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날씨, 우울한 역사기행

조카의fallbreak입니다.
"단풍구경을갈래,아니면도시구경을갈래?"
미국에와서한번도고층건물을못본조카는,큰도시에가보고싶다고했습니다.
그래서세도시를추천했습니다.
아틀란타,내쉬빌,버밍햄,

아틀란타와내쉬빌,그리고아래는버밍햄,사진은위키피디아에서

"아틀란타는4시간걸리는데,CNN과한인타운,찜질방이있고,
내쉬빌은2시간,고층건물과칸츄리뮤직,
버밍햄은제일가까운데,흑인인종차별의역사외에는별로볼것이없어."
조카는고맙게도제일가까운버밍햄에가보고싶다고했습니다.
"저는민권운동이나사회적인이슈에관심이있어요."
평소예쁜짓을곧잘하는데,이말도예뻤습니다.
커다란쇼핑몰에가고싶은것은아닐까잠시의심했지만요…

그래서,
샌드위치와고구마,과일과커피를싸가지고떠났습니다.
저와둘이서만요.

고속도로가아닌시골길로가기로했어요.
딥사우스(deepsouth)남부농촌길,한가하고정말소풍가는기분이었습니다.

테네시강을건너시골길로들어섭니다.
단풍이막들기시작했습니다.
"미국에는큰산맥이둘이있는데,동쪽에는아팔레치안산맥,서쪽에는로키산맥,
우리는지금남북으로주욱뻗친동쪽의아팔레치안산맥끝자락을달리고있어"

고속도로로다시나와서강의는또계속됩니다.
"미국의고속도로번호는,
동서로난고속도로는짝수,즉10번,20번,40번,등등으로매기고
남북으로난고속도로는홀수,즉65,75,95,등으로매겨졌어.
Exit넘버도1마일마다숫자가하나씩올라가지.
지금287번이니까,

우리는알라바마주남쪽경계에서부터북으로287마일지점에있다는뜻이지."
내남편은,

나이40에유학와서고속도로를달리며이사실을발견하고는아주신기해했었습니다.

조카도그럴까요?아무튼,
고속도로표지판을읽는것도미국을아는데도움이될거라고생각합니다.

저도전에는인권박물관(CivilRightsInstitute)같은곳엔관심이없었습니다.
그런곳을돌아보기에는다리허리가너무아팠고,또말도잘못알아들었고,
설명서도들여다보기귀찮았었습니다.
그런데나이가들어철이좀나는지관심이생깁니다.
"네마음이있는곳에네보물이있다"라는성경말씀을생각하며.
관심을갖기시작하면그게재미있어지고,몰두할수록점점더재미있어지고…
그래서전문가가되는모양입니다.

우리도유색인종인지라하나사서부엌에걸었습니다.

여행을가면,
제남편은유명대학캠퍼스구경하길좋아하고,제사촌은아웃렛몰에꼭들릅니다.
저는분위기좋은찻집이나음식점부터찾고,제친구는역사적인명소를찾습니다.
그러나오늘조카와저는,
인종차별의더러운역사의기록을찾아가그앞에서기분이좀무거워집니다.

"한깡통속에는몇알의모래가들어있을까요?
비누한장에서는얼마만큼의비누방울이나올까요?"
흑인투표권시험문제입니다.
백인들은흑인이투표하지못하도록별의별수단을다썼습니다.
위의넌센스퀴즈같은시험도보게했고,
투표세(votetax)를만들어가난한흑인들이투표를할때마다세금도내게했습니다.

분리와평등(SeparatebutEqual)이공존하던1961년알라바마,
흑인학교와백인학교가따로있고,
흑인좌석과백인좌석이구별되는버스,
흑인변소와백인변소가따로있고,
흑인장의사와백인장의사가따로있는,
말하자면,

공공시설이흑백모두에게주어지기는하나
흑백이따로사용해야하는그런법이있었습니다.

버밍햄시가이렇게흑인들을차별하고있을때,
러시아는베를린장벽을쌓았고,
케네디대통령은평화봉사단(PeaceCorp)을창설했으며,
그해11월,저격을당했습니다.
한편으로,미국은월남에헬리콥터부대를보내면서월남전에첫발을디딥니다.

조카는자기가세상에태어나기전의일이라멀고먼남의나라일같겠지요.
저도세계사와개인사를연관시키지않으면시대감각이잘생기지않더라구요.
그때,

한국은박정희장군이쿠데타를일으킨지일년이지났고,
저는중학생이었는데,
케네디대통령의부인재클린여사의인형을만들어소중히간직하고있었습니다.

"그런데,왜그렇게차별을당했어요?지금은안그렇지요?"
청교도미국역사를배우고있는조카에게서당연히나올질문이지만,
대답은어렵습니다.
"(정치가들은)우리더러항상’wait,기다려,’라고말합니다.그러나그의미는’never,즉절대로안돼,’라는뜻이지요.이러면서우리들의마음에는쓴감정이무의식적으로쌓이기시작합니다."
스크린에서흘러나오는마르틴루터킹목사의말입니다.

아이폰으로흑인가수들의노래를듣고,인터넷으로흑인농구선수들의게임과근황을보는

21세기신세대에게,불과50년전까지도짐승취급을받고,

KKK에게개주검을당해야했던흑인들의실상은아무리그기록사진을보아도실감이안날겁니다.
불쌍했구나…정도이겠지요.

"나에게는꿈이있습니다.
나의네명의자식들이피부색으로판단되어지지않고,
오직그들의성품으로만판단되어지는,
그런나라에서살게되는날이속히오기를바라는,
그런꿈이있습니다."
들을때마다감동이밀려오는마틴루터킹목사의연설이지만,
오늘은눈물까지납니다.

아…그분의꿈이이루어졌지요.그들모두의꿈이.

이제는흑인이버밍햄시인구의절반을넘어섰고,
주정부와각종공공기관에는흑인지도자들로가득찼습니다.
그리고,
미국은드디어흑인대통령까지만들었잖아요.
"나쁜정치가는,투표를안하는좋은시민에의해워싱턴으로보내진다."
(BadpoliticiansaresenttoWashingtonbygoodpeoplewhodon’tvote.)
-WilliamE.Simon
마지막섹션에설치된컴퓨터에뜬인용구입니다.

인권박물관에서나와’16가침례교회’와’개혁과화합의공원’에서사진을찍었습니다.
그리고나서,
그리이스인이하는휘시마켓레스트랑에가서저녁을먹었습니다.
"악어고기한번먹어볼래?"
"그래볼까요?"
그러나,
메뉴에는있었는데,악어고기가없다고했습니다.
할수없이스캘럽알프레도파스타를먹었습니다.

맛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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