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좌석 손님, 웃어야 하나?

혼자서 여행할 때는  옆좌석에  누가  앉느냐에 따라  여행의 질이

달라지기도  한다.

너무  뚱뚱한 사람이  타도  힘들고  담배냄새  술냄새  나는  사람도  힘들고

쉴새없이  휴대폰  통화를  하는  사람도  힘든다.

물론  비행기에서는  휴대폰  통화는  못하고  담배도 필수 없지만  옆좌석의

사람이  평범한  사람이  탔으면  하는게  희망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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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에서  돌아 올때  옆 좌석  아주머니라고 해야 할까  할머니라고

해야 할까  아무튼  그  손님덕에  6시간의  비행시간이  심심하지  않았다.

약간  몸집이 있고  귀가  전혀  안 들려서  이 말  하면  저 대답하고

저 말하면  이 대답하는게  좀  귀찮긴  했지만.

 

대한항공은  각  좌석마다  모니터가  붙어  있다.  내가  흘러간  영화  모정을

보고  있으니까  자기도  영화보고  싶다고  해서  우리영화  궁합을  틀어줬다.

그런데  모니터는  쳐다보는지  마는지  쿨쿨하드니   밥이  나오자

내게  묻는다.   “이거  공짜인지  돈  내는지”  하고.

그래서  공짜라고  했드니  그럼  먹겠다고  해서  비빔밥을  시켜주고

후식이  나올때도  또  “공짜인지  돈 내는지”  를  물어서   공짜라고  했드니

오렌지쥬스를  달라고  했다.

 

그때 부터  내 궁금증이  폭발,   싱가포르를  어떻게  다녀가느냐고  했드니

며느리  박사학위  따는데  손주들  봐주러  왔으며  올 때는   아들이 데려다줬고

이제  집에 가는건  혼자라는거다.

 

ㄱ7

 

이런 말  저런  말  소리소리  질러가면서  하다가  승무원이  세관신고서를

가져다 줘서  쓰는데 이 양반  쓸줄 모른다고  해서  내가  대필을  해주었다.

이름은?   생년월일은?   물었드니   생년월일은  모른다고  해서  그럼  여권을

달라고 했드니  여권을  어디  두었는지 모른다고  가방이며  옷  호주머니를

뒤진다.  좀체  여권이  나오지를  않는다.

성질급한   나,   정말  생년월일  몰라요?   1900몇년  몇월  며칠  이런거

정말  몰라요  했드니   57년  5월  3일인것  같다고  했다.

 

6시간의  비행시간  동안  식사가  두번   나왔는데  그때마다  공짜냐  돈 내느냐고

묻드니  나중에는  내가  화장실  가면  따라 가고  내가  일어서면  자기도 일어선다.

마지막으로  집에  갈때도  여권이  필요하니  다시  챙기라고  했드니   이것저것

한참  뒤져서  여권을  찾긴  했는데,  비행기  내리면서  내  귀에  대고   “예수를

믿으세요”   한다.   그 말에서 그만  내  기분이  상 해 버렸다.

고마웠습니다.  하는게  맞지  무슨  생뚱맞게  예수를  믿으라니….

그때부터  쳐다도  안 보고   나 혼자  입국장을  향하여  달려 버렸다.  ㅎㅎㅎ

 

 

16 Comments

  1. 초아

    2019년 1월 9일 at 8:50 오후

    웃으실 수 밖에 없으시겠어요.
    자신의 생년 월일도 모른다니, 참 당황스럽네요.
    고마웠다는 말대신에
    “예수 믿으세요” 그것도 귓속말로..??
    그래도 믿음은 좋은가봅니다.
    전 그렇게 못하거든요.
    언니 제가 대신 사과드릴게요.
    웃으시고 너그럽게 이해해 주셔요.

    • 데레사

      2019년 1월 10일 at 4:04 오전

      다 좋았는데 마지막 인사가…ㅎ
      지하철 같은데서 친절을 베푸는 사람들
      대부분도 얘기 하다가는 예수믿으라로
      돌아가는데 그런 전도는 전도가 아니지요.

  2. 김 수남

    2019년 1월 10일 at 5:02 오전

    호호호…언니! 정말 애쓰셨습니다.저도 초아언니처럼 대신 사과드릴게요.해외 여행이 아마 처음이셨던 분이신가보세요.곁에 언니처럼 여행 경험 많으시고 친절하시고 배려하실 수 있는 분 만나신 그 분은 만남의 복 ,자리의 복도 많으시네요.
    저가 대신 언니의 수고와 섬김에 감사드립니다.

    정말 그 분 대단하세요.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그 분의 사명은 잘 감당하셨어요.
    “예수 믿으세요”라고 전했으니요.

    언니가 편안하게 잘 써 주셔서 그 상황이 그대로 전해와서 웃음이 막 났어요.
    언니는 귀찮으신 부분도 계셨겠지만 그 분은 하나님께서 좋은 천사를 보내 주셔서
    귀국을 안전하고 편안하게 잘 오셨다고 자랑하고 감사해 하실거에요.

