요

    • 데레사

      2018년 5월 19일 at 8:32 오전

      앵란님.
      반갑습니다.
      정말 88 올림픽 이후 우리가 살기 편해졌지요.
      세상은 경제를 기반위에 올려놓은 대통령도 과만 따져서
      욕해대지만 우리는 그걸 잊으면 안될것 같아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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