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

빨래를널고주위를돌아보니봄의향기가가득하다.
향기.
집안으로들어가기가싫어컴퓨터,성경책,커피를밖으로내어와
햇살이드는발코니에살림을차렸다.
밤새온비로테이블과의자마저도깨끗이닦여있었다.

"너희는그리스도의향기다…
어떤사람에게는죽음의향기요,어떤사람에게는삶의향기이다"
(고린도후서2장15,16절)
향기.
그러니까,
향기란맡는사람에게달렸구나…
‘예수향기’뿐만아니라세상만사가그런것같다.

막내동생이가끔건강식이나책,옷등을부쳐준다.
그런데,동생에게물건을받을때면포장에붙인우편료에주눅이들어
고맙다는인사보다왜이렇게돈을많이썼니?하는말이먼저나오는데,
그럴때마다동생은,
"언니,그냥좋다,좋다,하고써.나도그래야신나거든."

이웃블로거들도귀한것들을보내주는데,
처음에는깜짝놀랬다.
그렇게귀한것은어머니가보내주셨을때외에는별로받아본적이없기때문이다.
그물건속에는어머니마음못지않은깊은’마음’과
또그들의’기뻐부치는마음’이고스란히들어있어
두고두고가슴속에남겨두게된다.

미국에도착해서얼마되지않았을때,
동네한인교회목사님내외가방문하셨다.
이런저런이야기끝에어떤부인이몸살이나서누었다는소릴듣고
목사님을대접하고남은된장국이있어(목사님이아주맛있게잡수셨기에)
그걸싸서갖다드리라고했다.
당시나는아직한국에서짐이오지도않았고,
변변한플라스틱통도없이겨우냄비와밥솥만가지고살때라서
팻트물병을잘라거기에싸드렸는데,
나중에그분이그플라스틱페트병을깨끗이씻어돌려주었다.
국만잡수시고펫트병은당연히버릴줄알았는데…
내가드린것은맛있는된장국이었는데,
그분이받은것은아구리가툭잘린페트병이었구나하는생각에

기분이묘했었다.
주고받는것이다내맘과같지않음을그때깨달았다.

빨래를널고걷을때마다나는그신선한향기에코를묻고생각한다.
"이게그리스도의향기인가?"
더러웠던빨래를깨끗이해서돌려받은뿌듯함으로

나는그옷을입고향기를뿜고다닐것이다.
어떤사람은그향기를맡을것이고,어떤사람은못맡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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