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크닉

‘재미과학자협회’라는것이있다.
1971년에창립되어약3000명의등록회원이있고,
67개의지역회가있는비영리단체다.
그지역중의하나인우리가봄피크닉을갔다.

텍사스에살때는아이들이과학자협회에서주관하는수학경시대회에나가고,

남편도그준비를돕고했는데
여기는그런행사는없고,
일년에한두번씩모여회원간에친교만한다.
‘몬테사노’라는산에있는공원에서피크닉을했다.

세상에는말로표현하기힘든것들이제법많다.
오늘날씨가그랬다.
너어~무좋아!
그말밖에할줄모르는내가미웠다.

우리집에서15분올라가면있는이공원.
10년동안열번은넘게갔을텐데
오늘에야골짜기로떨어지는폭포를보았다.
그동안에는왜관심이없었을까?

폭포사진을찍으려는데
두청년이그앞에나란히앉아있어

어디서셔터를눌러도그들이찍혔다.
그들을사진에서빼낼수가없었다.
그런데,

도데체니들

대낮에둘이서산속에앉아뭐하는거야?

체첸형제?게이?
아는만큼만보인다더니…쯪쯪…

피크닉에사람들이많이안왔다.
지금까지는대학생이나대학원생들이많이와서
음식도많이하고북적거리기도했는데
이번에는한명도안왔다.
무슨사정이있겠지만,
우리가유학생이었던시절에는
동네어르신들이오라고하면예!하고가고,
더구나고기먹으러오라하면만사제치고갔었는데,
요즘유학생들은안그런다.

불고기도맛있고,상추쑥갓깻잎도맛있고,
김치,반찬들다맛있었다.
전혀부산스럽지않았고,
‘이거어떻해요!’소리지르는사람도없었다.
폭탄이터진것도,공장이날라간것도잠시잊은채

우리는한가한봄날의바비큐를즐겼다.

하늘의푸르름은깊었고,볼을스치는바람은연했다.

그래도휑한가슴.
그동안내린봄비는
나무의’잠든뿌리를뒤흔들어’푸른잎을피웠고
그계곡을내려다보며T.S.엘리엇의’황무지’를생각한다.
사월은잔인한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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