    언니가 건강하셔서 훨씬 더 젊은 분들을 도우실 수 있고 챙겨 주실 수 있음이 자랑스럽습니다.감사드려요.

    • 데레사

      2019년 1월 10일 at 8:47 오전

      여행은 몇번 다녔다고 해요.
      단체여행이니까 가이드가 다 해줘서 자기는
      따라만 다녔데요.
      순수한 분이었어요.
      마지막 인사가 좀…ㅎ ㅎ

      고마워요.

  3. 無頂

    2019년 1월 10일 at 9:22 오전

    그 순수함이
    재미있네요 ^^
    길거리에서 ‘예수 믿으세요’
    ‘천국에 가세요’하며 다니면
    전도가 될까 의문이 가네요.
    오히려 역효과 같을텐데요. ~~

    • 데레사

      2019년 1월 10일 at 6:31 오후

      그런다고 예수 믿기는 커녕 오히러 귀찮아
      하죠. ㅎ

  4. 산고수장

    2019년 1월 10일 at 9:56 오전

    그것도 자업자득입니다.
    매사에 내능력껏 친절한 성품이 만든… ㅎㅎㅎ
    먼길 여행 건강히 잘 다녀오신것
    감사 하십시다.

    • 데레사

      2019년 1월 10일 at 6:33 오후

      하필이면 헤어지면서 인사가 예수믿으세요
      인지 모르겠어요.
      그분이 다니는 교회에서 그렇게 가르치는지도
      모르지요.

  5. 막일꾼

    2019년 1월 10일 at 8:33 오후

    ㅎㅎㅎ 웃습니다.
    예수가 코메디 같은 이 이야기를 들으면 기가 찰 겁니다.
    내가 우짜다가 저런 또라이들을, 그것도 한국에다가 많이 퍼뜨려 놨을고 싶어서. ㅋㅋ
    우리 집에도 가끔 수상한 여자들이 딩동~ 해서는 예수 믿으라고 해싸서
    할 수 없이 초인종 앞에다가 이렇게 쪽지를 써붙여놨습니다.
    예수 안 믿습니다!
    신문 안 봅니다!
    함부로 이 벨을 누르지 마세욧!

    • 데레사

      2019년 1월 11일 at 7:56 오전

      절대로 저런식으로는 전도가 안될텐데도
      막무가내가 많아요.

      우리동네 공원에는 떼를 지어서 예수 믿으라고
      다닙니다. 물론 피해다니지요.

  6. 나의 정원

    2019년 1월 10일 at 11:57 오후

    ㅎㅎㅎㅎㅎ…
    데레사 님은 황당하셨겠지만 마치 개그 같습니다.
    마지막이 좀 그런데,뭐~~ 좋은 것이 좋은 것이려니 하고 넘어가야죠.

    • 데레사

      2019년 1월 11일 at 7:56 오전

      그순간 화가나서 모든 친절 종료
      했습니다. ㅎ

  7. 비풍초

    2019년 1월 13일 at 12:36 오전

    흠.. 저는 이해가 갑니다. 그 사람 입장에서는, 자기가 데레사님에게 표할 수 있는 최대의 감사표시를 한 것일 수 있다고 저는 해석할 수 있습니다. 기독교인들 (특히 개신교인)의 의무 중 최고의 의무는 전도일 것입니다. 바울이 그랬던 것처럼. 복음을 전달하는 것이지요. 예수를 믿으시오.. 이게 제가 알기로는 복음 중의 복음일 것입니다. 그 사람은 데레사님께 너무 고마워서, 자기가 아는 최대의 진리를 데레사님에게
    살짝 알려준 것 아닐까 싶은데요…
    제 멋대로의 해석입니다만.. ^^

    • 데레사

      2019년 1월 13일 at 7:46 오전

      그런걸까요?
      그렇다면 잘못 배운겁니다.
      그건 누구에게나 기분나쁜짓이거든요.

  8. 김 수남

    2019년 1월 15일 at 3:50 오전

    언니! 그렇게 기분 나쁜 일이셨다니 정말 저가 다시금 대신 사과 드립니다.그렇지만 비풍초님께서 하신 말씀이 저는 너무너무 공감됩니다.분명 그 분은 본인이 할 수 있는 최고의 감사의 표현이었을거에요.언니도 그 분이 순수하셨다고 느끼셨다니 바로 그것으로 이해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언니가 듣기에 기분 나쁜 것도 사실이고 그 분이 전한 그 말씀이 그 분의 진심인 것도 사실일거에요.

    저는 예수님 믿는 사람이기에 그 분의 마음이 그대로 잘 전해옵니다.더 오래 만날 시간도 없고 비행기에 내리면 헤어져야되니 달리 드릴 것은 없고 자기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복음을 전하는 것으로 감사 표현을 했다는 것이 분명 맞을거에요.

    저는 담대하게 언니께 “예수님 믿으세요”라고 말씀 드릴 수 있었던 그 분이 오히려 참 귀하게 여겨집니다.단지 상대방이 기분 나쁘지 않게 잘 전하는 지혜를 더 간구하고 얻도록 기도 하겠습니다. 비풍초님! 너무 반갑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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