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문턱에서

아직은  추운 날씨는  아니다.

그러나  울긋불긋  곱던  단풍은  거의  다  떨어지고  거리에는  낙엽조차 없다.

이미  낙엽도   다  치워지고   어쩌다   남은  한, 두그루의   나무에서  고운

단풍들을   만나게 되면  반갑기도  하고  애처롭기도  하다.

 

ㄱ1

이  풍경도   며칠  지나면  흔적도  없이  사라지겠지.

 

ㄱ2

나이 들어가니까   세월이  스타카토로  탁탁  튀어서  달아나는것  같다.

친구들을  만나면   모두가  아프다는  소리 뿐이다.    밥 먹고  나면

부스럭 부스럭  약 봉지들을  꺼내고.

 

ㄱ3

그래서  하는  말 들이

” 내가 하도 여기저기  아프다고  하니까  의사가  안 아픈곳 부터 말하라”  고

하드라에서  부터  별별   이야기들을  다  한다.

그래도  아직은  요양원에  갔다거나  치매에  걸렸다는  소식이  들려오지는

않는다.

 

ㄱ4

젊은 날  우리는  만나면  서로  돈을 내지 않을려고  눈치들을  봤다.

그러나  지금은  그  반대다.

밥을  먹건   차를  마시건  서로  자기가  낼려고  눈치싸움,  기싸움이다.

평생  아끼고  살았으니   마지막에나마   친구들에게   한 턱   내보고

싶은   마음의  표현이다.

 

ㄱ5

어제는  은행에서  2019년도   달력을  받았다.

마침 성당에서도  달력이  오고.

새해  달력을 받는다는것은   이 해가  끝나간다는  의미다.

 

이 때쯤   한 해를 돌이켜 보면서  닥아 올  해의  계획같은걸  세우던  시절도

있었다.   비록  실천을  다 못하긴  했지만   계획을  세울때는  마음도,  눈도

빛났었는데….. 지금은  주어지는대로  흘러가는대로  세월에  맡길뿐이다.

 

그러나  욕심을  내려놓으니  마음은  언제나  평화다.

서두를것도  얽매일것도  없으니 ….

 

2 Comments

  1. 초아

    2018년 11월 29일 at 10:46 오후

    저도 그냥 그러려니 하고 삽니다.
    그래도 새해가 되면 또 계획을 세워봅니다.
    지키지 못할 약속이지만, 안하는것 보다 나을것 같아서..ㅎ
    얼마 남지 않은 올해 아쉽긴하지만…
    고맙다 세월아 하고 보내려합니다.

    • 데레사

      2018년 12월 1일 at 8:07 오전

      살아 있다는것 만으로도 감사해야
      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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