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인스토밍

"부모님전상서,
기체후일양만강하시옵니까?
저희식솔들은다잘있습니다.
만수무강하시옵소서.
이하동문입니다."

믿거나말거나,
이편지는30여년전,내이웃에살던선이아빠가자기부모님께쓴것이다.
뭐가’이하동문’인지는몰라도,더이상쓸말이없는데다,

아마도학교다닐때받아본그렇구그런상장이생각났던모양이다.
선이엄마와배꼽잡고웃으면서도,
뭘쓴다는것이얼마나힘든지에대해우리는동의했었다.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
사전에는,
"아이디어를내놓아최선책을결정하는창조능력개발법"이라고길게써있는데,
설명이더어렵다.
한국말로는적절한단어가없는것을보니,
우리조상들은글을쓸때브레인스토밍을전혀하지않았던지,
아니면이것이서양식의논술법이아닐까생각을해본다.

조카가영어시간에브레인스토밍을한다고토픽(topic)을생각해오라고했단다.
논술을가르치려는구나…생각했다.
이번학기에새로부임한선생이라서기대가큰데,
반면,조카를비롯한한국에서금방도착한아이들에게는힘이들수도있다.

학교에서돌아오는차안에서우리는브레인스토밍에대해이야기했다.
"무엇을쓰고싶으니?"
"한국과미국의교육에대해서요."
"우와,대단한토픽을잡았네.그런데좀광범위한것같지않아?
"음…그렇네요.그럼,교육의차이점에대해서쓰면어떨까요?"
"좋아.예를들어어떤차이?음악교육,체육교육,수학교육…등등많을텐데…"
"전반적인것으로요."
"그러나한국어와영어같은것은다른언어니까좀비교하기가어렵잖아?"
"그렇네요.그럼수학이나과학같은거?"
"그래봐.어떻게다른것같은데?"
"한국에서는많이외우라고했는데,미국에서는하나씩이해를시키려고하는것같아요."

그래서제이슨은토픽을"MemorizingandUnderstanding(암기와이해)"이라고정해서
영어시간에가져갔는데,영어시간에브레인스토밍을하면서,
첫째,둘째,셋째예문의중심단어를쓰고나서
결론으로,
자기는외우는것보다이해하는것이더나은교육방법같다고썼더니,
선생님이보시고,"Amazing!"했다고한다.

나도신이나서장단을맞추다가,
"그런데,다른애들은어떻게썼든?"물었다.
아뿔사,
우리아이들이제일싫어하던엄마의"비교하는버릇".
그것이아직도안없어지고또나오고말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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