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외모가꾸기 거품
내어머니의오랜바램은큰딸이폼나게하고다니는거였다.

그래서교수마누라,즉사모님으로걸맞는(?)대우를받는것이보고싶어귀금속도사주고,화장품도사주고,

옷도맞추어주면서어떻게해서든지삐까번쩍하게만들어보려고애쓰셨지만,

말을안들은나는결국그프로젝트의실패작이되고말았다.

그러니까할수없이어머니께서는,

"얘도결혼하기전에는한땐멋진여자였어요."라고사람들에게변명하는걸로그쳤다.

새해,

선교사님댁에서떡만두국먹고윷놀이한판하고나서,

그중한선교사가책임을맡고있는현지인을위한리더십센터를둘러보았다.

거기에는마약중독자재활원,유아원,컴퓨터기술강의,의료시설등이있었다.

NGO단체인데,항상예산이부족하여제대로보수관리를못하고있었다.

집으로돌아오는길에선교사는현지인의특성에대해잠깐언급했다.

"여기사람들은돈이생기면우선집치장하고,옷사입는등,외모부터가꿉니다.

길가는사람들을보세요.모두다멋진양복에부츠에막노동자들도다저렇게입어요.

그러다돈이떨어지면그냥굶는거예요.굶는다는말을듣고가슴이아파어찌어찌쥐어짜서돈을마련해

주면이번에는가구를들여놓는거예요.참이해가안가지요."

나도결혼초기에이런것이이해가안가서고민한적이있었다.

큰가마솥이두개나걸린시골시댁부뚜막에어느날린나이가스레인지가덜컥놓여있거나,

그동네에서제일먼저제일큰삼성투도어냉장고를사서안방에놔둔것을보았을때였다.

우리는빚갚느라고쌀살돈도없을때였다.

그러나,

나와다른습관을가진사람들을좀멀찌감치떨어져보기시작하자,더이상감정에치우치거나,

그들의습관때문에자신을질책하는일이줄어들었다.

불쌍한생각에즉흥적인도움을주고후회하는일도적어졌고,그들의사고방식을고치려들지도않았다.

다시말해,모든사람이나처럼살아주기를바라지않게되었다는것이다.

나는평소허술하게차리고다니는데,그러면서도밥값도잘내고어려운사람에게돈도잘집어준다.

그런데웃기는것은,생긴대로놀지않아서그런지오히려받는사람들이당황하는것같다.

그래서어떤사람들은나더러대놓고"엉뚱하다"고도한다.

처음에는왜엉뚱하다고하는지몰랐었는데,가만히생각해보니자기들이기대한대로행동하지않기때문

이라는것을알았다.

"없어보이는데…좀웃기네."의다른표현일것이다.

돈을받아도멋진사람에게받고싶은거겠지.

"건물이나시설이허름하면현지인이잘안모여요.선교사의겉모습이허술해보여도안따르고,

구질구질한것이부끄러워센터나우리집에친구를데리고오기도꺼려진다고솔직히말하는사람도있어요."

이것이선교사의고민이다.

미국의작은교회들의고민과일맥상통하는점도있다.

이런사람들에게봉사를하는선교사가그렇다고잘차려입고돈을펑펑쓰고(쓸돈도없겠지만)

살수는없을것이다.

그러나도움을받는대부분의가난한사람들은자기들의리더가정신적으로강한카리스마가있지않는한,

외모라도멋져야따른다.대리만족의환상이다.

언젠가,

러시아처녀합창단을이끌고다니는선교사아내를만난적이있는데,그녀는800불씩한다는비싼명품

티샤츠를입고있었다.짝퉁인지아닌지는모르겠지만,그때나는정말헌금하기가싫었었다.

가난한현지인들을대상으로봉사하는선교사들,이래서강한믿음과소신이필요하구나

집과여자를가꾸는것이그들의목표가아닐진데,

시시각각그원래의사명을다짐하지않으면봉사를잘해나갈수없을것이란우려가생긴다.

특히요즈음처럼겉모양이최고의선()인시대에는.

바라기는,

하루속히글로벌외모가꾸기거품도불경기와함께꺼져버렸으면하는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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