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모부는참근면하셔요."
제이슨이말했다.
요즘애들도저런표현을쓰나?
나도’근면’이라는말대신’부지런하다’라는말을주로쓰는데,
한국의틴에이저들이다그런지,아니면제이슨만그런지잘알수가없다.
제이슨은언어구사와태도가좀별나다.
무슨말을해도우선"네,네,알았습니다."한다.
요즘아이들이란어른들이말한마디하기무섭게따지고덤비는데…
그래서,
"유순한대답은분노를쉬게한다"라는말씀을생각나게한다.
그러면서도한편으로는,
이아이도생각이있을텐데겉으로는’네네’하면서도
마음속으로는’아니올시다’하는것이아닐까,
표현을안하고마음속에꾹꾹누르고있다가엉뚱하게터지면어쩌나…염려가되기도한다.
그저께,제이슨이물었다.
"오늘도저기다리는동안도서관에가셔서책읽으실거예요?"
"응,왜?"
"쇼핑은안하셔요?"
"아니.너쇼핑할것있어?"
"아니요,별로요.고모가가시면저도한번따라가보려구요."
다음날,
밴드부에서입을검정색바지를사러가는데제이슨이,
"저도뭐하나살것이있는데요,친구생일선물이요."
"생일파티에초대받았어?"
"초대장은안보냈는데요,그냥친구들끼리깜짝파티를한데요.
그래서내일학교끝나고멕시칸레스트랑에가기로했어요."
그러면서도어디의어떤레스트랑인지,몇시부터몇시까지인지,누가가는지도모르고있었다.
친구들이그냥너도와라,해서간다고했단다.
"내일학교가면언제,어디서,누가,왜,무엇을,하는지자세히물어보고적어놔.
못알아듣겠으면친구더러써달라고해.안그러면너거기못가는줄알아!"
엄포를놓고,
집근처의백화점에들려검정바지를하나고르고,선물은뭘살거냐고물었더니잘모르겠다고한다.
할수없이작은딸에게전화를걸어물어봤더니’아이튠스’기프트카드를사는것이어떻겠냐고했다.
그래서그걸샀다.여자친구라서핑크색카드로.
그걸사가지고집으로돌아오는데내손을꼬옥잡더니,
"아,오늘하루종일참바빳다.그렇지요,고모?"한다.
그렇겠지.
오후5시까지방과후밴드연습하고,
곧바로과외갔다가밤8시에야풀려나,
그제야겨우생일선물사러백화점에가고…
생일파티에갈생각과선물살생각까지하루종일마음이얼마나바빴을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