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생진시인의 시를 읽으면 눈물이 난다

1929년생이니  만으로  아흔인   이생진  시인의  시집을  블로그 이웃이

보내 주었다.   나이 들어감에 따르는  회한,  슬픔,  그리고  살아내야 할

세월에  대한  바램같은게  읽는 내내  서러움으로  다가온다.

 

ㄱ무연고1

서산에서  태어 난  시인은  어려서 부터  바다와  섬을  좋아했다.

해마다 몇 차례씩  섬으로  여행을  다니며   우리나라  섬의  정경과

섬사람들의  애환을  시에 담아내어  “섬 시인”   “바다 시인” 으로 불린다.

 

이  시집  무연고는  2018년  구순을  맞은  시인이  90로 가는  길목에서 쓴

일기와도  같은  시를  모아  엮은  서른여덟번째  시집이다.

 

ㄱ무연고2

책의  뒷  표지의  글이다.

아직  90이  될려면  십년이나  남은  내가  왜  시인의  시  한 수  한 수

마다  눈물바램으로  읽었는지   나도  알수가  없다.

90이 되어도  제 밥그릇은  제 손으로  챙겨야 한다는 말이 서러웠을까?

 

ㄱ무연고3

마음대로  된다면  나도  주민등록증을  꺼내  나를  갱신하고  싶다.

 

ㄱ무연고4

시인의  또다른  시집들이다.

시인은  1996년  “먼 섬에 가고 싶다’로  윤동주 문학상,  2002년 “혼자 사는 어머니”로

상화시인상을  수상했으며  2001년  제주자치도  명예도민이  되었으며  2009년

성산포  오정개 해안에  “그리운 성산포”  시비공원이  만들어졌으며  2012년

신안군 명예군민이 되었다.

 

그리고  그를  기리는  후학들이  모여서  매월  마지막  금요일 7시에

인사동에서  진흠모라는  이름으로  시  낭송회를  한다.   진흠모는

이생진 시인을 흠모하는  모임이라는  뜻.

이  시낭송회의  후기를  읽어보면  밤 시간인데도  이생진  시인이  늘  참석하셔서

낭송도  하시고  후학들과  어울려서  즐겁게  뒤풀이도  하신다.

 

ㄱ무연고5

공동묘지라는게  그렇다.

성묘를  갈 때 보면  관리비를  안 내서  노란딱지가  비석에  붙어 있는

묘지가  제법  많다.   자식대가  끝나고  손자들의  대에  이르면   누가

선조들의  묘지관리비를  즐겨낼까?     해외로  이주한  사람들도  있을거고

형편이  안되는  사람들도  있을거고   후손이  끊어지기도  했을테고…..

 

여러편의  시  중에서  특히  내  심금을  울렸던  시를  올려 본다.

 

<젊은  의사와  늙은  환자>

의사앞에서는  환자가  을이다.

의사는 30대이고  환자는  90대인  경우에도

내 손자도  30인데  그보다  더 높아  보인다.

의사가 하라는대로  한다

네 네 하고

거래관계로  따지면  환자가  고객인데

고객이 하늘인데  환자는  땅   그 보다  땅 아래  개천이다

네 네 네하며  절을  하고  진료실을   나온다

접수창구에서  청산한다

모두 내 생명을  담보로 하는 갑,을  관계다

 

선생님

부디  건강 하십시요.   남은  세월  부디

제 밥그릇  제 손으로  챙기시며  밥 먹듯  시를  쓰시고  제 정신으로

걸어가시길  바라고  바랍니다.

8 Comments

  1. 無頂

    2019년 3월 11일 at 8:30 오후

    무연고가 눈에 번쩍 띄이네요.
    저는 그냥 자연으로 놔주라고
    유언하고 싶습니다 ~~

    • 데레사

      2019년 3월 14일 at 8:36 오전

      앞으로는 그래야 될것 같습니다.
      땅도 비좁고 후손에게 짐도 지우기 싫고요.

  2. 초아

    2019년 3월 11일 at 9:17 오후

    이생진시인님의 시는 고단한 삶이 묻어있어서…
    저도 읽으며 눈시울이 붉어지곤한답니다.
    90이 넘어도 제 밥그릇 제 손으로 챙기면 복 받은거죠.
    전 제 손으로 밥을 챙겨 먹을 수 있을 때까지만,
    살았으면 좋겠어요. 남의 손 빌릴때까지 살고 싶지 안지만..
    제 맘 대로 할 수 없는 인생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늘 기도 하는 마음으로 살아갑니다.

    • 데레사

      2019년 3월 12일 at 4:36 오후

      맞아요.
      자기손으로 밥그릇 챙길수 있을때
      까지만 살고 싶어요.
      뜻대로 안되는게 인생사지만 기도 해볼려고요.

  3. 김 수남

    2019년 3월 11일 at 9:59 오후

    언니! 정말 가슴 찡해지는 잔잔하고 아름다운 시입니다.언니도 그동안 쓰신 글을 책으로 엮어 보세요.저도 요즘 그런 권유 많이 받고 있어요.6월 이후에 짬이 좀 나면 써 둔 글을 정리해 볼까? 싶기도 하고요.언니를 위블에서 늘 가까이 뵐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언니의 삶도 저희들에게 또 잔잔한 감동이됩니다.늘 건강하시며 언니도 이 분 못지 않게 10년 후에 쓰실 글이 벌써 기대됩니다.건강하시고 행복한 봄 맞으세요

    • 데레사

      2019년 3월 12일 at 4:38 오후

      고마워요.
      나야 그저 일기 쓰는 기분으로 글을 쓰니
      뭐 대단할것도 없지요.
      주어지는대로 살아낼겁니다.

  4. Jay

    2020년 8월 27일 at 7:34 오전

    내 중학교시절 영어선생님이셨던 이생진 선생님. 가끔 수업시간에 섬 이야기해주시던 생각이납니다. 10대 말에 한국을떠나 미국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넘은 지금.. 나이 40이 넘어서도 지금도 가끔씩 이생진 선생님의 시를 찾아봅니다. 선생님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 데레사

      2020년 8월 29일 at 4:15 오후

      그런 사연이 있군요.
      멀리 계시니 더욱 애틋하시겠어요.
      시인님은 지금도 건강하셔서 인사동에서 시낭송회도
      하시고 그런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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