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없는 친구
이웃블로거J님이보내주신소포가동생의것과함께배달되었다.

두사람이성도같고,필체도비슷했고,사는동네도비슷해서잠시어리둥절했다.

작은것부터풀기시작.

상자는작지만무게가무려5kg.우와,소포값좀보게!

책두권,직접만든선식다섯봉지,햇들깨빻은것,작은멸치,,그리고싹쓸이주걱.

J님은내게건강관리책을보내주겠다고하시더니,자신이만든선식과반찬거리등도잔뜩넣어보내주셨다.

내가덜렝이인줄어떻게아셨는지싹쓸이주걱까지넣어서

,물건을우체국까지담아갔던보자기가방까지넣어보내시장볼때참잘쓰게생겼다.

남을배려하는심성과살림하는주부로서의세심함이엿보이는주걱과보자기.

J님의일상과따듯한인품을짐작하기에충분했다.

그러나아직도어리둥절하다.

블로그이웃친구란누구인가?얼굴도모르는

~,정말희한한관계다.

나자신이세동생의언니,누나이지만동생들에게이렇게세심한배려를해본적이없었다.

그리고서울에친한친구들도있지만,아직아무에게도내가병이들었다는소식을전하지않았다.

그냥하고싶지가않아서였다.

그런데,

블로그에서는얼굴이없으니까,아프다는말도,궁상스러운말도다해버렸다.그래봐야누가깊이생각하고

반응하리라고기대하지않았기때문이다.

가상의공간에서얼굴없는사람들과잠시잠시만나수다떤다는정도로생각했다.

그런데,

얼굴없는친구가이렇게잘한다.

가상의공간이현실과만나는순간이다.

흔히들말하는언라인과오프라인이만나는전에나는이걸영화"메이트릭스(matrix)"같다고했었다.

내동생은언니블로그친구"J"가누구인지아직도잘모른다.

내가자세한얘기를못했기때문이다.

지난번에

",J라는분이전화안하셨든?"하고물으니

"응,전화왔다고하기에보험하는언니친구인줄알았지,근데무슨친구라구?"

자기도블레싱이라는이름을블로그문짝에걸어놓은주제에,블로그친구라는데못알아듣는다.

"얼굴도모르는친구?그런데,왜카작까지소포를보낸다는거야?"

지난여름,라벤다선물을받았을때도아이들이"엄마,이런멋진친구가있었어요?"하더니,

이번에는모두들뭐라고하려나?

나는이렇게시간과정성,돈을들여모르는사람에게선물한적이없기에어쩔줄모르겠다.

꼭해야할일도차일피일미루다가그냥넘기기일쑤인나는,그래서이런얼굴없는친구들의정성이하나님

말씀보다더이해가안된다.

"은혜를받으십시오!"

하나님의은혜(사랑)를사람들에게받게하기위해수많은목사들과성경학자들이수고를해왔다.

공짜라고도하고,받을준비만되면무궁무진하다고도했다.또,그냥받으면된다고했다.

"설명은무슨…"전도사를하던나는그렇게생각했었다.

그런데,오늘얼굴없는친구가큰선물을보내니그때일이생각난다.

"이해는무슨그냥받자.어린애처럼."

동생에게서온소포도풀었다.

기대했던대로미역,다시마,멸치,북어,,그리고황금빛보자기

"블레싱아,

고맙다.나부자됐어."

나는생일선물잔뜩받은아이처럼다꺼내서카펫에늘어놓고사진을찍기시작했다.

리사러브의사진처럼예쁘고재미있게찍어보려고애쓰는데,잘안되었다.실력의차이.

대충찍어놓고나니J님의선식가루가먹고싶어졌다.

봉지를여니고소한냄새가진동을했다.그래서우유에타마시려다향기가없어질까봐맹물에탄다.

그런데,물에타서먹는거맞나?

그리고나서블레싱이보내준다시마와멸치,북어에다J님이보내준김까지잘라술안주처럼접시에담았다.

선식가루탄물과안주너무맛있다.

선식의고소한냄새가자꾸나서밥을한숫갈퍼가루와비벼김에싸먹는다.

정말정말맛있네!

매일이렇게먹으면병이싹나을것이다.

고마워요,J!

근데

왜나같은거에게이렇게귀한걸잔뜩보내주었지?

에라,모르겠다.

얼굴모르면어떠냐,맛있는거맛있게먹고병나아서,

얼굴없는친구가보내준정성때문에암도나았다고말하면되지.

비록가상의공간이라고는해도매일거기서만나는우리,우리블로거들은현실에사는따듯한인간들이다.

그래서막막한그공간에영혼을불어넣는다.

잠들은백설공주를깨우는왕자님의입맞춤처럼.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