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나이트 (Senior Night)

환갑이쑤욱넘은나이에고등학생학부형노릇하는것이
행운이라는생각이든다고했더니,
"새벽에일어나서학교데려다주는것이행운이라구요?
놀러도못가고꼼짝못하고밥해주는것도행운이구요?"
되묻는사람도있었다.
어쨋건내삶의많은시간이이아이를위해쓰여지는데,

내가그렇게마음먹는것이나를비롯하여모든사람에게,
특히헌신적으로도와주는남편에대한나의적절한태도같다.

조카제이슨학교에서시니어나잇(SeniorNight,고3)이라고해서갔다.
풋볼경기시작하기전,
풋볼선수와치어리더,마칭밴드학생들중에서
시니어(고3)만따로불러내어
부모이름을호명하고,장미꽃을주고,성경구절을주고,사진을찍어주었다.
부모와학생들의노고(?)를치하하는자리다.
기회만되면상을주거나격려를하는미국학교가부럽다.

금요일저녁의풋볼경기장은항상축제장이다.
이기고지는것은나중문제로
학생들은끼리끼리모여왔다갔다하고
학부형들은소리소리지르며응원하고,
맛없어보이는햄버거와핫도그를맛있게먹고,
학부모일부는매점에서봉사하고,
선생님들은주차원,매표원,안내,중계방송,등등을한다.
틴에이져가놀수있는가장신나고안전한곳이
학교운동경기장이아닐까하는생각이든다.

조카가미국유학와서제일잘한일중의하나는
크리스챤스쿨에다니게된것이라고생각한다.
여기도

비싸고좋다는프렙스쿨이있지만
그학교는입학시험도봐야하고학비도비싸서들어갈수가없었다.
그래서크리스챤스쿨에보냈는데,아주만족한다.
공립학교처럼교육이의무적이지가않고말그대로교육이다.
그래서미국부모들이무료인공립학교를마다하고
‘쌩돈’들여가며사립학교에보내는가보다.

굳이문제를찾는다면

칭찬을너무많이해준다는것.

그래서한국아이들과부모들이제주제를모른다.

제이슨학교에도한국아이들이몇명있다.
그러나아무도운동,음악등과외활동을하는아이들이없기때문에

운동경기장이나음악회에서만날기회가없다.
아이들이하고싶어도

시간을할애해주고관심을가져줄서포터(supporter)가없기때문에

아이들은그야말로’방콕’이다.

미국아이들도제대로교육시키려면부모가여유가있어야한다.
깨진가정에서는더욱어렵다.

교장선생님과함께

우리도학교행사에자주참석하는편은아니지만
그래도풋볼,농구시즌이되면경기장에가고,
끝날때쫑파티에도가고,
밴드컨서트와각종학부모회의에참석하려면바쁘다.
재미나열성보다는

이상한한국부모안되려고눈치껏나가는데
그럭저럭조카의체면도세워주는것같다.

제이슨은마칭밴드에서베이스드럼을친다.제일크고무거운북이다.
그걸메고풋볼경기하프타임에나갔다오면
그날밤에는허리가아파서타이레놀을먹을때도있다.
그래도재미있어한다.
거기서친구도사귀고무대에서는경험도갖는다.

상대방학교의치어리더인데모두들보통치어리더보다체격이크다.

그래도날렵하고유연하다.빼빼마른아이들과다름없이잘한다.

저런몸매를가지고어떻게?했던내가부끄럽다.사진도눈치보며찍었다.

미국교육의또다른장점을보는것같다.

"공부하려면운동이나밴드를좀쉬게해야하지않겠어요?"
대학원생인다른조카가염려하는말이다.
나도주로’공부열심히하라’는잔소리를하지만,
사실미국고등학교에서는공부이외의것을더많이배운다.
운동은그냥운동이아니라,
그걸함으로써협동심,교우관계를배울수있고,밴드도마찬가지다.
공부만좀더잘했으면좋겠는데…한국에서너무놀았다.

풋볼장열기가아무리높아도초가을의추위는참을수없어
하프타임에사진좀찍어주고
슬쩍나와맥도날드에가서커피를마셨다.
조카를데리고있길잘했다.
이런늦은밤에커피타임도가질수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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