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디안 로키의 호수들

범접치못할것같은만년설과단단한바위산들.

그걸하염없이바라보다가
두째날저녁,드디어
작은마을의호숫가에내던져졌다.내던져졌다함은,
버스가멀미나는듯나를토해냈기때문이다.
드리밸리레이크(ThreeValleyLake).
저녁을먹으러잠시내렸다.

비가내리고있었다.
만년설의비밀을잔뜩머금고,
힘없는산신령의오줌발같은
가늘고긴폭포를맞고있는드리밸리호수.

장대한로키산맥이남성이라면,

그아래꼭꼭숨어있는호수들은생명을품은여성이었다.

빨강지붕밑에서는무슨일이일어나고있는지

숨죽이고바라보는호수.
물안개가콧김처럼거기서피어나고있었다.

강태공이냐구요?

모자가날라갔습니다.

"내마음은호수요
그대노저어오오
나는그대의흰그림자를안고
옥같이그대의뱃전에부서지리다"

"사진은나중에찍고식사부터하세요.사진작가이신가봐?"
사진작가?왈칵부끄러웠다.
"안찍어놓으면,다잊어버려서그래요.내일이면이아름다운경치도다잊어버리는걸요."
내변명에내가울적해졌다.

아…당신들내마음알어?

다음날오전,

에메랄드레이크에갔다.

그녀를보는순간,
"아침에보는메리(MaryintheMorning)"노래가생각났다.

아침에보는메리,너참아름다워
잠깨어누운너를바라보면
꽃잎에내린부드러운비처럼
고운네머리를비추는저태양처럼,음~~
Nothing’squiteasprettyasMaryinthemorning
WhenthroughthesleepyhazeIseeherlyingthere
Softastherainthatfallsonsummerflowers
Warmasthesunlightshiningonherhead

아침에보는에메랄드호수는
하늘,구름,산,모든신비를가슴에품고수줍게우리를맞이했다.
살랑바람이불때마다설레는그가슴의파문을그대로들어내고…
순결한처녀의마음처럼,
내딸의마음처럼…

레이크루이스(LakeLouise)
이미장대한남성의품,빅토리아산에안겨있었다.
잉태의신비를경험하고
출산의고통을치른성숙한여인처럼
풍요와아름다움이넘쳐흘렀다.
그녀위에떠가는쪽배조차도완벽한창조물이었다.

빅토리아여왕의네째딸로태어나,

카나다총독의아내로서살은루이스공주.

그녀의삶은타고난공주였다.공주병자가아닌당당한공주.

그녀의이름을딴레이크루이스는그래서성숙했다.

사진이제일잘나오는지점에사람들이몰려들어
내가비집고들어갈자리가없었다.
마치’진짜공주’가나타난것같이
서로그녀앞에서사진을찍으려온갖포즈를취하고있었다.

이세개의호수중에

아무때나그앞에서서포즈를취할수있었던호수는
안개를머금은나이든’드리밸리’였다.
팔베게를배고수많은전설을들으며잠들수있을것같은드리밸리.

그리고,

에메랄드호수는수줍은처녀.

그러나나를내치지는않았다.
"그렇지만,꼬치꼬치묻지는마세요."

"알았어,그럴게…"

그입구에서,어느날딸과하던대화를생각했다.

아아…
레이크루이스의숨이턱막히게완벽한아름다움.

눈이부셔서

고개를돌려딴곳을바라봐야했다.

감당못해.

300만개가넘는다는캐나다의호수.

그중에서도캐나디안로키의호수들은

그들의숙명인음(陰)의자리를지키면서도여전히빛나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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