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 피크닉

대학이개학하니비로소알라바마의일상으로돌아온것같다.
7월말에집으로돌아와살림정리하고대학체육관에만왔다갔다하다가

오늘처음으로학생들이모이는피크닉에갔다.

InternationalStudentsPicnic.

미국교수들몇몇이중심이되어시작한기독학생회같은모임이다.

그렇다고예수믿으라고급하게몰아부치지도,부담을느끼게하지도않는다.
자연스럽게기독교분위기에어울리게하면서학생들스스로깨닫고믿을수있도록도와주는것뿐이다.

새학년도가시작되면되면이모임은피크닉부터한다.
피크닉이라고멀리가는것도아니고,경치좋은학교호숫가에서하는것도아니고,될수있으면학생이많이

참가하도록기숙사마당에서한다.
외국학생들은이런피크닉을당연히좋아하는데,음식이푸짐하고경품도있고,교수와다른학생들을만날수

있는기회가되기때문이다.

내접시에는야채버거와인도볶음밥,쿠스쿠스,빈…

올해는음식을많이준비했다고한다.
햄버거,핫도그,닭가슴살구이,터어키버거,베지(야채)버거,

볶음밥,샐러드와과일,스낵등아주푸짐했다.

인도학생은채식주의자가많고,중동학생은돼지고기를안먹고,

남미나스페인등의유럽학생들은고기를좋아하며,중국,일본,한국학생들은뭐든지잘먹는다.

교수들이고기를굽고,교수부인들이서브를하며,학생들은먹기만한다.
테이블을펴는것도,파리를쫓는것도,뒷처리를하는것도다교수들과그가족들이한다.
교수들이호스트니까당연하지만,새로온유학생에게는신선한충격인모양이다.

올해의경품은자전거6대와살림도구들.
모두들자전거에관심이집중되었고,그래서예년처럼밥먹고바로가지않고경품추첨할때까지기다렸다.

이름과소속을다적어야추첨권이주어지는데,100명도안온것같았다.
자전거는여기저기서기부를받은것이라는데,중고품이지만캠퍼스에서타고다니는데는아무런문제가없다.

학생에게맞는아주좋은경품아이디어같다.

올해는축구선수들이눈에많이띄기에어디서왔냐고물었더니스페인에서왔다고한다.
작년에는피크닉마지막판에하키선수들이몰려와서음식이모자라교수들은핫도그를사다가먹었다고한다.
이날,한국학생은딱한명왔는데,그것도한국이아니라파라과이에서왔다고했다.

대학당국이주최하는인터네셔널스튜던트페스티발에도한국학생은잘참여안한다.

그런것이있는줄도모르는학생도많다.

일본이나중국,인도등의아시아에서온학생들은학생회를중심으로열심히프로그램과음식을만들어

자기나라를소개하는데,한국학생은번번이빠진다.
지도교수가없다고?한인교수가몇명있는데,학생이찾아가지도않고,

교수가일일이행사까지챙겨주지도못한다.

"그식당요?거기가면유학생영희,철수,바둑이…다있어요.요즘유학생들,우리보다훨씬잘먹고살아요.

걱정안해도되요."
몇년전,한인교회의여자집사가하던말이다.
큰도시에는몇백만달러짜리콘도에사는유학생도있다는데…역시알라바마촌사람은쫀쫀하다.

그까짓한국식당에자주가는것가지고…

아무튼,
20,30년전에이민온사람들은그래서때때로배신감(?)같은것을느낀다.
조국이잘사는것을유학생들의씀씀이를보며확인하는데,

때론그씀씀이를이해못해서아예유학생들을기피하기도한다.

어쨋거나,
내가피크닉에가서느낀점은,한국학생들도이런데열심히나와,
중국학생들처럼공짜점심을얻어먹고,
인도학생들처럼교수와눈도장을찍어두고,

남미학생들처럼친구도많이사귀고,
중동,아프리카학생들처럼자기나라를당당하게소개했으면한다.

한국학생들은도대체어디서무얼하고있는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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