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다른 엄마들과 다르다는 착각

"아들의직장을가지고다른엄마들과다르다는착각을퍼뜨리고싶지않습니다."
다트머스대학총장이된김용박사어머니의말씀이다.
아들이총장이되고나자여성동아가인터뷰를요청했는데,그때하신말씀이라고한다.

그아들의직장이란바로아이비리그대학이아닌가?
대한민국의수많은엄마들이그리는대학,그리고그학교의총장.
그렇게되기까지의과정을다른엄마들처럼강연이나책으로썼다면아마폭발적인인기를얻었을것이다.

그러나그어머니는위와같은어려운말씀만남기셨다.

프라하성내건물의옛날문패

내딸에게서메일이왔다.
"엄마,제G메일주소는다른사람들에게절대로알려주지마세요."
나?안그랬다.
그주소는딸의일과관계가있으므로나도잘안쓰는것이기때문이다.
그러나누가거기로메일을보냈는지는안다.

어떤유학생이있다.
미국의좋은대학에다니고있는데,앞으로의진로를결정하기위해우리딸과의견을나누고싶다고했다.

간단히말하면법과대학을갈까말까하는데,어떻게할지모르겠다는것이다.
그들은이미내딸의이메일주소를알고있었고,

어떻게거절할수없어,나는딸에게그사정을말하고,

잠깐시간을내어메일을봐줄수없겠냐고눈치를보며말했다.

"하바드법대나온변호사들도요즘힘들어요."
"글세,그건나중문제이고,당장법대가려면어떻게준비해야하는지궁금하데…"
"지금다니는학교에물으면되고,한국에LSAT학원도있다면서요?제발저를그런일에끌어들이지말아주세요."

딸에게부끄러웠다.
김용총장의어머니처럼진작에잘라말할껄…

그러나이미늦었다.은근히딸자랑을했었기때문이다.

사실,이런일이처음은아니다.
조기유학이던만기유학이던만리타향으로자식을유학보내려는부모들은내가미국에살며,우리아이들이

좋은대학을나왔다는이유하나만으로도자기아이들을맡기려하고이것저것물어오기일쑤였다.
그러나요즘은,
한국에서자기들끼리다알아서해결해나가고있고,오히려미국식정보를주면그것가지고는아이비리그

문간에도못간다고콧방귀낀다.사실,내가주는정보라는것이,
"얘,과외는무슨,우리애들은과외의"ㄱ"자도모르고대학갔다."
"얘,’모의유엔’이라는것도과외를한다고?웃긴다."
이따위들이니,나는강남엄마들에게방해꾼정도밖에는안되는셈이다.

그런데도가끔씩어려운문제는맡기려한다.
이학생처럼,
본인도부모도왜법대에가야하는지,미국의변호사란뭘하는인간인지,깊이생각해보지도않고,

그저문과면법대,이과면의대,이런식의단순한사고를미국유학에적용하려니뭐가잘안풀리기때문이다.

아무리강남학원이만능인세상이라도,
남의집아이가의사가되건,변호사가되건,그장래의삶까지책임져주지는않는가보다.
부모조차책임지기두려운일에그누가나서겠는가?

그어려운결정을내딸더러내려달라고하는것이다.

무엇때문에유학을보내는가?
미국은고등학교만졸업하면대부분자기인생은스스로책임지는사회인데,

그걸배우라고보내지않았는가?
아니면,
아이비리그졸업장따서한국으로돌아가,

비슷한사람들끼리어울려그럭저럭한평생’변종아이비’로살라고유학보내는가?

아이비리그를다니던똥통대학을다니던,자신의인생설계는스스로하도록해야한다.

사실,그나이에는뭘할지몰라머리만복잡할수도있으니까그럴땐부모가도와주고…

그학생의장래를

내딸이정해줄수도없고,

과외선생이정해줄수도없다.

김용박사의어머니도정해줄수없을것이다.

당연한말이지만,각자의인생은스스로결정해책임질수밖에없는것이다.

나도잠시딸의직장으로우쭐했지만,

이제는김용박사어머니의경고대로더이상’착각’을퍼뜨리지않기로다짐한다.

내주제파악이나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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