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민의 골프입문기 (1)

청바지와준비물

"얘,너골프장에청바지입고가면안되는거,알고있니?"
"그럼요.왜물으세요?"
"내가청바지를입고갔거든.그러면안되는지정말몰랐어.그런데,청바지를입으면왜안되는거야?

골프도운동인데…"
딸은깔깔웃으며다음과같은이야기를해주었다.

귀족처럼되어보려고노력하던엘리자가어느날,진짜귀족을만났다.
"이건되고,저건안되고,도대체귀족관습이라는것이상식하고는거리가머네요."
귀족이대답하길,
"만일귀족의관습이상식적이라면누구나다따라할겁니다.사실,귀족관습이란것이일정한틀이나

정해진의미가따로있는것이아니라제멋대로인거예요.

그래서보통상식적인사람들이따라하기가쉽지않지요.그러니까,귀족의습관이라는것은

귀족으로태어나저절로몸에스며들어생기는겁니다,바로귀족그자체인거죠."
-NealStephenson,"TheConfusion"

음…그러니까’원조골퍼’들이하는대로그냥따라하라고?딴수작하지말고?

지난7년동안나는드라이빙레인지에서연습공만쳤다.
시간에쫓겨골프장에나갈새도없었지만,꼭가고싶다는생각도안했었다.
그런데몇주전,
어떤젊은친구가친절하게도나를자기골프장에초대했다.
거길청바지를입고간것이다.그친구가당황했음은물론이다.(이것말고도더있지만…)

그런데도나는뻔뻔스럽게"골프도운동인데,왜청바지를입으면안되지?"하며계속그친구를괴롭혔었다.

골프장에서는청바지뿐만아니라,노칼라셔츠를입어도안되고,

골프백은각사람마다하나씩있어야되고,

야외음악회에간것처럼남옆에서는조용히있어야했다.

운동하는데왜꼭그래야하는지이해가안되었지만,골퍼가되려면그대로따라야하는법.

아버지나남편이골프를쳤다면내가이런평민의상식을고집하지는않았을텐데…

그래서,

친구와골프준비물을사러갔다.

주인은어디에?

우선,

골프신발,세일을하기에두켤레나샀다.
골프가방과카트두개,골프장카트를빌려타지않고걸어다닐각오로샀다.
옷은안샀다.청바지말고도보통바지가수두룩,칼라달린셔츠도몇개있기때문이다.
공과핀은친구가한보따리주었고,앞으로도당분간공은사지말라고당부했다.
아,참,
’70’이라고쓴썬크림도샀다.

이제는골프장회원권끊으러가기만하면된다!
친구는자기일처럼신이나서여기저기꼼꼼히알아보더니드디어전화를했다.

진짜괜찮은곳발견했노라고…
며칠후,

우리는회원권을끊으면서골프장데뷔를했다.머리를얹은것이다.
그친구가주례(?)를섰다.

(골프장회원권과데뷔식에대해서는다음포스팅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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