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1981 (6)

영국학교

잉글리시스피킹스쿨에서입학시험을봤다.
"이아이는산수문제를기계적으로풉니다.그래서한학년아래로내려보내산수가무엇인지를알고생각하며
풀게할겁니다."
할말이없었다.
문제를빨리잘풀어서아랫반으로보낸다?생전처음들어보는말이었다.
한국에서주산학원에다닐때,두자리수다섯개정도는암산으로더했었는데,그러니까기계처럼푸는것이
당연하지…
레바논계학교에서는수학을잘한다고4학년에넣어준다고했었는데,이영국학교에서는2학년으로내려가라고?
나중에미국에와서그게무슨뜻인지를알았지만,당시로서는억지라는생각이들었었다.
그래서,
큰아이는2학년으로,둘째는1학년으로들어갔다.


영국학교시절의둘째딸

막내는2살반이되었을때,사정사정해서겨우유치원에집어넣을수있었다.
막내는그때까지말을잘못하고겨우엄마,밥,정도만했었는데,영어학교에들어가니더더욱할말이
없었는지교실에는안들어가고매일놀이터에서세발자전거만타려고했다.학교에서도그냥내버려두었다.
그런데희한한일이생겼다.
학교에다니기시작한지한달쯤지나자말문이터진것이다.
아빠가데리러가면막내는차에타자마자그때부터주절대기시작하는데,한국말,영어,이상한말(혹시아랍어는아니었는지?),온갖말을쉴새없이씨부렁거리는것이다.
전에는가사없이’아아어어’로모든노래를불렀었는데이젠완전한노래도불렀다.
"돈이야,너그동안갑갑해서어떻게살았니?"
동네아주머니들이신기하다는듯이들여다보았다.

그당시어떤아주머니는두살이지나도록아이가말을못한다고병원에가보라고했다.
글쎄…의사까지만나봐야할필요가있는가?
나는지금도남의아이들에게쓸데없이관심이많고친절한아줌마들을경계한다.
그들대부분은신문잡지에나는단편적인의학상식을가지고남의아이들을진단하고환자취급을하기일수이기
때문이다.아울러발달된의학도무섭다.자칫내아이가바보로분류될까겁나기때문이다.
그아주머니를몇년전시카고에서만났는데,
그말못하던아이가서부의명문대학을나왔다고했더니깜짝놀라며"정말요?정말요?걔가그학교엘들어갔다고요?"하며믿어지지않는다는듯이묻고또물었었다.

산수문제를너무잘풀어서쫓겨내려갔던큰아이는여섯달후제학년으로올라갔다.
두바이에서제일좋다는영국학교이니영어걱정은안했다.
둘째아이는아무문제없이편안하게학교를다녔고,노래하듯이영어를해서듣기가좋았다.
그런데,
나중에미국으로오니놀림을당하기시작했다.
자기네텍사스발음과다르다고아이들이놀려서학교가기싫다고했다.그래서,
"너희는퀸스잉글리시를배운거다."퀸엘리자베스","프린세스다이애너"알지?너희는그렇게말하고,여기
애들은그냥텍산잉글리시를하는거야!"
아직도우리딸들은혓바닥을마구굴리지않는다.

막내는터진말문으로온갖노래와욕을배워가기시작했다.
그가제일먼저배운영어는욕지거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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