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에 무엇을 생각했는가
카작현지인들에게영농지도를하는분이계셨다.그분은차가2대였다.

하루는현지인지도자가와서말하기를,

"당신은차가두대이니내가한대탑시다."

"그게무슨말이요?"

"나는차가없는데,당신은두대잖소.그러니한대씩나눠타자구요."

그분이이어려운문제를어떻게풀어나갔는지는잘모른다.다만,그말을전해주는사람이중앙아시아인

생각의밑바닥을예로들어주었을뿐이다.

이이야기를들으며,크게는사회주의와자본주의의차이,작게는개인습관의차이를생각해보았다.

사회주의체제였던구러시아연방에서독립한중앙아시아의여러국가들,그들은또한유목민의후예이다.

그래서

어떤외국인고용주는그들이한곳에가만히있지를못하고금새실증을내어직장도,거주지도잘바꾼다고

말한다.,어떤사람은일은열심히안하면서소득의공정한분배만을원한다고한다.

나는아직현지인을사귀지못했지만,

남편에게매번악수를청하는구멍가게아저씨,

수건과찻봉지를선물로주던살렘교회의교인들,

말해봐,또해봐,집에가서많이쓰고읽고해,라고자꾸숙제내주는러시아어선생을보면

겉으로보기에는우리한국사람과별로다를바없어보인다.

살렘교회에서성교육전문가를불러세미나를한다고했다.

여기도성풍속이해이해서낙태와성병이생각보다많은데,그것을예방하기위함이라고했다.

강사들이한국에서초빙되었다.

문득,

내가아이셋을낳던시절이생각났다.

수많은보릿고개를넘으며먹고살것이부족했던우리나라는산아제한만이살아남을길이라고생각했었다.

그래서인구억제를국가적인시책으로삼을때였으니까,낙태는오히려애국이었다.

남자들은예비군훈련갔다가정관수술받고오기도하고,

자기몸에는절대칼을댈수없다고완강히버티는남편에게는착한아내가대신불임수술을했었다.

아들딸구별말고,둘만낳아잘기르자고하더니,잠시후에는하나라도좋다고하더니,

이젠아예결혼해도아이안낳으려는여자들이많다고한다.

그나라,대한민국에서강사까지파견하여외국인의성교육을시키고낙태를금지하는세미나를연다고하니

격세지감이안들수없다.

"고려인미장원에갔다가들은이야기인데요,여기사람들은좀색다른풍습이있나봐요.

처녀가나이가들어도결혼을안하면,우선아이부터낳게한답니다.나이가더들면출산에문제가

생길까봐서래요.그래서주위사람들이임신을하도록돕고,아이를낳으면보조까지해준대요.

말하자면미혼모보호지요."

정신이퍼떡났다.

나도서른이넘은도치(러시아어로딸)가둘이나있기때문이다.

"나이가많다는게몇살인데요?"

"삼십대중반이겠지요."

"어마,우리도치들여기오면큰일나겠네."

가만히생각해보니,

유목민들에게는자손이재산이었을것이다.우리처럼농경사회에정착하여자손낳고모여살던종족과는

자손에대한개념이다를지도모른다.

우리도자기먹을것은다갖고태어난다고하는말이있기는하지만,

남자들과여자들이항상한곳에오손도손(?)모여살던한국은,넘쳐도부족해도나누는것에익숙했었다.

그러나항상이동하며살던이들은모은것을나눌만한시간적,공간적여유가없었을것이다.

그래서생각해본다.

맨날콩알반쪽이라도나누어먹어라,하고배우던우리는자본주의가들어와

각자능력껏벌어실컷쌓아놓아라하는말이참매력적이었을것이다.

반면,

유목민들에게는일정한주거지에모든부족이모여살며모은것을공평히나누어쓰는안정이

꿈에그리던편안한삶일지도모른다.

내가너무비약해서생각할지도,그리고무식해서경제이론을들이대지도못하지만,

사람사는모습이다경제이론이고이데올로기라는생각이든다.

즉인간이모여살며,그삶이흘러가는모습을생각해보니그어려운이론과사상들이조금이나마이해가

된다는말이다.

이제남북통일이되면어떻게흘러가려나

얼마나똑똑한지도자가나와야앞으로이민족들과세상을제대로이끌어나갈지

요즘같아서는전혀짐작을못하겠지만,

지금으로서는나의스무살시절,술마시며내어뱉던말이제법진리처럼생각된다.

"인생은변증법이고,사랑은야누스다."

이말을되새기며그때가르쳐준그총각에게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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