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사는 재미

남편의여름방학동안워싱턴에올라왔다.
여행도하고,아이들과잠시라도살아보려고…

포토막강,달리는차안에서찍은사진이라서…

아이들이아직결혼들을안해서손주봐줄일은없지만,
자꾸살이쪄가서여간신경이쓰이는게아니다.
그래서,
독한마음먹고굶기리라…작정하고올라왔는데,그게잘안된다.
일하러나가는아이들을안먹일수도없고,그래봤자배고프면나가서사먹을텐데…

딸친구가부업으로하는제과점에서사온마카룬,보기만하고먹지는말고.

그래서일단탄수화물을줄여보자고했다.본인들도찬성.
그런데,세끼식사를빵과밥이없이준비하려니참막막했다.
이래서프랑스요리가비싼가?

내가만들면서도나는별로먹고싶지않은음식,
그래도입맛이좋은젊은이들이라서그런지주는대로잘먹었다.
보는즐거움이라도있으라고알록달록색깔을맞추느라신경을쓴다.
딸들이출근하고나면,

남편과나,둘이서만빵을구워먹는데아주꿀맛이다.

호박죽과샐러드

딸들은비교적근무시간이일정한데,아들은그게아니다.
지금일하고있는부서가24시간돌아가는곳이라서

낮근무,저녁근무,오버나잇근무등을돌아가며하는데,

그래서잠을규칙적으로잘수가없는형편이란다.
잠부족에운동부족,먹는것도아무거나닥치는대로먹으니자꾸배가나온다.
거기다따로사니내가챙겨줄수도없다.
빨리장가를가서마누라가좀챙겨주면좋으련만…

루레이동굴의계란후라이모양의화석

내가환자이기때문에우리집에서는항상채식위주의소식을한다.
남편도덩달아환자음식을먹다보니이젠맵고짠것을잘못먹는다.
원래우리는단음식은잘안먹었고,소다음료도전혀안마셨고,
그저나쁜버릇이라면커피를너무좋아한다는것이었다.
그러나지금은이것도유기농허브커피(여러가지허브로커피맛을낸것)로바꿨고,
레귤러커피는남편만하루에한잔정도마신다.
커피가나빠서라기보다,
나는커피를마시면자꾸빵이나군것질이생각나기때문이다.

워싱턴디시의차이나타운,위키에서.

"엄마,이제곧사람들이집을보러올텐데,청소좀해주실래요?그러나더럽다고잔소리하시면안돼요."
"안할게."
내,참,청소해주면서더럽단소리도못하게됐다.
어떻게하다아들에게이렇게주눅이들었는지한심하다.나답지않게…
아무튼,
코딱지만한원베드룸이더러우면얼마나더려우랴,했는데…오,마이,거쉬!

생전걸레라고는쥐어보지도않던남편.
자식이뭐라고,아들네집에가서화장실타일닦고,마루닦고…
마누라가힘들어보여도와주는거라고는하지만,바라보는내느낌이복잡하다.

남편과아들,나,셋이들러붙어몇시간청소를하고나니아들이저녁을사겠다고했다.
"그래,가자.차이나타운에가서중국요리한번먹어보자꾸나."
뉴욕가는셔틀버스정거장앞의허름한집.

셔틀버스값이뉴욕까지30불이라든가?아무튼너무싸다.중국사람이운영하는셔틀이다.

음식맛은있었지만,알라바마의산해진미중국뷔페가생각이나서좀허전했다.
땅값차이인가?양도적고값도비쌌다.

며칠채소와과일위주로먹더니허기가지는지아이들이,
"아빠,이디오피아음식잡수러가시지않을래요?"한다.
"그래,30년전에아디스아바바에서먹어보고한번도못먹어봤는데,가자!"

워싱턴지역에는각나라음식점이많은데,이디오피아음식점이괜찮다.

나는몇번갔더랬는데,남편은처음이란다.왜?

인제라(injera),발효시킨사우어도어빵인데그위에음식이얹혀나오면빵을뜯어싸서먹는다.

먹느라고바빠서사진찍는걸깜빡했다.4가지시켰는데,이것이랑거의비슷.(사진은위키에서)

"이식당은별로설거지할것이없어보여요."
커다란쟁반에여러사람이시킨것을한꺼번에담아내오는이디오피아식.
손가락으로먹어야한다.
개인접시라던가,나이프,포크도없다.
우리다섯식구가먹는데,큰쟁반하나와물잔뿐이다.
정말,설거지할것이별로없어보인다.

이디오피아식당이몰려있는거리

아이들이직장에가고나면뭘하냐고?
우리둘이아침먹고나면나는집안일하고,
그리고나서차한잔가지고컴퓨터앞에앉는다.
남편은책가방들고콘도아래층로비에있는작은컨퍼런스룸으로갔다가

점심먹을때올라오고,다시또내려갔다가저녁먹을때올라온다.
그방은시원하고,조용하고,와이파이되고…그래서,
아이들은’아빠의워싱턴사무실’이라고부른다.

남편까지’워싱턴사무실’로내려가면,
나혼자오후를즐기기에딱알맞는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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