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는 올라도 세상은 달콤
밤새달라값이올랐다.

그동안여기는별변동없이안정적이었는데,갑자기왜이러는지알수가없다.

달러로월급을받는우리도걱정인것은,

여기물가가장난이아닌데다,이미민심도흉흉해졌는지엊그제도중국사람이길가다가강도에게칼에

찔렸다고학원동기김선생이걱정을했다.(김선생은중국조선족의사이다.)

우리는아파트값도,학원비도다달라로낸다.

학원비는시간당15,아파트는한달에900.

시장에있는정육점.

겨울이라서냄새는별로안났지만2층발코니에있던남자들이사진을못찍게했는데,

무슨말을하는지몰라그냥찍은것이다.

학원선생님은우리가카작에여섯달밖에안있을텐데왜그렇게열심히배우려고하는가묻는다.

이럴땐뭐라고해야하나.

원래는연휴에이스탄불에놀러가기로했었는데,

내가의심이많아그곳의날씨나위생상태를알수없어여행을취소했더니,남편이그돈으로러시아어나

배우자고해서시작한것이다.

그래서내친김에남편학교에서하는저녁클라스까지등록했더니,

일주일에10시간러시아어를하게된것이다.

어떤때는그야말로머리에서쥐가나려고한다.

소설책읽을시간도없고,아침에학원가려면새벽6시에일어나전차를타고가야하기때문에잠도부족하다.

왜이런미친짓을시작했는지나도모르겠다.

그래서한달만하고그만둘까생각도했었다.

러시아알파벳이나깨우치면되지싶고,사실여기를떠나면곧바로잊어버릴텐데

왜쓸데없이고생을하는지알수가없기때문이다.

남편도오후에강의가있는날은피곤해서어쩔줄모른다.

그래도서로눈치를보다가,떠보다가,하면서2월달등록금을내버렸는데,

남편은워낙뭐든지배우는걸좋아하고,내가함께다니면그가좋아하는것같아그럭저럭계속하고있다.

어제저녁에는꽤가나서안갈까생각하고있는데,문득

"배우고또익히면즐겁지아니한가"하는공자님말씀이떠오르기에,

"공자님도도와주시는데그냥해보자…"하고웃었다.

남편과손잡고눈길을5분쯤걸으면전차종점.

어떤때는뛰어가서전차를타고,어떤때는15분쯤기다린다.

버스와달리전차는복잡하지도않고,공기도맑은편이다.종점이라항상앉아간다.

정상적으로가면10분쯤걸리는데,요금은50센트.

시내정거장에서내려학원까지는두블록쯤걸어야한다.가는길은온통빙판이다.

거기뿐만아니라모든길이다미끄러운데,

그래서우리는손을꼭잡고다닌다.

나는아이팟셔플을귀에꽂고러시아어레슨을듣고,남편은클래식이나뽕짝을들으며걸어간다.

음악을좋아해서가아니라그의아이팟에는이상하게러시아어가녹음이안되기때문이다.

내것과꼭같은제품인데안된다고한다.

컴퓨터박사가그이유를모른다고하니내버려둘수밖에없다.아마초등학교아이들은알것이다.

학원에가면목사인선생님이찻물을끓여놓고녹차,커피,인삼차등을내온다.

한잔의차가추운몸을녹여주고,머리도돌아가게한다.그맛에아침에나서는발길이한결가볍다.

오늘은

돌아오는길에학원옆에있는작은수퍼에들러크림도넛을하나샀다.

어제한국TV에서도넛이나오기에먹고싶다고했더니남편이딱하나만샀다.

도넛한개에150센트.

도넛이름이"도미노도넛"인데,"덩킨도넛"과글자와색깔이아주비슷했다.

그래서

아침먹고나서반쪽씩나눠미국에서가져온허브커피와함께디져트로먹었다.

아프고나서처음먹는도넛이다.

파우더설탕이혀끝에서사르르녹으니문득세상이달콤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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