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사모님

유학생모임에갔더니한여학생이다가와조심스럽게물었다.
"저…호칭을어떻게불러드려야할지…제가잘몰라서요…"
"제남편이교수라는건아시지요?"
"네.Y교수님…"
"그럼,저를’사모님’이라고부르면되요.원래스승의부인을사모라고했으니까."
"어머,저는목사님부인만사모님이라고하는줄알았어요."

교수마누라20년에지금도나는’사모님’이라고불리면어색하다.
아이들이어렸을때는’누구엄마’로불렸고,교회서는’집사’,

미국식당주인이었을때는미국이름으로불렸다.

말하자면남편직위따라불려진것이아니라내생겨먹은대로불려진셈이다.

얼마전,

낮선아주머니에게서전화를받았다.
그분남편은목사라고했다.그래서,
"네,사모님이세요?이렇게전화주셔서감사합니다."
저쪽은사모님냄새를확풍기며내인사를받았다.
이’사모님’은미혼의아들을두고있어서나와연락이닿은것이다.
정신을버쩍차렸다.
그아들때문이아니라,10여년전내가한국교회다닐때의목사사모들이생각났기때문이다.

나도사모이고자기들도사모인데그들의계급이항상높아나를눌렀었다.

"저는뉴욕에살구요,제아들은여자를사귀어보지못한아주순수한애예요.

따님의생년은언제인가요?제아들은날씬한여자를좋아하는데…"
하고싶은말야곰야곰다하고있었다.
제발…거기까지만!

내가겪었던P사모,J사모,K사모…그들이왁몰려오는것같았다.
그들특유의억양하며,하고싶은말다하는것하며…
전화기너머로들려오는그소리에가슴이왈랑거리기시작했다.

그옛날철없던때,내딴에는농담이랍시고,
"저는집사가아니고잡사(雜事),목사님은’먹사(뭐든지잘먹는)’시라면서요?"
이따위소리를하고나면,몇달후나는그교회를나와야했다.
말하자면불경죄로같은여자교인들로부터심한핍박을받게되기때문이다.
그때누가그여성도들을동원했을까?

전화를끊고나니어휴~한숨이쉬어졌다.
잘참았네…
나는동원할패거리도없는외로운’사모님’이니까실수하면안되지…
그리고,
딸가진죄인이구.
"나같은죄인살리신하나님은혜,고마워~~"찬송가가절로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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