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친구 마키아벨리

마키아벨리의군주론이다시읽고싶었다.
"미스리,그런책을다읽어?"
40년전,
내첫직장의이사님이지나가다그책을보고물으셨던기억이난다.

내용은다잊어버렸지만…
그래서이번에딸집에간김에서점에들렀다.

"나의친구마키아벨리"
시오노나나미의책.서점여주인이그걸갖다주며,
"군주론은한국에서지금오고있어요.다음월요일쯤도착할거예요."
"그래요?시오노나나미가마키아벨리도썼네…"
"둘이친구잖아요."

지난번에도내가알라바마에산다고했더니
"아,거기가알라바바와40인의도적나오는곳이지요?"했었는데,
또이런다.

아무튼우리는책을많이샀다.
1000년전의십자군전쟁이야기,500년전의마키아벨리,
미래의물리학,500년후의’멋진신세계’,그리고
영생을말하는신앙서적도…
시공을초월한이야기들을많이많이사왔다.

그걸읽다보니헛갈린다.
"마키아벨리가100년전사람인가?"
(아,이거웃기네…’마키아벨리’를치니까똑똑한컴퓨터자판이알아서
‘마키아벨리’로고쳐준다.한국인?)
"당신,지금무슨말을하고있는거야?"
"어머!바로동시대사람같아서…"

내가지금무슨말을하려고했냐하면,
조블구성원평균연령이다른곳보다높다보니
요즘블로그분위기가좀가라앉는것같다.
기껏젊어야조선일보기자들정도이고,내가보기에는
조블에서는50대도젊은축인것같다.
그래서,
"헐렁한고무줄바지를입고,하기싫은일은안하고살수있는
편안한나이가좋다"는박완서님의말씀이여기서는잘통하면서도
막상

생노병사의문제가대두되면분위기가금새침울해지는것이다.

사실
나도1천년전의십자군전쟁이야기를재미있게읽다가덮어두고
현실로돌아와저녁밥을지으려면싫다.

나이가먹어하기싫은일을안해도되는사람은복받은사람이다.

정기검진에서이것저것수치가안좋게나오면온몸에맥이빠진다.

십자군전쟁을일으킨우르반2세도죽었고,
마키아벨리도,박완서도죽었다.
친구의남편이루게릭으로죽었고,
남편친구는암으로죽었다.
(둘다책을남겼다)
거기다
나이60될때까지탱탱하고쌩쌩하게살다
갑자기숨이멎어수명을다하는
멋진신세계의시험관인간들이야기도읽고있다.
그들의레가시(legacy)를읽으며나는몇천년을왔다갔다하는데
그러다보면내가살았는지죽었는지멍멍해진다.

그러니까

어찌보면책방여주인의코멘트가맞다.
시오노나나미와마키아벨리는친구다.
나도이들모두와친구다.
"지혜있는사람이나미련한사람이나영원토록기억함을얻지못하나니
후일에는다잊어버릴것이라
오호라지혜자의죽음이일반자의죽음과다를바없도다"(전도서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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