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좋았어요, C’est si bon!

설날부터한열흘동안기분이무척가라앉았었다.
날씨도추웠고,몸이피곤하고,입맛도없었고…
그래서기분을업그레이드시켜야하겠는데,방법이없었다.
문득,
세시봉이생각났다.그래,이걸보면기분이좋아질거다….

화요일에DVD를빌렸는데.혼자보기아까워주말까지기다렸다.
알라바마이웃친구들이랑함께보기위해서다.

세시봉1편은S사장집에서보았는데,이번에는우리집에서봐야할것같았다.
그런데,지금우리집에서보는데는두가지문제가있다.
첫째는TV가작고,
둘째는내가너무피곤해서손님초대하기가겁난다는것.

내가세상에나서,놀고싶은데피곤해서겁먹기는처음이다.

할수없이S교수(S사장부인)에게전화를했다.
"세시봉후편빌려다놨는데요…"
"어머,그거나왔어요?우리도기다리고있었어요.인터넷에서미리좀보긴했지만…"
여기는한국보다2주가늦다.

S교수는흔쾌히자기집에서보자고했다.각자저녁은먹고모이기로했다.

6커플12명이모였다.
우리보다한살많은A박사는세시봉팀을잘몰랐다.한국서대학을졸업했는데도…
내남편은다행이그들의이름은알았다.조영남,송창식의힛트곡도몇개는알고있었다.

그리고윤형주가조오지아에와서신앙집회를할때갔던것도기억했다.
그러나트윈폴리오나세시봉의정서는몰랐다.

그외의사람들은당시중딩고딩이었다고했다.(중딩고딩이라는말,A박사는모를거다)

세시봉모임을위해S교수는준비를많이해놨다.
하루종일시장보고,안주만들고,과일깎아놓고,인삼차도끓여놓고,
심지어꽃까지사다꽂아놓았다.
감동.
오랫만에만난늙은박사들이청년들처럼떠든다.
"저봐…남자들이더수다야,그지?"

조영남때문에여러번웃었고,윤형주때문에가슴이싸아했다.
송창식때문에깊은감탄이나왔고,김세환때문에달콤했다.
양희은이나오자화들짝놀라나를돌아보게되었으며,
이장희는꿈속에서현실로돌아오게만들었다.옛날의끈적거리는그가아니었다.

송창식은또,

누군가를마구그립게만들었고,
김세환이는명동거리로달려가고싶게만들었다.


(세시봉컨서트는소스공유가안되어할수없이옛날것을퍼왔습니다)

아,정말5월의축제를그립게만드는트윈폴리오,
그때그축제에나타났던내파트너는하얀와이셔츠의팔소매를약간걷어붙인핸섬한연대생이었다.
그싱그런냄새가40여년의세월을타고흘러와코끝을간지른다.
그리고조영남,

그는몇시간씩다방에죽치고앉아DJ에게신청곡을쓰던나를기억하게한다.

노래가끝날때마다우리는박수를쳤다.마치공연장에가있는것처럼.
나는두번춤을추었다.
릴리리맘보와트위스트.
친구들이언제춤을배웠냐고묻는다.
"배우긴요?그냥멋대로추는거지요."
맘보를배운적은없다.십여년전에라인댄스를배우면서차차차를해본적은있다.
아무튼,
트위스트는우리세대면다하지않는가?담배꽁초를비벼끄는거잖아?

소파로다시돌아와인삼차끓인것한잔마시고,블루베리,블랙베리,딸기를한참주어먹고나니

집에서나설때무거웠던몸둥이가가뿐해졌다.
두주일동안따라다니던불안과염려가씻은듯이없어지고세상은다시살만한것같았다.
쇼가끝날때쯤되어가니너무아쉬워진다.
"우리중에누가죽으면오늘이화면이추억의화면으로나오겠지…세시봉친구들이라고…"
윤형주의얄미운지적이다.

"오우!당신들이있어정말감사해요!"
주인S교수의마무리다.

"감사해요,행복해요~~~세시봉!"모두따라했다.
그들이없었다면내청춘을어떻게말할것인가?

나에게도노래하던청춘이있었음을상기시켜준그들이고맙다.정말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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