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고 푸짐한 추수감사절(Big Fat Thanksgiving)

아틀란타한인마켓에갔더니배추한박스에3불이었다.
30불어치이상사면그렇게판다는데,알라바마에비하면공짜다.
도저히그냥지나칠수가없어3상자를샀는데

배추한박스에열포기정도들어있다.
무우도한상자에15불,제값다주고샀다.

의기양양하게알라바마로돌아와
이웃에게나눠주려고하니
추수감사절이라바빠서노땡큐라고했다.
어머,저배추를다어쩌지?
바쁘기로말하면나도장난이아닌데
이와중에김장을할시간도,힘도없고…미쳤지…
배추땜에밤에잠이안왔다.

일단몇포기씩나눠주기로하고,
워싱턴의작은딸에게전화를했다.
"엄마,나랑해요.김장하는거배우고싶었어요."
나의천사!
그래서작은딸이오자배추두상자를절였다.

다음날조카가와서합세하여셋이서씻었다.
이쁜것들…

이래서,

내딸과조카자랑을아니할수가없다.
내딸은거액의펀드를따내어가난한나라를돕는일을하고있다.
이번추수감사절에도천만불이넘는펀드를따서
가난한나라어린이들을돕게되었다고한다.
조카는브라운대학메디칼스쿨학생이다.
공부하기힘들어죽겠다고징징거리면서도알라바마에는꼭온다.
와서,빈대떡을부친다.

기름냄새싫지않니?물으면

이런일,아무것도아니예요,재밌어요,한다.
빈대떡부치는의사,대견해서마음이찡하다.

이번추수감사절내메뉴판에는
터어키와햄은물론,스터핑,캐제롤등의사이드디쉬가적혀있고,
보쌈,떡볶이,빈대떡,삼겹살,불고기,홍합미역국등한식이추가되었다.
젊은이들9명이며칠간먹고뒹구니그정도는해야하는데,
이와중에김장이라니…

‘터어키디너’와브랙퍼스트는아이들이하기로하고,
나는한식만하기로했다.그래도모두들걱정스러운눈으로나를본다.
나자신도걱정스러웠다.
까짓,못하면나가서사먹는거다!

행복해?

땡스기빙전날친구집에초대받았는데,거기서싸준나물들로즉석비빔밥을만들어

카드게임을하면서먹고있다.

김장속을넣는날,

한쌈씩싸서입에넣어주니

번갈아와서제비새끼처럼입을벌리고받아먹는다.

그냥좋다!

피로가싹가신다.

사진을못찍어아쉽다.

이와중에도조카는블랙프라이데이세일에가서양복한벌을건졌다.

이렇게많은식구가모이면먹는것이남는것이다.
먹을것이있어야모이고쉽고,와서도화기애애하다.

명절먹거리장만은분명수고스럽지만,
추억의공통분모가되고,나중에남는것은그맛뿐.

사진에두명이빠졌다.

어떤통계에따르면
미국의한국인들이삼대까지기억하는것은음식맛이라고했다.
한국어는1대가지나면잊혀지지만,
음식은3대까지간다고하니,
손자에게잊혀지지않는길은
열심히먹거리장만하는일뿐이라고변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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